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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마약검사 예방차원, 검경유착NO"…드디어 입 연 양현석, 여전한 미스터리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9-06-21 08:5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대표 프로듀서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하지만 아직도 의혹은 꺼지지 않았다.

20일 방송된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에서 양현석은 "직접 주도해 마약검사를 하고 있다. 내가 참관한다. 소변 키트는 미국에서도 얼마든 개인이 사서 많이 한다고 한다. 수사당국 등 여러군데에 여쭤봤고 불법이 아니라는 걸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달에 한번 마약 진단키트로 정기 검사를 한다. 마약 검사는 예방차원이다. 2011년 지드래곤 대마초 사건 이후 YG에서 관리를 못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책임론이 있어 그후 검사를 했다"고 전했다.

앞서 YG는 20일 "양현석에 관련한 모든 의혹은 제보자의 일방적 주장이다. 향후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양현석까지 비아이의 마약 의혹 이후 6일 만에 직접 입을 열며 사건 진화에 나선 것.


그러나 의혹은 여전하다. 우선 마약 검사 자체가 '예방'과는 무관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오윤성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마약검사를 통해 마약을 했느냐 안 했느냐를 가려내는 건 예방 활동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 사후조치다. 우리 구성원들은 마약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늘 상존한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아이 사건과 관련해 한씨를 협박하고, 빅뱅 탑과의 대마초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한씨를 강제 출국 시켰다는 의혹도 남아있다.

'스포트라이트'에 따르면 한씨는 비아이가 초강력 환각제 LSD 구매를 강력하게 원해 130만원어치 LSD를 구해줬다고 주장했다. 한달 후 한씨는 비아이를 소개해줬던 위너 이승훈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이승훈은 비아이와 자신이 '떨(대마초를 뜻하는 은어)'을 했고, YG 자체 마약 검사에 적발됐다고 전했다. 급한 연락에 한씨는 YG로 향했다. 하지만 이승훈 대신 YG 직원 K씨가 등장했다.


K씨는 자신을 "YG 뒤 봐주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며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하라"고 한씨에게 연락처를 줬다. 한씨는 "K씨가 마약 키트를 갖고 다니며 YG 소속 연예인 마약 검사를 했다. 빅뱅은 안했다. 아이콘이랑 위너는 신인이니까 검사했는데 비아이가 양성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한씨는 2016년 8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한씨의 휴대폰을 포렌식 하는 과정에서 비아이의 마약 구매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확보했다. 한씨 또한 비아이에게 아이콘 숙소 앞에서 LSD를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조사를 받고 풀려난 한씨는 K씨에게 연락했다. 이후 YG 사옥에서 양현석과 만났다. 양현석은 "네게 불이익 주는 건 너무 쉽다. 나는 네가 진술을 번복했는지 다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며 협박, 진술번복을 종용했다는 게 한씨의 주장이다. 또 사례를 하겠다며 변호사를 선임해주고 "엄마가 변호사를 선임해줬다"고 말하라고도 시켰다. 이에 한씨는 변호사의 코치에 따라 모든 진술을 번복했다. 경찰 또한 비아이에 대한 조사를 하지 않았다.

염건령 한국범죄학 연구소 소장은 "처음에 인정하는 조서가 나오다 3차로 넘어가면서부터 완전 부인하는 식으로 180도 바뀐 진술이 나온다. 일반적인 마약사건 진술 조서에서는 보기 어려운 패턴"이라고 전했다.


한씨는 빅뱅 탑과 함께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입건된 바 있다. 이때 YG의 회유와 협박으로 해외로 강제출국하게 됐다는 게 한씨의 주장이다. 한씨는 "중간에 내가 잡혀 들어가면 (빅뱅 컴백) 활동이 어그러지니까 YG에서 미국에 가 있는 동안 검찰과 경찰을 다 봐주겠다고 해서 미국에 가게 됐다"고 말했다.

양현석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양현석은 "한서희를 만난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연애 금지 조항이 있다. 그런데 (비아이가) 한씨와 만났고, 한씨와 마약을 한 것 같다는 소문이 나서 한씨는 안된다고 판단했다. 비아이와 한씨의 만남을 막으려던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YG, 그리고 양현석과 수사기관의 유착관계에 대한 의혹은 여전하다.

경찰은 비아이에 대한 어떠한 조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경찰은 수원지검에서 YG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비아이 마약 사건을 빨리 송치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다음날 관련 조서는 물론 비아이의 마약 구매 정황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 14장 분량도 함께 검찰에 넘겼다는 것. 하지만 검찰에서는 비아이에 대한 수사를 벌이지 않았고, 조서조차 꾸미지 않았다.

더욱이 수원지검은 2016년 빅뱅 전 멤버 승리에 대한 마약 조사를 진행했으나 간이조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왔다는 이유로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간이조사에서 음성반응이 나오더라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마약 정밀검사를 의뢰하면 결과는 뒤집힐 수 있다. 실제로 앞서 구속된 박유천도 마약 간이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이 나왔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정밀 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오며 발목이 잡힌 바 있다. 그런데 검찰에서 제보까지 받아 마약 검사를 실행하고도 정밀검사는 하지 않았다는 건 비상식적인 일이라 논란이 야기됐다.

양현석은 이 또한 부인했다. "경찰 검찰에 아는 사람이 전혀 없다. 경찰 유착은 나한테서 빼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양현석은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에 대해 전면부인했다. 그러나 여전히 대중은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YG 사퇴를 선언한 양현석과 양민석 전 대표이사 뿐 아니라 YG 전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칼을 빼들었다.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는 20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이첩한 비아이 마약 의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해 엄정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로 YG와 양현석을 둘러싼 모든 의혹이 말끔히 해소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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