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역시 깐느봉!"…'기생충' 어디서도 본적 없던 무시무시하고 비범한 걸작(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5-28 17:14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칸의 선택에는 이유가 있었다. 한 가족의 이야기로 엄청난 메시지를 품고 있는 비범하면서도 기괴한 걸작 '기생충'이 관객의 가슴을 파고들 준비를 마쳤다.

한국 영화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전 세계 영화인들의 극찬을 받으며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 바른손이엔티 제작).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마침내 국내 첫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이 참석했다.

'기생충'은 '플란다스의 개'(200), '살인의 추억'(2003), '괴물'(2006), '마더'(2009), '설국열차'(2013), '옥자'(2017) 등을 연출한 충무로 대표 거장 봉준호 감독의 신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 25일 폐막한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공개된 이후 전 세계 영화인과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받은데 이어, 전 세계 거장 감독을 제치고 한국 영화 100년 역사 최초로 황금종려상까지 받으며 국내 영화인과 영화 팬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28일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의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작으로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출연한다.
용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04.28/
마침내 베일을 벗은 '기생충'은 감히 봉준호 감독의 최고작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엄청난 작품이었다.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은 작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듯 보이지만 사회 전체에 만연하고 있는 계급간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는 비범한 작품이다.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결코 가볍고 쉬운 것이 아님에도 캐릭터들이 만남이 가져다주는 뜻밖의 상황과 웃음으로 기괴한 분위기까지 자아낸다. 또한 극 후반까지 팽팽하게 유지되는 긴장과 서스펜스, 현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담아내 영화가 끝난 후에도 긴 여운이 결코 지워지지 않게 한다.

이날 봉준호 감독은 앞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12살의 영화광에서 이 자리에 오게 됐다'고 전한 수상 소감에 대해 "12살에 정확히 중학생 때였다, 프랑스 기준으로 12살이라고 했다. 그때부터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서 월간 잡지를 스크랩하면서 좋아하는 감독들과 영화를 향해 동경하는 마음을 품었다. 그런 평범한 아이였다. 성격 자체가 집착이 강한 성격이라 그 후에도 영화를 좋아하다보니 영화를 찍게 되니 이런 좋은 배우들을 만나게 된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봉준호 감독이 28일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의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작으로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출연한다.
용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04.28/
'기생충'은 표준근로시간을 정확히 지키며 완성한 작품으로 대중의 박수를 받은 작품. 이에 대해 봉 감독은 "저와 '기생충'이 표준근로 정착에 선구자적 역할을 한 것 아니다. 2014년 중심으로 노조를 중심으로 시작돼 2016년부터는 급여와 시간에 대해 잘 정리가 돼 진행되고 있었다. '기생충'도 그런 규정을 지키면서 작업을 했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설국열차'와 '옥자'에서도 해외 스태프들과 같은 형태의 규정과 조합에 따라 정확하게 일하는 게 훈련이 된 상태로 한국에 왔고 한국에도 잘 정착이 되어 있었다. TV 드라마에서도 논의가 활발하다고 들었다. TV 드라마도 그런 협의가 잘 이뤄져서 이런 표준 근로 형태가 잘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칸 현지가 아닌 한국에서 봉준호 감독의 황금종려상 수상 소식을 들었던 송강호 외의 다른 배우들은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의 감격스런 마음을 전했다. "새벽에 라이브로 영상을 봤다"는 이선균은 "영상을 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영상이 끊겨서 정말 쫄깃했다. 정말 벅차서 잠을 못잤다. 아침에 맥주를 한잔 먹고 잠들 수 있었다"며 웃었다. 이어 조여정은 "작품에 참여한 게 너무 영광스럽고 이 팀에 합류하게 돼 정말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배우 조여정이 28일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의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작으로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출연한다.
용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04.28/
최우식은 "시차 적응이 안돼서 늦게 까지 깨있어서 수상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어떤 기자분이 라이브 방송을 하시는 것을 봤는데 그분이 우시더라. 저도 감격스러웠다"며 "감독님이 상을 받고 모션을 하셨는데 정말 영화 속 클라이맥스 같더라. 정말 멋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박소잠은 "제가 칸을 다녀왔다니 정말 믿기지가 않는다. 사진과 영상을 보고나서도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감독님과 좋은 선배님들과 작업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매일이 행복하다"고 전했고 장혜진은 "새벽에 자지 않고 라이브로 방송을 보는데 자꾸 끊기더라. 그런데 결국 감독님이 황금종려상을 받아서 정말 기쁘고 내 생전에 이런 일이 있구나 싶어서 기쁘더라. 단톡 채팅방에서 서로 축하를 했다. 새벽에 잠깐 시간이 되는 사람들이 모여서 축하주도 했다"며 웃었다.

이날 송강호는 수십편의 영화를 이끌어온 충무로 대표 배우임에도 '기생충'이라는 작품이 신선하고 새로웠다고 전했다. '기생충'은 "장르 영화의 틀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많은 다양한 장르가 혼합된 변주된 느낌이 처음이었다. 그런 낯선 느낌이 두렵기도 했지만 신기하기도 했다"는 송강호는 "이것을 관객들에게 설득력 있게 현실감 있게 전달할까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참신한 영화의 진행이 그런 두려움을 상쇄시켜줬다. 배우들끼리 가족끼리 앙상블로 잘 채득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우 이선균과 송강호가 28일 용산 CGV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의 언론시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작으로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출연한다.
용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04.28/
영화 속에는 아들 최우식이 아빠 송강호에게 연기를 가르치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에 한 취재진이 "당시 송강호 배우에게 연기를 가르치는 최우식 배우의 마음을 듣고 싶다"는 채지있는 질문을 건넸다. 이에 송강호는 유쾌하게 웃으며 "최우식씨는 정말 좋아하는 후배다. 그 장면을 찍으면서 재미있었다. 스태프들도 정말 재미있어 했다. 최우식씨가 정말 잘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최우식은 "저는 대본을 처음 읽고 엄청나게 부담이 됐다. 정말 긴장이 됐던 신이다. 감히 제가 송강호 선배님한테 연기 지도를 하는 게 그랬다"라며 "아무리 연기라고 하지만 머리 속은 정말 긴장이 됐다. 하면서도 두 번 다시는 이런 일은 없을 거라 생각이 들더라. 소중한 추억이다"고 말했다. 이를 들은 봉준호 감독은 최우식에게 "너 즐기지 않았냐. 아주 즐거운 모습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기생충'은 오는 30일 개봉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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