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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칸-결산]'기생충 신화' 의리 지킨 송강호, 무릎꿇은 봉준호 '세기의 우정'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9-05-27 08:47





[칸(프랑스)=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기생충' 영예의 황금종려상 수상, 역사의 현장에는 송강호도 있었다.

'기생충' 주연배우 송강호는 '칸의 주인공'이었다. '봉준호의 남자' 송강호는 제72회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기생충' 출연 배우 중 유일하게 폐막식까지 남아 봉준호 감독 곁을 지켰다.

그는 "유일하게 나만 일정이 없어서 남아있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그 뒤에는 "봉준호 감독이 혹시 시상식에 가게 된다면 혼자 있기에 외롭지 않겠냐"는 따뜻한 속마음이 담겨있었다.

칸영화제 측은 송강호와 봉 감독에게 폐막식 초청 러브콜을 보냈다. 그리고 폐막식의 마지막 순간 봉 감독의 '기생충'이 호명됐다. 칸의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이었다. 오랜 동반자였던 봉 감독과 송강호는 수상의 기쁨도 함께 나눴다. 이들은 '기생충'이 호명되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서로를 얼싸안으며 온몸으로 기쁨을 만끽했다.

봉 감독은 "이 자리에 함께해 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나의 동반자인 송강호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며 마이크를 넘겼고, 송강호는 "인내심과 슬기로움, 열정을 가르쳐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분들께 이 영광을 바친다"고 공을 돌렸다.


시상식 후 열린 공식 포토콜에서도 봉 감독은 무릎을 꿇고 송강호를 향해 트로피를 건네는 모습을 연출하며 끈끈한 의리를 과시했다. 또 "이 기쁨의 순간을 17년 간 함께한 송강호 선배님과 함께하고 있어 더 기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송강호는 "보통 12시에서 1시 사이에 연락한다고 들었는데 폐막식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딱 41분에 받았다. 그 40분이 피를 말렸다. 위대한 감독들이 계셨는데 안 불릴수록 (수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점점 긴장하고 바들바들 떨렸다. 우리가 잘해서 상을 받았다기 보다 한국영화인들이 지금까지 한국영화를 응원하고 격려해주셔서 이런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황금종려상 수상 당시 스태프와 후배 배우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다시 한번 한국영화팬들께 감사하다"고 기뻐했다.

송강호와 봉 감독은 2003년 '살인의 추억'을 시작으로 '괴물'(2006), '설국열차'(2013), '기생충'까지 17년 간 네 작품을 함께했다. 최고의 순간까지 함께 나누며 영화계 소울메이트로서의 같한 우정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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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이선균)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를 그린 가족희비극이다. 송강호를 비롯해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출연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기생충'의 황금종려상을 수상에 '한류 문화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고 축하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를 통해 '매우 영예로운 일로, 우리 영화를 아끼는 국민들과 함께 수상을 마음껏 기뻐한다'며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기까지 감독·배우·스텝·갱·제작 모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지 잘 알고 있다. 국민을 대표해 깊이 감사드리며 무엇보다 열두살 시절부터 꾼 꿈을 차곡차곡 쌓아 세계적인 감독으로 우뚝 선 봉준호라는 이름이 자랑스럽다. 오늘 새벽 우리에게 전해진 종려나무 잎사귀는 그동안 우리 영화를 키워온 모든 영화인과 수준 높은 관객으로 영화를 사랑해온 우리 국민들에게 의미 있는 선물이 됐다'고 평가했다.
칸(프랑스)=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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