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별점테러와 개봉 전 따라붙은 남혐 논란도 '걸캅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걸캅스'(정다원 감독)가 지난 14일 7만6554명을 동원해 5일만에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전 세계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어벤져스: 엔드게임'(안소니 루소·조 루소 감독, 이하 '어벤져스4')마저 누른 것. 누적관객수는 74만2493명이다.
한국 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건 23일 1위를 차지했던 '생일'(이종언 감독) 이후 21일 만이다. 또한 2018년 이후 여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작품 중 '마녀'(박훈정 감독),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 '도어락'(이권 감독), '항거: 유관순 이야기'(조민호 감독), '캡틴 마블'(애너보든, 라이언 플렉 감독) 등에 이어 다섯 번째로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게 된 작품이다.
'걸캅스'의 흥행 선전과 1위 등극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개봉 전부터 불거졌던 별점 테러와 남혐 논란으로 인한 악플을 이겨내고 성취한 것이기 때문이다. '걸캅스'는 개봉 전부터 일부 남성 중심의 커뮤니티 중심으로 불매 운동과 악플의 대상이 됐다. 여성 주인공들이 남성 범죄자들을 처단하는 내용을 담은 '걸캅스'가 '여성우월주의 영화'이자 '남혐 조장 영화'라며 관람을 거부하고 나섰던 것. 이에 '걸캅스'는 개봉 전부터 별점 테러를 당하거나 올해 초 개봉해 흥행과 비평 모두 혹평을 받았던 '자전차왕 엄복동'(김유성 감독)에 비유한 '걸복동'이라는 조롱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한 여성 관객 중심의 반격도 시작됐다. 여성 관객들은 여성 영화의 발전과 현재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몰카 문제'를 전면으로 다룬 의미있는 작품인 '걸캅스'를 응원하기 위해 적극적인 관람에 나섰다. N차 관람은 물론, '영혼 보내기'(영화를 보지 못하는 상황이라도 예매하는 것)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일부 불매 움직임에도 '어벤져스4'까지 꺾고 승승장구 중인 '걸캅스', '걸캅스'의 의미있는 흥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