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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콘텐츠를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 유저들에게 동시에 선보이는 시대가 되면서, 글로벌 히트작을 배출한다는 것은 더욱 매력적이면서도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
기술력이 힘이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IP의 누적 매출이 10억 달러(약 1조 1780억원)을 넘어섰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지난 2014년 12월 국내에서 첫 출시 당시 11억원에 불과했던 연매출은 2018년에 4047억원으로 무려 360배 가까이 증가했다.
온라인게임으로 만들어진 풍부한 콘텐츠는 이후 모바일과 X박스 원과 같은 다른 플랫폼으로 확장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펄어비스는 지난 10일 2019년도 1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분기 최대인 130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우선 지난 3월 북미와 유럽에 선보인 '검은사막 X박스 원' 버전이 출시 후 한달간 24만장 이상을 판매, 100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또 2월에 '검은사막 모바일'을 일본에 출시했는데, 최고 매출 2위까지 올랐고 현재도 10위권을 유지하면서 MMORPG가 좀처럼 인기를 얻기 힘든 일본 시장에서도 선전을 하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글로벌 서비스는 올 하반기에 진행할 계획이다.
'검은사막' IP의 성공적인 플랫폼 확장의 원천은 자체 게임으로 꼽을 수 있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조차 개발 기간 단축과 편리성의 이유로 해외 상용엔진을 활용하고 있지만, 펄어비스는 고집스럽게도 자체적으로 개발한 엔진을 쓰고 있다. 초기 개발 비용은 늘어나겠지만, 자체 엔진을 쓰고 있기에 개발 속도와 유연성이 높아지고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드는데 가장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현재 게임 엔진팀은 50여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5세대 이동통신과 클라우드 서버의 발달 등 기술 환경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엔진 업그레이드를 지속적으로 병행하고 있다. 펄어비스는 10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차세대 게임 엔진으로 만든 스크린샷을 공개하고, 이를 활용해 '프로젝트 K'와 '프로젝트 V' 등 차기작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국내 게임사 최초로 모션캡처실을 자체 운영하고 있고, 최고 수준의 3D 스캔스튜디오를 통해 그래픽 품질을 끌어올리는 등 기술력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종합게임사로 발돋음
오는 30일부터 '검은사막'의 국내 서비스를 직접 담당하는 것은 펄어비스에 또 다른 의미라 할 수 있다.
펄어비스는 지난 2014년 '검은사막'을 출시하면서 카카오게임즈(당시 다음게임)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었다. 개발력은 충분히 자신이 있었지만 자체 서비스 인력은 보유하지 못한 개발사였기 때문이다. '검은사막'은 국내에선 큰 반향을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해외에서 기대 이상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다시 국내에서 부활한 특이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특히 대만에서 처음으로 자체 서비스를 했는데 큰 인기를 모으면서 퍼블리싱에 대한 노하우와 자신감을 얻게 됐다.
사실 펄어비스의 전체 매출 규모에서 국내 온라인게임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크지 않다. 카카오게임즈에서 서비스를 이관해 와도 매출 기여도가 크게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종합게임사로 발돋음을 하고 있는 펄어비스로선 국내에서 온라인게임을 자체적으로 서비스하는 것은 상당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가장 까다로운 국내 유저들을 상대하면서 쌓는 노하우는 다른 지역에서의 서비스 전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게다가 판호 발급 문제로 시기는 여전히 미지수이지만, 언젠가는 서비스를 시작할 세계 최대 게임시장인 중국에서의 성공적인 퍼블리싱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게임 정보 이전 신청을 하는 사전 이용자에게 '검은사막 5.30'이라는 풀패키지를 제공하며 자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30일까지 사전 이전 신청을 하면 전투 및 기술 경험치가 증가하는 주문서와 각종 펫, 강화 패키지 등으로 구성된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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