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생활패턴 변화'가 원인?..MBC, 9시 드라마 시대 연 '굴욕'의 속사정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5-08 16:35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MBC가 오후 9시 드라마 시대를 연다.

MBC는 8일 평일 밤 드라마 편성 시각을 기존 10시에서 9시로 이동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22일 방송되는 미니시리즈 '봄밤'이 수요일과 목요일 오후 9시로 이동한다. 6월 방영 예정인 월화드라마 '검법남녀2'도 월화 오후 9시로 1시간 당겨진다.

현재 주말특별기획 '이몽'이 토요일 오후 9시에 편성돼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번 결정으로 MBC 드라마는 모두 오후 9시로 고정된다. 1980년 드라마 '백년손님', 1987년 미니리즈 '불새'를 통해 '평일 밤 10시 미니시리즈'라는 공식을 만든 MBC가 '밤 9시 드라마 시대'로 전환했다.

MBC는 이미 주요 콘텐츠를 올해 초부터 잇따라 전진배치했다. '뉴스데스크'는 3월부터 '30분 빠른' 저녁 7시 30분으로 자리를 옮겼고, 30분이 늘어난 와이드뉴스를 선보이고 있다. 시즌2로 돌아온 '마리텔2' 역시 시즌1과는 달리 한 시간 빠른 오후 10시로 당겨졌다.

MBC는 이같은 대대적 편성을 한 이유에 대해 노동시간의 단축에 따른 시청자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가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전통적인 시청 패턴을 깨고 새로운 시청 패턴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도 담았다.

그러나 속사정은 다르다. 나날이 추락하는 시청률이 원인이 됐다. 파업을 전후로 MBC는 경영부진과 함께 드라마 퀄리티의 하락을 동시에 겪으며 굴욕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한때 '드라마 왕국'이었던 MBC의 얼굴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최근 작품들도 처참하다. '더 뱅커'는 김상중, 유동근, 채시라, 김태우 등 최고의 배우들을 총집합 시켰지만, 4%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최대 기대작이라고 했던 '아이템'도 1000만배우 주지훈을 '모셔' 놓고 2.6%(이상 닐슨코리아)라는 최악의 시청률 기록을 남겼다.

지상파의 위상도 예전만 못하다. 넷플릭스, 케이블, 종편채널 등 사방에 적이 있다. 배우들도 "넷플릭스 동시 방영을 조건으로 넣어달라"는 요구를 하는 등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상파가 아닌 tvN 혹은 넷플릭스 등에서 방영되는 작품을 먼저 보겠다는 등의 반응도 보이는 중이다. 그만큼 지상파의 위상은 땅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MBC의 고육지책, 반전이 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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