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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문소리(45)가 "유독 몸을 쓸 수 없었던 판사 역할 때문에 내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배심원들'은 지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스크린에 돌아온 문소리의 새로운 도전으로 눈길을 끈다. '박하사탕'(00, 이창동 감독) '오아시스'(02, 이창동 감독) '아가씨'(16, 박찬욱 감독) '리틀 포레스트'(18, 임순례 감독) 등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구축한 문소리는 '배심원들'에서는 사건 기록을 통째로 외울 정도로 일에 있어 열정적인, 또 18년간 내리 형사부를 전담했을 만큼 강단과 실력있는 판사로 변신했다. 그는 판사 캐릭터를 위해 목소리 톤, 억양, 분위기까지 섬세하게 표현해 몰입도를 더했다.
무엇보다 문소리는 극 중 재판에 진심을 다하는 열혈 배심원 캐릭터인 권남우로 첫 스크린 연기에 나선 박형식과 독특한 케미스트리를 발산하는 것은 물론 재판장으로서의 무게감과 카리스마, 지적인 매력과 인간적인 면모를 동시에 펼치며 '배심원들'을 이끌었다.
그는 "매 작품 준비할 때마다 대본을 보면서 '그냥 나다'라는 인물은 없다. 특히 전작에서 핸드볼 선수나 무용수 역할도 그렇고 나와 거리가 멀게 느껴졌다. 우리도 살다가 전혀 다른 직업군이나 내가 잘 모르는 직업군을 만나면 다른 세계 사람같이 느껴지지 않나? 긴장감도 거리감이 느껴지는데 이번 캐릭터도 그렇다. 잘 해낼 수 있을까 싶었다"며 "이번 작품은 전작과 달리 유독 몸을 쓰지 않은 캐릭터였다. 내 이야기를 펼쳐내야 한다는 의지 자체를 마음 속에 정리를 하고 나는 이 모두를 품어야 한다는 생각했다. 8명의 배심원, 검사, 피고인, 변호인을 모두 품으려고 했다. 그런데도 나의 원칙과 방향은 분명해야 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오히려 대립각을 세우거나 빌런이 되면 훨씬 연기하기 수월했을 것 같다. 그러나 프리 단계부터 이야기 하기를 그런 구조로 내 캐릭터가 가길 원한 게 아니었다. 이들이 보기엔 권위적일 수 있고 보수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법원 내에서는 권력지향적이거나 그런 캐릭터는 아니었다. 사람을 심판하는 것이 무엇이냐를 가장 크게 느끼고 감당해야하는 위치였다. 자신의 소신과 내 실력으로 버텨온 사람의 모습을 놓치지 않고 전달할까 우려한 부분은 있었다"고 설명했다.
문소리는 "또 다른 면으로는 배심원들 이야기에 귀여울여주고 인간적인 면모도 있어서 이 부분은 어떻게 전달할지 어렵더라. 김준겸의 서사가 따로 있으면 모르겠지만 재판의 과정 안에서 느껴지겠금 연기해야했다. 더 강하게 안으로 갖고 있어야 했다. 그것이 적절한 순간에 스며나오길 바랐다. 의도 한것이지만 의도치 않게 느껴져야 하는데라는 고민이 있었다. 더 안으로 집중하려고 했고 법복을 입고 있으면 족쇄를 채워놓은 것처럼 어려웠다. 울 수도 없고 웃을 수도 없었다. 내 안에서 무언가 깊이 생각이 이뤄지고 있으면 그것이 느껴지지 않을까라는 믿음도 생겼다. 물론 이런 내 믿음을 표현하기 위해 목소리 톤도 신경썼다. 훨씬 신뢰감 있는 톤, 발성을 연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배심원들'은 2008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의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영화로,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문소리, 박형식,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서정연, 조한철, 김홍파, 조수향 등이 가세했고 홍승완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6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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