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작지만 큰 승리"…'배심원들' 문소리X박형식, 韓법정 영화의 新이정표(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5-02 16:51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검찰이나 변호사, 혹은 피해자와 피의자가 아닌 '배심원'이 주인공인 새로운 법정영화가 등장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국민참여재판을 다룬 영화 '배심원들'이 법정 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첫 국민참여재판에 어쩌다 배심원이 된 보통의 사람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조금씩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영화 '배심원들'(홍승완 감독, 반짝반짝영화사 제작).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문소리, 박형식,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조한철, 조수향, 홍승완 감독이 참석했다.

대한민국 첫 국민참여재판이라는 신선한 소재를 다룬 '배심원들'은 2008년 당시 가장 의미 있는 국민참여재판으로 기록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재구성, 보통 사람들의 특별한 재판을 스크린으로 펼쳐낸다. 영화에는 현직 법관으로서는 처음으로 일반 시민이 재판에 참여하는 배심제 도입을 주장하고 국민사법참여제도의 틀을 만들었던 김상준 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만나 자문을 구하고 로스쿨 강의를 청강하며 작품에 리얼리티를 부여하고자 했던 홍승완 감독의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게끔 구축하기 위해 50여 건의 유사 사건을 조사하고, 판결이 엇갈린 재판의 판결문 540여 건을 참고하는 과정을 통해 갱은 영화의 리얼리티를 높였고 재판부와 배심원단의 갈등 속 보통의 사람들이 상식에 기반해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을 경쾌하게 그려내 공감대와 여운을 남겼다.
영화 '배심원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일 용산 CGV에서 열렸다. 출연 배우들이 무대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5.02/
나이도 직업도 성격도 제각각인 8인의 배심원들이 자아내는 캐릭터가 주는 재미도 눈길을 끈다. 국 첫 국민참여재판을 이끄는 카리스마 넘치는 원칙주의 판사 김준겸 역의 문소리를 중심으로 재판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끄는 근성의 사업가 배심원 권남우 역의 박형식, 법대생 배심원 윤그림 역의 백수장, 무명배우 조진식 역의 윤경호, 주부 배심원 변상미 역의 서정연, 대기업 비서실장 배심원최영재 역의 조한철, 무직 배심원 장기백, 취준생 배심원 오수정 역의 조수향까지 모든 배우들이 제 역할을 해내며 극을 풍성하게 만든다.

이날 메가폰을 든 홍승완 감독은 "영화의 결말 부분은 말씀드리면 그 부분은 실화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영화 속 사건이 2008년에 국민참여재판이 처음 열렸을 때 서울중앙지법에서 의미있는 판결이 있었는데 그것을 모티브로 가져와서 각색을 많이 했다. 그래서 실화와 아주 비슷하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영화에 대해 설명했다.
영화 '배심원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일 용산 CGV에서 열렸다. 배우 박형식과 문소리가 서로를 마주보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5.02/
또한 홍 감독은 "영화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선고하기 전 배심원들과 판사가 이야기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남우가 '법은 사람을 처벌하지 않기 위해 한다'는 말을 하는데, 그 말을 듣고 실천하기 위해 가슴에 새겼던 거다. 그 때 재판장이 퇴장하는 배심원을 바라보는 표정을 보여주는데, 그 장면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원칙주의 판사 김준겸 역의 문소리는 "모든 캐릭터들이 준비하면서 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항상 작품을 임할 때마다 마음의 어려움은 작아지지 않더라. 이번 완성된 영화에서 김준겸 개인의 상황이나 심경을 표현하는 씬들이 많이 편집이 됐다. 많은 사람이 등장하는 영화이다 보니 그랬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김준겸이라는 인물은 대한민국 사법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법을 모르는 배심원들과 반대에 있는 지점에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법부 안에서는 비(非)법대 출신으로 권력의 길을 갔던 인물도 아니다. 단지 사람들이 꺼려하는 형사부에 오래있으면서 사람의 죄를 심판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원론적인 판사로서의 자긍심으로 버텨온 사람이다"며 "하지만 배심원들이 보기에는 권위적이고 보수적으로 보일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 미묘한 지점을 표현하는게 쉽지 않았다. 그런 지점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또한 여성 판사로서 받는 압박, 첫 국민참여재판으로 온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상황에서 오는 압박 등에 끼여있는 사람이라 힘겨워하는 면도 있다. 이런 여러 가지 면을 다 담고 있는데 그걸 연기로 표현하는게 어려웠다. 표현 자체를 안으로 다 넣어서 표현하지 않고 조금씩 스며서 나오도록, 베어나오도록 의도했다. 많은 판사님들을 만나고 판결문을 읽고 실재 재판에 참관도 했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또한 문소리는 '배심원들'을 "작지만 승리감을 주는 영화라는게 의미가 있던 영화"라고 소개하며 "시나리오 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촬영 과정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팀 플레이를 하는구나라는 걸 강하게 느낄 수 있었고 이런 팀워크가 주는 행복감이 컸던 영화다"고 덧붙였다.

'배심원들'을 통해 처음 상업영화에 도전한 박형식은 "첫 영화라서 긴장을 했는데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때도 술술 읽히고 너무 재미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영화 속 배심원들과의 관계와 이야기의 전개도 재미있게 느껴졌다. 극중 남우는 호기심이 많고 한번 하면 끝을 봐야되는 캐릭터인데 저와 비슷한 면이 많아서 더욱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덧붙였다. 또한 6월 10일 입대를 압둔 박형식은 "입대 전 작품이라고 해서 관객분들에게 어떻게 남았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바람은 없다. 다만 영화를 재미있게 보시고 영화 안의 따뜻한 메시지와 재판 안 소동을 재미있게 느끼셨으면 좋겠다. 많은 분들이 행복감을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 '배심원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2일 용산 CGV에서 열렸다. 배우 문소리와 박형식이 입장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9.05.02/
배심원 대표 윤그림 역의 백수장은 "감독님과 미팅을 통해 선택을 받게 됐는데, 처음 리딩 자리에 가보니까 평소에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너무 잘하시는 배우들이 계시는데 제 자리가 있어서 정말 설레였다 시나리오도 처음에 읽때부터 재미있어서 참여하면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윤경호 역시 "법정을 다루는 이야기가 많지만 보통 형사나 피해자 피의자입장에서 풀어가지 않나. 그런데 우리 영화는 제3자 배심원들의 입장에서 풀어가는게 흥미로웠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사건에 대해서 듣고 판단하는데 머무를 수 있는데 함께 끌고 들어와서 갑론을박을 펼치는게 참 흥미롭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막내 조수향은 "선배님들과 작업이 의지가 많이 됐다"며 "앞으로도 이런 작업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너무나 좋았던 현장이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선배님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배심원들'은 문소리, 박형식, 백수장, 김미경, 윤경호, 서정연, 조한철, 김홍파, 조수향 등이 가세했고 홍승완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5월 15일 개봉.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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