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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연기-연출-스토리 모두 완벽했던 사극 SBS 월화드라마 '해치'(극본 김이영/연출 이용석/제작 김종학프로덕션)가 깊이가 다른 여운을 남기며 48부작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 젊은 영조에서 사헌부까지! 시대를 관통한 갓이영!
'해치'가 전통 사극의 진화를 선보인 데에는 '갓이영' 김이영 작가의 고품격 필력이 한몫을 단단히 했다. 김이영 작가는 '이산'-'동이'-'마의'로 한껏 끌어올린 시청자들의 기대를 '해치'로 뛰어넘으며 또 한 번 저력을 과시했다. 특히 지금껏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던 영조의 청년기, 사헌부를 전면에 내세워 출생적 한계를 지녔던 군주가 출신에 연연하지 않고 백성을 진정으로 아끼며 성군의 길을 걷는 모습으로 감동을 전했다. 또한 새로운 조선을 만들기 위해 사헌부 전면 개혁을 실시하는 등 현대를 관통하는 과감한 개혁 정책은 한 시도 지루할 틈 없는 전개로 이어져 매회 시청자들의 무릎을 치게 했다. 여기에 왕좌를 놓고 벌이는 연잉군, 경종(한승현 분), 밀풍군의 권력 밀당과 노소론과 남인의 파벌이 만든 복잡미묘한 사건 등 역사적 사실을 젊고 과감한 상상력으로 재해석하고 여기에 현대적인 메시지까지 담아낸 '해치'의 성과가 돋보였다.
'해치'가 남녀노소 모든 시청자층을 끌어들이는데 이용석 감독의 힘 있는 연출력이 빛을 발했다. 숙종(김갑수 분)-연령군(노영학 분)-한정석(이필모 분) 등 주요 인물의 죽음과 왕좌를 둘러싼 연잉군-밀풍군의 '치열한 왕자의 난'이 벌어진 극 초반부터 '이인좌의 난'이 일어난 마지막까지 힘을 놓지 않은 이용석 감독의 단단한 연출력은 시청자들이 숨 쉬는 것을 잊게 할 만큼 시종일관 긴장감 넘쳤고 권력 암투, 로맨스, 코미디를 아우르는 절묘한 밸런스 또한 압권이었다. 특히 시청자들의 가장 큰 호평을 자아냈던 것은 영조-여지-박문수-달문 등 주요 인물뿐만 아니라 사헌부 소유 장달(전배수 분), 아봉(안승균 분) 콤비까지 모든 캐릭터의 활약을 담아냈다는 점. 이처럼 '해치'를 통해 '연출계의 마에스트로' 이용석 감독의 진가가 다시 한 번 입증됐다.
# 정일우-고아라-권율→이경영-정문성! 국보급 배우들의 고품격 묵직 열연!
'해치'는 방영 내내 '굵직한 열연의 향연'으로 눈길을 끌었다. 정일우는 타고난 왕재를 갖췄지만 천출이라는 이유로 핍박 받은 문제적 왕자에서 온갖 역경에 맞서 싸운 왕세제, 따뜻하고 올곧은 성정을 지닌 영조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호평 세례를 얻었다. 고아라는 단단한 내면을 품은 사헌부 다모 여지를 섬세하게 묘사했고 권율은 정의와 열정으로 똘똘 뭉친 사헌부 감찰 박문수를 깊이 있는 연기로 그려냈으며 박훈은 충성심 넘치는 왈패와 옛 연인의 죽음에 가슴 아파하는 사내의 모습을 열연했다. 특히 이경영-정문성의 하드캐리가 빛났다. 이경영은 자타공인 연기장인답게 호랑이 같은 카리스마를 폭발시키며 정일우와 입체적인 군신관계를 그려냈다. 정문성은 정일우와 대척점에 선 희대의 문제아로 '양극단의 왕자'라는 입체적인 캐릭터에 설득력을 더하며 최고의 빌런을 탄생시켰다. 여기에 김갑수-한상진-이필모-남기애-배정화-박지연-한지상 등 모든 배우들이 적재적소에서 활약하며 '다시 없을 명품 조합'을 완성시켰다.
# 극의 완성도 더한 웅장한 음악+촬영!
'해치'의 고퀄리티 뒤에는 극의 완성도를 더한 웅장한 음악과 촬영의 힘이 컸다. 점점 고조되는 음악이 극을 최절정으로 끌어올리며 긴장감을 자극시키고, 카메라 구도와 세트 등을 활용해 묵직한 울림과 무게가 담긴 드라마를 탄생시켰다. 특히 카메라 여백이 선사하는 분위기와 구도가 주는 위압감을 탄탄한 연출력으로 완성해내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더욱 높였다.
SBS 월화드라마 '해치'는 지난 30일(화) 48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jyn20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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