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④] 고준 "이제는 악역 그만..선한 역할 하고 싶어요"

사진=비에스컴퍼니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고준이 악역보다는 따뜻한 역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01년 영화 '와니와 준하'로 데뷔했고 경력 17년의 배우가 됐다. 주로 영화를 통해 활약했고 '타짜-신의 손'(2014), '밀정'(2016), '청년경찰'(2017) 등 유명한 작품들에서 얼굴을 비췄다. 성준과 손여은 등의 연기 선생님으로도 알려져 있고 영화 '현도가'(2015)의 감독도 맡았다. 드라마 이력도 화려하다. '굿와이프'(2016)와 '구해줘'(2017), 그리고 '미스티'(2018)까지 최근 쉼 없는 연기를 펼치며 시청자들에게도 '고준'이라는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20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에서의 활약도 이어졌다. 고준은 '열혈사제'에서 대범무역 대표 황철범 역을 맡아 끝까지 열연했다. 황철범은 전직 조폭 보스이자 능글맞고 구수하며 넉살 좋은 외면을 가진 인물이다. 그러나 속은 악질 중 악질로 신부 김해일(김남길)과 사사건건 대립, 구담구를 접수해 온갖 악행을 저지르며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했다.

고준이 출연한 '열혈사제'는 분노조절장애 가톨릭 사제와 구담경찰서 대표 형사가 늙은 신부 살인사건으로 만나 어영부영 공조 수사에 들어가고 만신창이 끝에 일망타진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SBS에 올해 첫 20% 시청률 돌파라는 기록을 안겨준 효자 드라마가 됐다. 특히 20일 방송된 최종회에서는 22%(닐슨코리아, 전국기준)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종영. 유종의 미를 거두기도 했다.

고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예능 출연 소감에 대해 "제 인식으로는 예능이라는 판단을 못했다. '열혈사제'의 보너스 버전이라고 생각했다. 같이 했던 배우들이 나오니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는데 그저께 '해피투게더'에 나갔는데 그게 진짜 예능 같더라. 헛소리 많이 하다가 왔다. 예능은 저한테 아닌 거 같다. 안 맞는 부분이 있지 않나 싶다.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MC들을 보면서 신기하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단면적으로 해보고는 경험했다고 할 수 없어서 이번에는 더 열린 마음으로 더 해보려고 한다. 결과물을 보고 진짜 아니다 싶으면 안해야 한다. 그런데 대중들이 좋아해준다면 작품 홍보를 빌미 삼아서 나가고 그런 것들은 해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고준은 악역 보다는 따뜻한 역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몇 년이나 계속 악역을 하다 보니 날카로워지고 예민해지고 불만과 짜증이 많아졌다. 현장에서도 '그만 좀 투덜대'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너무 투덜댔다. 남길이가 그만 좀 투덜대라고 했다. 남길이는 그렇게 많은 부상을 당했는데도 싫은 티를 안 내고 하더라. 본받을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또 고준은 "지금도 '왜 다른 역할이 들어오지 않지'라는 답답함이 있다. 사실 서울말이 제 말이고 제 말로도 연기한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사투리만 했다. 또 성격상 선의의 시선이 더 많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스타일이다. 그쪽 시선을 갖고 있는 역할들이 좀 오면 좋겠는데 못된 것만 배웠다. 이걸 또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앞으로 보여줄 것들이 훨씬 더 많은 거다"고 밝혔다.

고준은 배우로서 목표를 묻는 질문에 "사람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목표다. 엄밀히 얘기하자면 제가 배우를 선택하게 된 원인은 영화에서 나오는 배우의 연기를 보고 힐링을 받았기 때문이다. 저도 똑같은 영향력을 갖고 싶은 것이 연기를 하는 이유다. 배우로서 타인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영향력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그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연기를 포기할 생각도 있다. 그런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장르라면 '왜 해야 할까'라는 생각을 100% 할 것이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고준은 "10% 정도 이룬 거 같다. '우울한 하루였는데 황철범 사장님 봐서 좋았다'고 하는 댓글을 보면서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고, 앞으로 선한 역을 하면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작점이라는 생각이다"며 "'열혈사제'가 저에게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 어제는 '한밤의 TV연예' 촬영을 위해 한강에 갔는데 저를 알아본 분들 중 7할과 8할이 '미스티' 때문에 알아보시더라. 온라인 상 정보만 볼 때는 '열혈사제'가 나를 알렸는데, 직접 만나는 분들은 '미스티'의 케빈리를 말씀하시는 것을 보며 전환점이 더 앞에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고준은 앞으로 정서적인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그는 "정서적인 연기를 더 해보고 싶다. 액션보다는 연기를 더 하고 싶다. 감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원한다. 제일 저에게 있어서 연기적 가장 큰 욕구는 현재 아픈 사람을 대변하고 싶다. 약자를 괴롭히는 역할만 몇년동안 하다 보니 약자를 대변할 수 있고 올곧게 표현할 수 있는 연기라면 너무 좋을 거 같다"고 밝혔다.

'열혈사제'는 23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공동으로 개발한 소비자 행동 기반 콘텐츠 영향력 측정 모델 CPI 4월 3주(4월 15일~21일) 리포트에서도 영향력 있는 프로그램50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고, 관심 높은 프로그램50에서는 2위에 이름을 올렸고, 화제가 되는 프로그램50에도 1위에 랭크되며 상반기 최고의 흥행 드라마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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