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어벤져스4'가 몰고온 흥행 광풍…우리는 왜 마블 열광하는가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4-25 17:19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지금까지 이런 '광풍'은 없었다.

역대 최초 사전 예매량 200만장 돌파, 역대 최단기간 100만 관객 돌파, 역대 최고 오프닝 관객수(134만명) 등, 개봉 단 하루만에 각종 흥행 신기록을 갈아치운 '어벤져스: 엔드게임'(이하 '어벤져스4').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11년 역사를 집대성한 회심의 역작인 '어벤져스4'는 단순한 흥행 기록을 넘어서 암표 판매, 연차 관람 등 극장가에 새로운 진풍경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대중은 왜 '어벤져스', 더 나아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열광하는 걸까.

"재미있다! 또 뭐가 필요해?"…마블만의 유머

전 세계 영화팬들이 MCU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재미'다. MCU는 거대한 스케일과 액션을 전면에 내세우는 초대형 프랜차이즈 영화. 하지만 팬들이 MCU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 부분은 단연 유머다. 캐릭터의 성격과 매력을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마블의 코드는 언제나 세련되고 통통 튄다. DCEU(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 DC가 만든 영화 세계관)가 슈퍼맨, 배트맨 등 대중적이고 유명한 캐릭터를 내세우면서도 마블의 인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도 '세련된 유머 부재'에 있다.

MCU는 2008년 첫 번째 영화 '아이언맨'에서 부터 유머 코드를 우선적으로 내세웠다. 앞선 히어로 영화들이 자신의 정체를 최대한 숨기면서 실존적 고뇌에 잠식되는 것과 달리 MCU는 자신을 정체를 전면으로 내세우고 까발리는 히어로 아이언맨을 통해서 웃음을 유발했다. 전 우주의 생명체 절반이 사라진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로 시작하는 '어벤져스4' 조차도 로켓, 토르 등의 캐릭터로 유머를 잃지 않는 마블만의 미덕을 보여준다.


'멀티버스'로의 확장…11년 간 쌓아온 탄탄한 세계관

MCU는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어벤져스4'까지 11년간 무려 22편의 영화를 선보이며 방대한 세계관을 빈틈없이 창조했다. 히어로들이 한 작품에 모으며 히어로 무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 받는 '어벤져스'를 내놓기 전에 MCU는 아이언맨('아이언맨', '아이언맨2'), 헐크('인크레더블 헐크'), 토르('토르: 천둥의 신'), 캡틴 아메리카('퍼스트 어벤져')를 소개하는 5편의 솔로무비로 각 캐릭터의 서사도 완벽하게 구축했다.


MCU의 세계관은 단순히 '현재'에 머무르지 않는다. 이야기를 주요 히어로들의 선대(부모 세대)와 후대(자녀)로 확장하며 시간적인 깊이까지 더했다. 또 '토르' 시리즈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를 통해 무대를 지구를 넘어 우주까지 확장했다. 시간과 공간의 개념을 뛰어넘는 '앤트맨'의 양자 영역, '닥터 스트레인지'의 무의식 세계까지 끌어들이면서 멀티버스로의 놀라운 확장까지 이뤄냈다. '어벤져스4'는 지구부터 우주, 양자 영역, 평행 세계까지 다루면서 멀티버스의 정점을 보여준다.


"네 취향이 한명쯤은 있을 걸"…매력적인 캐릭터의 대향연

마블 스튜디오가 '어벤져스'를 제작하겠다고 선포했을 때만해도 팬들과 평단은 영화가 담을 수 있는 캐릭터의 '균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매력을 잘 살리면서도 이 많은 인물을 고루게 등장시켜 밸런스를 맞추는게 가능하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벤져스'는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토르 등 솔로무비에 등장한 캐릭터 뿐만 아니라 각 솔로무비 속 조연 캐릭터, '어벤져스' 시리즈에 등장하는 새로운 캐릭터의 매력과 장점을 모두 살리면서 마블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등장한 우주 히어로 집단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까지 성공적으로 런칭한 MCU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통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팀과 '어벤져스' 팀의 환상적인 결합을 이끌어냈고,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엔드게임'을 통해 히어로 콜라보레이션의 정점을 보여줬다.


사진=연합뉴스
"선택이 아니라 필수"…마블이라는 하나의 문화현상

마블은 단순히 영화가 아닌 하나의 사회 현상이자 문화로 자리잡았다. 콘서트 티켓 예매처럼 예매 시작과 동시에 '명당'을 차지하기 위해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쿠키 영상을 확인하기 위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지킨다. N차(다회차) 관람을 통해선 영화 속 숨겨진 이스터에그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됐다. 이 모든 것이 마블 영화가 탄생시킨 진풍경이다.

이 뿐이 아니다. 마블 히어로의 코스튬을 입고 마블 영화 개봉 시즌에 맞춰 등장하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특별 콤보 세트'를 사모으는 열성 팬들이 등장했다. 마블 관객들을 겨냥한 마블런(마라톤) 등 관련된 다양한 행사까지 열린다.

마블은 단순히 영화를 '관람'만하는 것을 떠나 참여하고 체험하는 다양한 재미를 선사하며 마니아를 양성하고 있다. 이유있는 마블의 '광풍'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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