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미투 이후 1년"…김기덕 감독, 사과 대신 역고소→분노한 영화계(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4-18 15:37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영화 감독 김기덕에 대한 미투 논란이 빚어진지 1년. 김기덕 감독은 아직까지 사과나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 사과 대신 피해자를 향한 '역고소'를 선택, 피해자들에게 더욱 큰 상처와 아픔을 남겼을 뿐이다.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 5층 정의실에서 미투 논란에 휩싸였던 영화 감독 김기덕을 규탄하기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은 영화감독김기덕사건공동대책위원회의 주최로 진행됐다.

김기덕 감독은 문화계를 중심으로 퍼진 미투 운동으로 인해 지목된 대표적인 가해자. 지난 해 초 김 감독에게 성추행 및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 여성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칸, 베니스, 베를린 등 세계 3대 영화제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연출력을 인정받으며 존경 받았던 거장 감독의 추악한 민낯에 대중 모두 경악했다.

피해자들의 구체적인 증언이 이어졌음에도 김기덕 감독은 사과하지 않았다. 사과는커녕 피해자의 증언 방송한 'PD수첩'과 피해자 A씨를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최근에는 한국여성민우회가 일본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자신의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 개막작 초청 취소 공문을 보내 자신이 성폭력 가해자로 명예 훼손했다며 서울서부지법에 3억 원 손해배상소송까지 제기했다.
이윤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부소장, 홍태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사무국장, 박건식 MBC PD수첩 피디,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 한유림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전문위원과 활동가들이 18일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진실을 밝히려는 목소리는 막을 수 없다'는 주제로 열린 '고소남발 김기덕 감독 규탄 기자회견'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서초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04.18/
김 감독의 역고소로 가슴에 피멍을 안고 살아가는 피해자들. 반면에 미투 논란 이후에도 여전히 해외 유명 영화제에서 활발할 활동을 이어어고 있는 김기덕 감독. 결국 이런 김 감독을 향해 영화계가 분노했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김기덕 감독의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고 김 감독을 비롯해 김 감독을 옹호하며 나선 이들에 대한 영화계 퇴출에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에서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홍태화 사무국장은 "피해자분께서 바란건 오로지 사과뿐이었다. 영화인신문고에서는 김기덕 감독에게 사과를 요청했지만 어떤 응답도 없었다.그 이후 이어진게 피디수첩의 방영이었다. 그런데도 김 감독은 그 누구에게도 반성이나 사죄를 하고 있지 않다. 가해자는 유죄가 드러났음에도 해외 영화제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며 "또한 가해자 편에 서서 옹호했던 프로듀서 역시 왕성하게 제작자로 활동중이다. 가해자와 가해자 편에 선 사람들이 너무나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과 달리 여성 피해자는 영화계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가해자는 살아나고 피해자는 죽어버린 영화계가 한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 영화계는 가해자를 옹호하는 사람들의 반성과 사죄를 촉구하고 강력 대응한다. 이렇게 사죄와 반성하지 않는 분은 영화계 퇴출까지 고려하며 강력대응하겠다. 성폭력에 대응하기 위해서 영화계까 모두 머리 모아 고민하겠다. 김기덕 감독은 모든 피해자에게 사죄를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윤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부소장, 홍태화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사무국장, 박건식 MBC PD수첩 피디, 강혜란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 한유림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 전문위원이 18일 서초동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진실을 밝히려는 목소리는 막을 수 없다'는 주제로 열린 '고소남발 김기덕 감독 규탄 기자회견'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서초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04.18/
'PD수첩' 박건식 PD도 목소리를 더했다. 박 PD는 "김기덕 감독은 유일무이하게 우리나라에서 세계 3대 영화제를 석권하신 분이다. 가장 유명한 감독이다. 그런데 여성 피해자들의 인터뷰를 보면 김 감독이 승승장구하고 해외 영화제를 가실때마다 더 초라하고 후회하신다고 하더라. 내가 거부하지말고 그의 요구를 따랐어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하신다더라"며 "피해를 보신분들은 점점 비참함을 느끼고 영화계를 떠나는데 가해자는 승승장구하는 현실은 잘못된거라 생각한다. 2차 가해뿐 아니라 3차 가해까지 막아야한다고 생각한다. 피해자분들은 떳떳히 살고 가해자들이 영화계를 떠나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말했다.

한국영화성평든센터 든든의 한유림 전문위원은 영화단체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공동성명서를 통해 "기덕 감독의 영화 개봉이 취소되고 감독으로서의 명예가 훼손된 것은 김기덕 감독 본인이 저지른 일들의 결과다. 김기덕 감독이 더 이상 2차 가해를 멈추고 이제라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자성하기를 촉구한다. 동료 영화인이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입증 가능한 법적 책임만큼이나 도의적 책임의 무게를 깊이 깨닫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성명서에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여성영화인모임, 한국영화마케팅협회 등이 참여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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