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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지식재산권) 라이선스에 특화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글로벌 게임사 SNK가 코스닥 시장에 재도전한다.
SNK는 '더 킹 오브 파이터즈', '사무라이 스피리츠', '메탈 슬러그' 등의 글로벌 히트 IP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1978년 일본에서 설립됐다. 하지만 시장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해 2001년 도산을 했고, IP 사업 부문을 중심으로 유지가 되다가 2015년 중국의 갈지휘 회장이 인수를 했다. 즉 일본에서 주로 개발을 하고, 대주주는 중국인이고 상장은 한국에서 하는 3국 합작 구조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개발을 도맡고, 중국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두며,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과는 국가를 달리한 비슷한 형태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인기 IP를 중심으로 한 라이선스 사업이 매출의 62%를 차지하며 다른 게임사와는 분명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외에도 게임개발과 퍼블리싱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라이선스 사업의 경우 자체 개발비 및 마케팅비가 소요되지 않기에 '알짜'로 꼽히며 높은 영업이익률이 특징이지만 상대적으로 매출 규모는 낮을 수 밖에 없다.
공모 희망가는 최저 3만800원, 최대 4만400원이다. 최저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6493억원, 최대는 8509억원에 이른다. 실적 예상치로 비교했을 때 코스닥 상장사인 웹젠과 지난해 영업익은 거의 비슷하고 매출액은 3분의 2 정도인데, 웹젠의 시가총액은 18일 현재 7000억원을 갓 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기자간담회에 나선 SNK 전세환 공동 CEO는 "예상 실적치로도 PER(주가수익률)이 9~12배 정도로 결코 공모가가 높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인기 IP 외에도 200종에 이르는 IP를 보유하고 있고, 비용이 적게 들어 영업이익률이 높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 있는 규모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대주주가 구주매출을 통해 엑시트(exit)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향후 IP의 M&A 등에 쓰일 신규 투자금이기에 성장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기관 수요예측이 기대치에 부합하지 않아 공모가가 하단 이하로 떨어질 경우에도 불구, 지난해와 달리 반드시 상장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사회와 투자자들과 함께 논의할 사항이라 상장 완수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분명 시장에서 우리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SNK의 대표 IP '더 킹 오브 파이터즈(이하 KOF)'는 1994년부터 지속적으로 출시해 시리즈 누적 400만장 이상 판매, 100개 이상의 캐릭터를 보유한 게임이다. 'KOF' IP를 이용한 게임은 2015년도 글로벌 퍼블리셔 텐센트를 통해 'KOF'98 UM OL'이 출시돼 매출에 큰 기여를 했고, 지난해 7월, 넷마블을 통해 일본에 'KOF 올스타'를 출시해 5일만에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양대 마켓 모두 다운로드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올 상반기에 'KOF 올스타'를 국내 및 글로벌 런칭할 예정이다.
1993년 시작된 정통 액션 대전게임 '사무라이 스피리츠' 시리즈는 무기를 사용해 싸우는 대전 액션이라는 특징과 매력 있는 캐릭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IP다. 지난해 12월 텐센트를 파트너로 한 '사무라이 스피리츠: 롱월전설'을 중국에서 출시했으며, 발매 직후 플랫폼 위챗(WeChat)에서 매출 순위 1위, 애플에서 다운로드 순위 1위, 매출 3위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SNK는 전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조이시티를 통해 국내에서 '사무라이 쇼다운M'으로 출시됐다. 이밖에 3D 그래픽의 '사무라이 스피리츠' 콘솔판 게임이 오는 6월 글로벌에 출시될 예정이다.
SNK는 IP 가치 제고를 위해 자체 개발 게임을 개발하고 스핀오프를 통해 신규 IP를 창출하는 동시에 애니메이션, 피규어,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로 IP를 확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오락실의 추억을 휴대용 게임기로 제작한 레트로 게임기 '네오지오 미니'를 지난해 7월 일본을 시작으로 글로벌에 발매해 현재까지 약 30만대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SNK의 상장 흥행과 성공 여부에 따라 한동안 중단된 게임사들의 상장 러시가 이어질지 기대된다. 지난해 SNK와 마찬가지로 자진 철회한 카카오게임즈와 더불어 스마일게이트RPG 등이 빠르면 올해 상장을 저울질 하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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