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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한적한 섬마을에서 남편과 사별 후 홀로 식당은 운영하며 기강(손호준)과 기순(남보라) 남매를 키운 순옥은 빠듯한 사림에 아들의 사고를 묵묵히 수습하며 모진 세월을 견뎌온 인물. 평생 까막눈으로 살아온 순옥은 집 나간 아들 기강이 대형 사고를 치고 사형수가 되자 아들을 살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생애 처음 글을 배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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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순옥이 아들을 면회 갈때마다 입는 새하얀 한복의 의미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 한복이 바로 엄마의 마음인 거다. 그 한복이 보통 한복도 아니고 아주 깨끗한 옛날 한복이다. 아들에 대한 그 사랑이 한복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감독님과 이야기를 주고 받은 끝에 한복을 입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복에 순옥의 모든 마음이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상징적인 옷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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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순천의 화포마을에서 촬영한 '크게 될 놈'. 먼 로케이션 거리도 김해숙에게는 강행군이었다. "영화 '아가씨'를 할 때 소록도를 가면서 그곳이 우리 나라에서 제일 먼 곳인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더 멀리가더라. 오고가는 것도 힘들고 몸도 안좋고 깁스는 했고 영화를 찍으면서 두 번이나 엉엉 울었다"고 말했다.
극중에서도 우는 장면이 많았던 김해숙. 그는 "저도 우는 연기를 참 많이 한다. 세월이 흐르는게 아쉽긴 하지만 좋을 때도 있다. 울음이 똑같은 울음이 없다는 걸 나이를 먹으면서 알게 됐기 때문이다. 가슴이 아파서 우는 울음과 그렇지 않은 울음 등 여러 울음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매번 울기만 하는 것보다는 가장 깊은 울음이 뭘까 고민했다"며 "사람이 슬프다고 단순하게 우는 것 보다는 울음이 다 다르니까 순옥에 이입이 돼서 매번 다르게 울려고 했다. 교도소 접견신에서는 정말 가슴이 찢어지는 것처럼 눈물이 났다. 심근경색 걸린 것처럼 속 안에서부터 아파오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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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될 놈'에 이어서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 KBS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에서도 엄마 역을 맡은 김해숙 그는 "두 작품 속 엄마가 전혀 다르다. 드라마는 딸 셋과 엄마의 이야기인데, 정말 현실적인 이야기가 많았다"며 "사실 '크게 될 놈'의 엄마는 상징적인 엄마다. 그런데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에서 조금 새로운 엄마의 모습이 나온 것 같다. 첫회부터 소리지르고 화내고 장난 아니지 않나. 원래 모녀가 그런다.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속 엄마와 딸의 이야기는 정말 현실적이라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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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드라마에서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고 높은 시청률로 성공을 이끄는 김해숙. 하지만 단 한번도 연기대상을 받아 본적이 없다고 말해 취재진을 놀라게 했다. "언젠가부터 상에 대해서는 연연하지 않게 됐다"고 입을 연 김해숙은 "저는 연기대상 한번도 못타봤다. 당연히 예전에는 속도 상했다. 하지만 다른 곳에서 힘을 얻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제 이름을 검색해보면, 연기대상 시즌만 되면 네티즌 분들이 늘 저를 응원해주시더라. 그리고 왜 제가 상을 못받았냐며 대신 속상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 그게 저의 힘있다. 그분들의 응원이 제 상이다. 그리고 시청자분들이 저에게 '국민 엄마'라는 타이틀까지 주시지 않았냐. 이미 그게 저에겐 큰 상이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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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점점 엄마 역의 햇수가 늘고 많아질수록 두렵기도 하다는 그는 "너무나 많은 엄마를 연기하지 않았냐. 저는 항상 세상의 모든 엄마의 모습을 연기로 표현하고 싶다. 배우로서 그 안에서 의미를 찾고 싶다"며 "이 세상의 모든 모정을 연기로 표현하고 싶은데 전작과 비슷하면 어쩌나 딜레마에 빠질때도 있고 두려울 때도 있다. 그래서 그 안에서 안주하지 않으려고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도 엄마에만 국한되서 연기하는게 아쉬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저는 다양한 역할을 해본 것 같다. 미니시리즈에서는 완전 변신했고 영화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해서 배우로서는 복을 받은 것 같다. 그래도 제가 가장 행복할 때는 엄마 역을 할 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꾸러기'라는 작품에서 처음 엄마 역을 했다. 30대 초반이었다. 사실 예전에는 결혼하면 바로 사장이 되거나 엄마 이모 역으로 바로 빠져야 했다"며 "지금까지 했던 모든 엄마 역이 제겐 다 소중하다. 사형수의 엄마, 소매치기의 엄마, 딸하고 싸우는 엄마 등 사실 이 모든 역이 다 '모성'이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돈을 던지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엄마라면 다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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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공공의 적'(2002), '실미도'(2003)에서 조연출을 맡고 '크게 될 놈'은 '도마뱀'(2006)을 연출한 강지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김해숙, 손호준, 남보라, 박원상, 백봉기 등이 출연한다. 오는 18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준앤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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