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사랑 빙자한 집착=진짜 현실 공포"… 강예원, '왓칭'으로 말하고 싶은 것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4-11 16:4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한 여성으로서 내가 여기서 다른 여성들을 대신해서 범인을 이겨보자는 사명감도 있었죠." 일상의 공포와 마주하는 평범한 여성. 그렇지만 상황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맞서고 마침내 이겨내는 주체적인 여성. 배우 강예원이 영화 '왓칭'을 통해 완성했다.

어느 날 갑자기 회사 지하주차장에서 납치당한 여자 영우(강예원 분)가 자신을 조여오는 감시를 피해 필사의 탈주를 감행하는 공포 스릴러 영화 '왓칭'(김성기 감독, 스토리공감 제작). 극중 주인공 영우 역의 강예원이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작품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내 연애의 기억'(2013, 이권 감독), '날, 보러와요'(2015, 이철하 감독), '트릭'(2016, 이창열 감독), '비정규직 특수요원'(2017, 김덕수 감독) 등 영화와 OCN '나쁜 녀석들'(2014), KBS '백희가 돌아왔다'(2016), MBC '죽어야 사는 남자'(2017) 등 드라마를 오가며 활발하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강예원. 꾸준한 연기 활동으로 스펙트럼을 넓히고 있는 그가 '왓칭'에서 어느 날 갑자기 주차장에서 납치 당한 이후 필살의 탈주를 벌이는 영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극중 평범한 커리어우먼인 영우는 여느 날처럼 야근을 마치고 퇴근을 하기 위해 회사 주차장으로 내려와 차에 타려는 순간 원인 모를 사고로 정신을 잃고 그대로 쓰러져 납치 당한다. 극한의 공포도 잠시, 지옥같은 공간에서 살아 나가기 위해 탈출을 감행한다. 영화의 모든 회차에 참여하며 열연을 펼친 강예원은 맨발로 질주하거나 직접 목을 졸리는 등 다소 위험할 수도 있는 장면부터 극한의 감정연기까지 해냈다.

이날 강예원은 "시나리오에는 제가 현실에서 느꼈던 지하주차장이나 CCTV에서 느꼈던 공포에 대한 흡입력이 있었다. 사실적인 느낌이었다. 저는 스너프를 즐기는 집단이 있다는 것도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알았다. 그런 일이 그런 무서운 일이 실제로 사회에 있다는게 많이 놀랐던 것 같다"고 '왓칭'의 첫인상에 대해 전했다.
영화 '왓칭' 스틸
출연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의상과 메이크업, 스타일을 모두 스스로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진 강예원. 그는 이번에도 단발머리와 의상도 모두 자신이 선택했다고 전했다.

전작 '날 보러와요'에 이어 '왓칭'까지, 스릴러 영화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며 '스릴러 퀸'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강예원. 그는 "사실 '날 보러와요'와 '왓칭' 두 편 밖에 안했는데 스릴러퀸이라는 표현은 과분한 표현인 것 같다. 감사한 반응인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그런 호칭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스릴러 더 하고 싶은데 굉장히 많이 한 것처럼 비춰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저는 사실 스릴러 영화를 워낙에 좋아한다. 미드도 그런 장르를 좋아한다. 어두운 장르를 즐기는 편이다. 저는 'PD수첩', '그것이 알고 싶다' 같은 프로그램도 엄청 좋아한다. 그런것만 본다"고 덧붙였다.

강예원은 러닝타임의 대부분을 지하주차장에서 이뤄지는 '왓칭'을 찍으면서 "햇빛을 못보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오후에 지하주차장에 들어가서 아침에 나왔다. 아침에 햇빛을 봤을 때 눈이 부시고 살아나는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사람은 햇빛을 주기적으로 일정하게 받아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 거의 30일 정도 지하주차장으로 출퇴근을 했다. 밤에는 지하주차장에 있고 낮에는 암박치고 자고, 심적으로 우울하고 피폐해지는 느낌이었다. 저 뿐만 아니라 스태프들도 지하주차장에서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지하주차장은 원래 무서워했는데 더 무서워졌다"는 강예원은 "그리고 CCTV가 더 기분이 나뻐졌다. CCTV가 나를 지켜주기도 하지만 나를 지켜보는 도구로 느껴진다. 엘리베이터만 타도 CCTV를 보게 되고 뭔가 싸한 느낌이 들더라"고 전했다.

추위로 인한 고통 또한 컸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 속에서 거의 빨간 드레스 한 장 입고 나오지 않나. 제가 진짜 추위를 많이 타는데 추위도 정말 고통스러웠다. 왜 내게 이런 시련이 오나 생각이 되냐는 생각까지 했다. 차라리 뛰는 신이 있으면 반가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힘든 촬영과 액션신을 통해 '새 재능'을 발견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제가 달리기가 빠른 줄 몰랐는데 제가 달리기가 엄청 빠르더라. 쾌감이 있었다"며 "제가 날쌔구나 싶더라. 제가 진짜 잘뛰더라. 그리고 제가 그렇게 운전을 잘하는 지도 몰랐다. 저희 스턴트 분들이 다 놀라시더라. 주변에서 겁도 없다고 스턴트 하시라는 이야기를 했을 정도다"고 전했다.
이날 강예원은 극중 영우라는 캐릭터에 대해 "마냥 여자 피해자로서 연기하고 싶지 않았다. 주체적이고 강인한 여성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평범한 여성이긴 하지만 죽음 앞에서나 두려움 앞에서는 범인을 강해지기도 하고 또한 범인을 달래도 봤다가 빌어도 봤다가 다양하게 변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며 "처음에는 약한 여성일지는 몰라도 뒤로 가면서는 범인을 향해 너 죽고 나죽자가 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한 여성으로서 내가 여기서 다른 여성들을 대신해서 이 사람을 이겨보자는 사명감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일상의 공포를 강조하는 '왓칭'. 심각한 후유증은 없었냐는 질문에 "저는 그림그리면서 색깔로 많이 푸는 편이다. 저는 그런 스트레스를 잘 푸는 편이다. 다른 것에 에너지를 쏟으면서 푸는 편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지금도 지하주차장에 혼자 있으면 무섭다. 그냥 CCTV가 돌아가는 것만 봐도 저 안에 누가 나를 저렇게 보고 있을까 무섭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예원은 극중 스토커이자 싸이코패스인 준호라는 캐릭터에 대해 "사랑을 빙자한 싸이코패스 아닌가. 자기의 사랑을 빙자한 계속한 집착아닌가. 데이트 폭력과도 연관이 되어 있는 것 같다. 모든 범죄가 이안에 숨어있다. 저는 이런 범죄가 현실에 가장 밀접해 있는 범죄 같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는 "사실 무슨 연쇄살인마라고 하면 와닿지 않는데, 사랑을 빙자해서 옆에 지켜보고 있다가 누나 누나 이러면서 강압적으로 다가오고 그런 모습은 진짜 현실에 있고, 일어나는 일 아닌가. 그런게 정말 무서운 일 같다"고 말했다.

극중 공포에 질린 여성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목이 졸리는 장면에서 준호 역의 이학주에게 '실제로 목을 졸려달라'고 부탁했다는 강예원. 그는 "제가 부탁하긴 했는데 정말 촬영할 때 만큼은 내가 이러다 죽는구나 싶기도 했다. 정말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극중 공포 연기에 대해서는 "감독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뭔가 사전에 엄청 어떤 연기를 할지 철저히 준비를 하진 않았다. 공포를 느꼈을 때 느낌은 나만이 느끼는 공포이기 때문에 미리 준비한다기 보다는 현장에게서 느끼는 공포를 표현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강예원은 '왓칭'에 대해 "대중들이 좋아할 수 있는 오락성 있는 영화라고 생각을 한다. 그 안에 있는 사회적인 문제들이 내 눈앞에 있는 문제들부터 저 멀리 있는 이야기까지 내포하기 때문에 두가지를 다 가지고 있어서 관객분들이 신선하고 재미있는 공포물로 느껴주셨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왓칭'은 김성기 감독의 첫 연출작이다. 강예원, 이학주, 주석태, 임지현, 김노진 등이 출연한다. 4월 17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리틀빅픽쳐스


무료로 보는 명품 커플 궁합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