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로버트 할리, 한국인 하일→마약 사범→퇴출…씁쓸한 귀화 23년차(종합)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한 뚝배기 하실레예?"

방송인 로버트 할리(61·하일)가 마약 혐의로 투옥됐다. 최근 아들 하재익과 함께 방송 출연에 열의를 보여온 그로선 씁쓸하기 그지없는 귀화 23년차가 됐다.

'영도 하씨 개조(開祖)'이자 '부산 사투리 쓰는 외국인'으로 유명한 로버트 할리는 8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은 로버트 할리는 9일 새벽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됐다.

로버트 할리는 최근 아들 하재익(25)과 함께, 혹은 홀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주 KBS2 '해피투게더4(이하 '해투4')의 '나 한국 산다' 특집에 출연해 샘 해밍턴과 톰과제리 못지 않은 케미를 뽐냈고, 아들 교육에 대한 고민도 털어놓았다.

이번주에도 검거 당일 아내 명현숙과 함께 출연한 TV조선 '얼마예요?'가 방송됐고, 10일에는 엑소 첸, 개그맨 MC딩동, 의사 여에스더와 함께 한 '라디오스타(이하 '라스')' 방송을 앞두고 있었다. 이밖에 올해초 tvN '아찔한 사돈연습', SBS플러스 '펫츠고! 댕댕트립' 등에도 출연한 바 있다.

특히 로버트 할리는 지난 2009년 광고 카피인 '한뚝배기 하실레예?'가 크게 히트하며 웹상의 '합성 필수요소'로 자리잡으며 10대들에게도 인지도를 높여 다양한 연령대에 어필하는 방송인으로 활약해왔다.

하지만 이번 마약 파문으로 인해 로버트 할리는 방송가에서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이미 '라스' 제작진은 "이미 녹화와 편집을 마친 상태에서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했다"면서도 "경찰 수사가 진행중인 중대사안이고, 연예인 마약 사건에 대한 시청자 정서를 고려해 로버트 할리의 출연 장면과 관련 내용을 최대한 편집하겠다"고 밝혔다.

KBS 측도 발빠르게 로버트 할리가 출연한 지난 2주간의 '해투4' 출연분의 다시보기를 삭제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타 방송사 역시 로버트 할리 관련 방송의 삭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출신인 로버트 할리는 한국에 정착한지 31년된 국제 변호사 겸 법학박사, 몰몬교 선교사다. '부산 사투리하는 외국인'으로 유명해졌고, 유쾌한 말솜씨를 앞세워 부산방송(당시 PSB, 현 KNN) 리포터로 활약하며 방송인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한국 예능과 광고 등을 통해 유명 인사가 됐고, 1997년 한국으로 귀화했다.

마약 혐의로 체포된 로버트 할리가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으로 입감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로버트 할리는 '하일'이란 이름을 가진 올해로 귀화 23년차 한국인이자 '영도 하씨'의 개조다. 현재까지 영도 하씨는 로버트 할리와 그 자녀 3명 뿐이다. 지난 30여년의 방송생활, 귀화 이래 23년간 이렇다할 추문 한번 없이 활발하게 활동해온 로버트 할리인 만큼, 이번 마약 파문은 더욱 충격적이다.

입감 당시 로버트 할리는 "죄송합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라는 말만 남겼다. 그는 최근 자택에서 인터넷으로 구매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로버트 할리는 자신에게 필로폰을 판매한 인터넷 마약상의 구매 첩보에 의해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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