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어른이란 무엇인가"…'미성년' 감독 김윤석, 데뷔작서 던진 비범한 물음(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4-01 16:3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만 19세로 정의되는 성년과 미성년. 과연 나이로 어른과 아이를 정의 내릴 수 있을까. 진짜 어른은 무엇인지에 대한 비범한 질문을 내리는 '미성년'. 배우 김윤석의 첫 연출작이 놀랍다.

평온했던 일상을 뒤흔든 폭풍 같은 사건을 마주한 두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미성년'(김윤석 감독, 영화사 레드피터 제작). 1일 서울 강남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시사회에는 감독 겸 주연을 맡은 김윤석을 비롯해 염정아, 김소진, 김혜준, 박세진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김윤석, 염정아, 김소진 등 믿음직한 배우들과 김혜준, 박세진 등 신선한 라이징 스타들의 조합으로 눈길을 끈 '미성년'은 무엇보다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명실상부 충무로 최고의 배우인 김윤석의 첫 영화 연출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마침내 공개된 '미성년'은 김윤석에게 '배우'가 아닌 당당히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부끄럽지 않게 안길 수 있을만한 섬세한 작품임이 분명했다.
1일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미성년'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를 마치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겸 감독 김윤석. 자양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4.01/
'미성년'은 두 가족에게 벌어진, 어찌 보면 자극적일 수 사건으로 시작하는 작품이지만, 사건 그 자체 보다는 각각의 인물들의 내면에 집중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영화다. 하나의 사건, 한명의 인물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두 10대 소년을 중심으로 다섯 명의 인물들의 감정선에 고루 집중하며 섬세한 내면 드라마로서의 미덕을 보여준다. 특히 김윤석, 염정아, 김소진을 비롯해 김희원, 이희준, 염혜란, 이정은 등 어른스러운 모습을 찾을 수 없는 어리석은 성년과 아이스러운 모습을 능가하는 10대 소녀들의 모습은 성년과 미성년의 이미를 곱씹게 하며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

이날 연출자 김윤석은 "굉장히 긴장된다. 당이 떨어지고 뼈가 아프다"고 첫 연출작을 선보이는 떨리는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어떤 사람은 잘못을 저질렀는데 술에 취해 코를 골면서 자고 잘못이 없는 사람은 가슴에 피멍이 생길 지언정 회피하지 않고 인간의 자존감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해내는 연기자를 선택했고, 시나리오를 보내드렸다. 특히 염정아씨와 김소진씨는 이 대본의 느낌을 너무나 훌륭히 소화내실 거라 생각해서 부탁드렸는데 감사히도 받아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주리와 윤아 역의 혜준씨와 세진씨는 오디션에 참석해서 1차부터 4차까지 오디션을 통해 선택했다. 어떤 기교를 통해 연기를 매끄럽게 흉내내는게 아니라 서툴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분들을 원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두분과 함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1일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미성년'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에 참석한 염정아.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4.01/
'미성년' 속 독특한 유머 코드에 대해서는 "제가 좋아하는 코미디의 형식은 캐릭터가 희화화되는 것 보다 상황이 주는 아이러니에서 주는 코미디를 좋아한다"고 전했다. 이어 "톡톡 튀는 유머의 70%는 모두 이보람 작가 덕이다. 여성작가님이기 때문에 제게 굉장이 자문을 많이 구했다. 희곡 작가님이셔서 시나리오의 장면구성은 제가 담당했지만 유머는 작가님의 공이다. 잊을 수 없는 작업이었다"며 공을 이보람 갱가에게 돌렸다.

연출 뿐만 아니라 극중 대원 역을 연기하기도 한 김윤석은 "대원은 익명성을 띄기를 바랐다. 약하고 옹졸한 캐릭터이길 바랐다. 캐스팅에 고심했다. 그런데 누구에게 부탁하기가 어렵더라. 대원은 특별히 나오는 부분이 아니면 뒷모습 등으로만 표현하다. 개인이 아닌 익명성으로 보이기 위한 방법이었다. 대원으로 인한 분노의 파장이 너무 커서 네 사람의 감정이 가려질까봐 제가 연기하면서 조절하기로 결정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감독으로 '미성년'은 정말 염정아, 김소진, 김혜준, 박세진 배우들이 얼마나 연기를 잘하는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신인 감독의 패기로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1일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미성년'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를 마치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배우 김소진. 자양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9.04.01/
영주 역의 염정아는 "오로지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는 영화가 참 좋았다. 그리고 그 영화를 김윤석 감독님이 어떻게 표현하실지 궁금해서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에 대해 서 말했다. 이어 "감독님과 작업은 배우로서 경험해본적이 없을 정도였다"고 김윤석에 대한 믿을 드러낸 염정아는 "감독님이 배우시다 보니까 저희가 놓칠 수 있는 사소한 감정들도 짚어주시는데 정말 와닿았다. 현장에서 연기하는게 너무나 즐거웠다. 매일 현장에 가고 싶었다. 영화를 다 보니까 이 작품을 제게 주셔서 너무 영광이다"고 덧붙였다.

미희 역의 김소진은 "영화가 굉장히 섬세한 면들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 그리고 감독님이 여자의 마음을 너무 잘 읽어내신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감독님 본인이 가시진 섬세한 성향도 있으시겠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 각각의 깊은 고민과 관심이 있으셨기 때문에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 감독님의 진솔한 태도가 저에게도 신뢰감을 얻게 됐다. 영화를 결과적으로 봤을 때도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극중 주리 역의 김혜준은 "사건보다 사건을 마주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로 흘러가는게 따뜻하고 뜨거웠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그래서 너무너무 오디션을 잘보고 싶었다. 준비를 하면서 열일곱살 역할이다보니 제가 겪었던 열일곱 행동과 생각을 떠올리려 했다. 실제로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도 지나가보면서 관찰도 했다. 여고생이 할 법한 생각이나 행동들을 신경쓰려 했다"고 말했다.

"오디션을 보기 전부터 인물들이 큰 사건을 따라가는 영화보다 인물이 개인이 겪은 한 사건을 감정을 쭉 따라가면서 극복하는 영화들을 좋아했다. 그래서 오디션 대본을 받았을 때 단숨에 읽었다"고 입을 연 윤아 역의 박세진은 "그리고 감명 깊게 읽어서 신인 배우를 뽑는다면 내가 꼭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를 보면 윤아라는 아이는 단단한 모습이 많지만 그 안에 여린 모습이 드러나는 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껍질을 다 벗긴 윤아의 모습 속에는 그 나이대 여고생의 모습이 담겨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성년'은 김윤석이 메가폰을 들었으며 김윤석, 염정아, 김소진, 김혜준, 박세진 등이 출연한다. 오는 4월 11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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