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현장]'로망' 이순재X정영숙, 도합 114년 연기 내공이 완성한 老부부의 먹먹한 사랑(종합)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3-18 13:1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연기 도합 114년. 명품 배우들이 그려내는 치매 노부부의 먹먹한 로맨스가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적실 예정이다.

정신줄 놓쳐도 사랑줄 꼬옥 쥐고 인생 첫 로망을 찾아 떠나는 45년 차 노부부의 삶의 애환이 스민 로맨스 영화 '로망'(이창근 감독, 메이스엔터테인먼트·제이지픽쳐스·MBC충북 제작). 18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이순재, 정영숙, 조한철, 배해선, 이창근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로망'은 한평생 가족을 위해 아등바등 살아온 45년차 노부부가 동반 치매를 선고한 세월의 뒤통수에도 둘만이 간직한 부부의 첫 로망을 기억하며 생의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는 이야기를 그린다. 고령화 치매 사회를 담담히 직시하고 사랑이라는 따스한 솔루션을 환기하는 작품으로 지금떳 영화에서 다루지 않았던 부부의 '동반 치매'를 소재로 대한민국에 노년의 삶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와 새로운 화두를 던진다.


'로망'이 관객의 기대감을 높이는 가장 큰 이유는 모든 배우들의 롤모델인 이순재와 정영숙의 만남에 있다. 1956년 드라마 '나도 인간이 되련가'로 데뷔 63년차 현역 배우인 이순재는 전 국민의 눈물과 웃음을 자아내는 자타공인 국민 배우. 그는 사랑이 남사스러운 무뚝뚝한 남편 조남봉 역을 맡았다. 이매자 역을 맡아 이순재와 부부 호흡을 맞추는 정영숙은 1968년 TBC 6개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50년이 넘는 시간동안 TV와 영화를 지킨 배우. 최근에는 JTBC '눈이 부시게'에서 샤넬 할머니를 완벽히 연기하며 젊은 세대의 마음까지 빼앗았다. 연기 경력 도합 114년인 두 명품 배우의 시너지에 관객의 몰입감은 더욱 높아진다.

메가폰을 잡은 이창근 감독은 "70대의 노부부가 동반 치매라는 역경이 오고 그런 역경을 함께 겪어내는 이야기다. 지금은 기억은 사라지고 예전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나오는 그들의 로망을 그려내는 영화다"며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로망'에서 치매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기 보다는 치매 또한 다른 병들처럼 시련이고 역경일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 로망을 통해서 가족들과 부모님들의 마음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부모님들이 얼마나 우리 가족들에게 아프시면서까지도 피해를 주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가지고 계신지, 몸이 아픈데도 마음까지 아픈 느낌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위로를 해드리고 싶었다"며 "치매를 다루면서 조심스러우면서도 신경을 쓴 부분이 그런 부분들이다"고 설명했다.

이순재는 "이 작품의 결론은 이 노부부가 살아서 동행은 더 이상 힘들고 떠나는 길을 함께 하려는 부부의 선택을 보여준다. 마지막에서 생사의 함께 하려는 노부부가 바닷가에서 먼산을 바라보는 기분이 바로 이 영화가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로망'을 택한 이유를 묻자 "원래 나아가고 싶었던게 영화다. 대학교 때 세계 각국의 영화를 보면서 영화를 꿈꿨지만 과거에는 쉽지 않아서 연극무대에 섰었다. 사실 저는 언제나 영화에 대한 환상이 있다. 영화라면 무조건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영화인데다가 주연을 무조건 하고 싶었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그는 "완전한 치매 캐릭터가 아니라 왔다갔다하는 캐릭터 인데 굉장히 재미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정영숙은 극중 이매자 캐릭터에 대해 "혼자 인내하려고 하다가 가족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자살까지 시도하는 인물이다. 폐끼치지 말고 가야한다는 마음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길을 떠나면서 해변가에서 밤을 지새면서 아팠던 모든 것을 체온적으로 느끼면서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깨끗하게 떠나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정영숙은 '로망'을 택한 이유를 묻자 "제 나이에는 할 수 있는 역할이 한정이 있지 않나. 그런데 이런 캐릭터가 들어와서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이야기도 너무 감동적이었다. 젊은 이들을 위한 작품은 있지만 이런 휴먼 작품은 찾기 힘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좋은 작품을 무조건하고 싶었다"며 "이 작품을 보시고 많은 생각도 하시고 젊은 이들은 부모님에 대해 생각할 계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가장이 가장 어려운 조남봉과 이매자의 아들 조진수 역의 조한철은 "이순재 선생님의 존재 자체가 감동이었다"며 선배님들과 연기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63년 동안 하나의 일을 하신다는게 너무 감동적이다. 또한 이순재 선생님, 정영숙 선생님이 함께 연극하시는 걸 봤는데 등장하실 때부터 울컥하고 눈물이 나더라"라며 "관객 여러분들도 저와 비슷한걸 느끼실 거라 생각한다. 정말 소중한 작업이었다. 정말 매 순감 감동이었다"고 말했다.


외조도 내조도 똑 부러지는 며느리 김정희 역의 배해선은 "이순재 선생님, 정영숙 선생님, 조한철 배우님은 정말 가족 같았다. 또 언제 만날 수 있을까 기대가 될 정도다"며 "정말 선생님들의 살아있는 인생일 담긴 아버지 어머니 캐리터를 볼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선물이었던 것 같다"고 감격했다.

'로망'은 이창근 감독의 첫 장편 연출 데뷔작이다. 이순재, 정영숙을 비롯해 조한철, 배해선, 진선규, 박보경, 이예원 등이 출연한다. 4월 3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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