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정준영→차태현·김준호'…'1박2일'부터 '라스'까지 "초토화된 예능"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03-17 16:34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가수 승리와 정준영의 카카오톡 메신저로 파생된 논란이 예능 프로그램까지 미쳤다. '국민 예능'이라 불리던 KBS2 '1박 2일'부터 MBC '라디오스타'까지. 그야말로 방송가가 초토화됐다.

KBS는 최근 불법 촬영과 유포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정준영을 KBS의 모든 프로그램에서 출연 정지시킨데 이어 정준영의 메인 프로그램 중 하나인 '1박 2일' 프로그램의 방송 및 제작 중단을 선언해 화제를 모았다.


'국민 예능'→'문제 예능'으로 전락한 '1박 2일'

'1박 2일'은 지난 2007년 8월 5일 첫 방송돼 2019년 3월 10일까지 무려 12년간 일요일 프라임 시간대를 책임진 '국민 예능'이다. 특히 현재 방송 중인 '1박 2일 시즌3'는 2013년 12월 1일 시작, 시즌2 멤버인 차태현 김종민과 함께 고(故) 김주혁, 김준호, 데프콘, 정준영이 가세해 기존 '1박 2일'과 다른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하지만 이러한 '국민 예능'이 정준영을 시작으로 '내기 골프' 논란을 일으킨 차태현과 김준호까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프로그램 시작 이래 사상 초유의 존폐 위기에 빠졌다.

사실상 KBS는 '1박 2일'에 대한 시청자의 꾸준한 관심도를 반영해 정준영 분량을 통편집하는 방향을 제작진과 논의했지만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 프로그램 제작을 잠정 중단하며 전면적인 프로그램 재정비에 나서게 됐다. 특히 이번 결정은 3년 전인 2016년 정준영이 전 여자친구로부터 성추행과 몰카 촬영 혐의로 한 차례 피소됐고 이후 무혐의 판정을 받은 뒤 가장 먼저 그를 복귀시킨 프로그램이 '1박 2일'이었기 때문. 자숙 4개월 만에 '1박 2일'로 돌아온 정준영은 이후 논란이 무색할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게다가 3년 만인 올해 정준영은 또 다시 몰카 촬영 혐의를 받게 되면서 그 여파가 결국 '1박 2일'까지 미치게 됐다.

비단 '1박 2일'의 잠정 중단 결정은 정준영뿐만이 아니었다. 현재 조사 중인 정준영의 휴대전화 속 '1박 2일' 출연진들로 이뤄진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1박 2일'의 멤버 차태현과 김준호의 내기 골프 정황이 발견됐기 때문. 논란이 보도되기 전 먼저 이 사실을 알게 된 '1박 2일' 제작진은 일찌감치 제작 중단이라는 결정을 내린 것. 이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1박 2일'에 대해 업계는 사실상 폐지 수순이라 내다보고 있다.


'범죄 성지' 만든 '라디오스타' '미운 우리 새끼' '나 혼자 산다' 'YG전자'

이처럼 연예계 큰 파장을 일으킨 '승리와 정준영 게이트'는 곧바로 스타들의 새로운 이력을 부각하며 신드롬 이미지를 만들어준 예능 프로그램으로 불똥이 튀었다. 그룹 빅뱅의 막내로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와 빅뱅 멤버들의 폭로를 일삼으며 예능 이미지를 쌓은 승리는 2016년 12월 방송된 '라디오스타', 2018년 3월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 2018년 12월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 등을 통해 '승츠비(승리+위대한 개츠비)' 이미지를 구축했다. 사람을 만나는 장을 만들기 위해 클럽(버닝썬)을 차렸고 월 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라멘 사업을 시작하며 사업가로서의 능력을 과시한 승리의 모습은 고스란히 예능 프로그램에 담기며 '범죄 성지 영상'으로 전락했다.


더구나 '승츠비' 승리의 사업 허세 완성판으로 불리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YG전자'는 최근 불거진 논란을 예언한 듯 YG 소속 아티스트의 마약 논란, 스캔들 등 각종 논란을 희화화한 내용으로 다시금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YG전자' 에피소드 중 YG의 수장인 양현석 회장이 승리를 향해 "너는 나 골탕 먹이는 거 연구하니?"라는 장면은 이번 승리 게이트를 비유하는 이른바 '짤'로 불리며 네티즌에게 희화화되고 있다.


직격탄 받은 '짠내투어' '개그콘서트' '서울메이트2'

이제 '승리·정준영의 게이트'는 사건이 불거지기 전 촬영, 녹화된 예능프로그램으로 불씨가 옮겨붙었다. 정준영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가장 첫 번째 시청자를 찾은 tvN '짠내투어'는 정준영의 모습을 통편집해 시청자의 불편함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짠내투어'는 지난 9일 방송된 홍콩 투어에 이은 두 번째 에피소드를 방송했는데 지난주와 달리 정준영이 담긴 장면과 멘트를 모두 통편집했다. 부득이하게 '짠내투어' 전체 멤버를 카메라에 담은 풀샷 장면에서는 큰 자막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다른 멤버들에게 가린 장면으로 대체해 정준영의 흔적을 남김없이 지웠다. 오는 24일 방송될 홍콩 편 역시 정준영의 모습을 통편집하고 다음 여행지 촬영부터 정준영이 하차한 여행으로 방송을 정상화할 계획이다.

정준영의 카톡으로 인해 내기 골프 논란을 일으킨 차태현과 김준호의 예능 프로그램들 역시 급한 대로 통편집과 하차를 두고 대책을 세우는 중이다. 차태현과 김준호는 내기 골프 논란에 재미 삼아 한 게임이며 주고받은 돈에 대해서는 모두 돌려줬다고 해명했고 동시에 공인으로서 내기 골프를 시작했다는 행위 자체에 대한 잘못을 통감하며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선언했다. 현재 차태현은 정준영의 사태로 방송을 잠정 중단한 '1박 2일'과 '라디오스타'에 출연 중이며 김준호 또한 '1박 2일'을 포함해 KBS2 '개그콘서트', tvN '서울메이트2'에 출연 중이다. 두 사람의 프로그램 수는 많지 않지만 이들의 프로그램 모두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인기 예능'들로 한동안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 프로그램 중 가장 먼저 입장을 전한 '서울메이트2'는 "오는 25일 시즌 종영 예정이었다. 김준호는 스튜디오 촬영분만 남아있는 상태였고 향후 2회 분량을 모두 편집하기로 결정했다"며 통편집을 밝혔다. '개그콘서트' 또한 "오늘(17일) 방송되는 김준호의 분량은 전부 통편집된다"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 김준호의 '개그콘서트' 하차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입장을 전하지 않았지 않았지만 김준호 본인의 하차 의지가 강한 만큼 '개그콘서트' 역시 공식적으로 하차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지을 예정이다. 차태현이 MC로 활약 중인 '라디오스타'는 다른 프로그램들과 달리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라디오스타' 측은 "현재 제작진은 상황을 파악 중이다"라는 말 외에 차태현 분량의 편집, 하차에 대한 계획을 밝히지 않았다. '라디오스타' 또한 차태현 본인의 하차 의지가 있는 만큼 잠정적 하차를 결정할 것으로 예측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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