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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르면 정준영이 포함된 단체 채팅방은 여성 성범죄의 온상 그 자체였다. SBS가 재구성한 채팅방 속 대화에 따르면 이들은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이고(기절) 성관계를 가졌다며 즐겁게 묘사했고, 정준영은 "성폭행했네"라고 답했다. 여성의 의사에 반해 이성을 성폭행하고 촬영하는 등의 중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이들은 웃고 떠들며 관련 영상과 사진을 수시로 교환했다.
특히 스스로의 행동이 범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거리낌없는 태도가 충격적이다. 정준영은 이들에게 "온라인 게임에서 만나 스트립바 갔다가 차에서 성폭행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정준영의 '단톡방 친구들'은 이에 "그건 지금도 하잖아" "우리 이거 영화야. 살인만 안했지 구속감" 등의 대화를 주고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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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SBS 취재결과 경찰은 고소장이 접수된지 무려 2주나 지난 뒤에야 휴대폰 제출을 요구했고, 결국 범행 도구인 휴대폰도 없이 허술한 수사를 이어갔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당시 담당 수사관은 "미리 제출하라고 했다가 분실했다고 하면 수사할 수가 없다. 조사받을때 제출하라고 요구한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지만, 정준영 측은 처음에는 '분실했다', 이어 '찾았지만 고장나서 자체 복구(업체에 의뢰했다)한 뒤 제출하겠다', 그리고 '휴대전화가 망가져 복구할 수 없다'며 차례로 입장을 바꿨다.
2차 피해 등을 우려해 수사를 서두르던 경찰은 결국 범행 도구 없이 녹취록 등의 증거만으로 정준영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는 것. 수사 전문가는 "고소인 진술이 끝났을 때는 신속하게 용의자 휴대전화를 압수해서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입증 자료를 확보해야한다"면서 "대단히 부실하고 나태한 수사"라고 질타했다.
또 해당 메신저 대화의 공익 제보자를 대신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 임한 방정현 변호사는 이를 경찰이 아닌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했다. 그는 "제보자의 안전을 위해서였다. (대화 내용에)공권력과 유착관계에 있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이걸 경찰에 넘긴다면 공정하게 수사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면서 "유명 연예인이 유명세를 이용해 쌓은 경제력이 권력이 되고, 그게 악행을 저지르는 악의 순환 고리"라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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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정준영은 모자를 깊게 눌러쓴 채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와 쏟아지는 질문들을 뒤로 하고 도망치듯 공항을 빠져나갔다. 정준영은 KBS2 '1박2일', tvN '현지에서먹힐까3' '짠내투어' '뷰티풀 민트 페스티벌' 등 출연 예정이던 모든 방송과 공연에서 하차했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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