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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설경구(51)가 "이수진 감독은 근래에 보기 드문 집요함을 가진 연출가다"고 말했다.
특히 '박하사탕'(00, 이창동 감독) '공공의 적'(02, 강우석 감독) '오아시스'(02, 이창동 감독) '광복절 특사'(02, 김상진 감독) '실미도'(03, 강우석 감독) '열혈남아'(06, 이정범 감독) '그놈 목소리'(07, 박진표 감독) '해운대'(09, 윤제균 감독) '감시자들'(13, 조의석·김병서 감독) '소원'(13, 이준익 감독)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17, 변성현 감독) '1987'(17, 장준환 감독) 등 수많은 인생 캐릭터와 대표작들을 만들며 명실상부 충무로 최고의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은 설경구는 '우상'에서 또 한 번의 파격 변신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죽은 아들이 연루된 사고의 비밀을 파헤치는 집요한 부성애와 억울하게 자식을 잃은 비통한 심정, 자신의 말에 귀 기울여주지 않는 세상을 향한 분노가 뒤섞인 캐릭터 유중식을 빚은 설경구는 데뷔 이래 최초로 노랗게 탈색하며 파격적인 비주얼의 변화를 준 것은 물론 가장 뜨거우면서 가장 차가운 감성 열연을 펼쳐 한계 없는 '명품 배우'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그는 "쉬운 캐릭터는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매번 쉽지는 않았다. 그동안 내가 가려는 방향으로 가는 캐릭터를 연기했고 그런 캐릭터에 익숙한데 내가 돌파하는 캐릭터도 아니라는 지점에서 낯설었다. 누군가로 인해 가는 가야하는 캐릭터가 낯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수진 감독은 유중식의 캐릭터에 대해 ;링 위에 올라가기 직전의 선수'라고 하더라. 이수진 감독은 근래에 보기 드문 집요함을 가진 감독이다. 정말 집요하다. 요즘에는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이 한정돼 있어서 쉽지 않았는데 그래도 집요했다"고 고개를 저었다.
무엇보다 설경구는 "솔직하게 한 번 이수진 감독에게 들이받으려고 한 적도 있다. 촬영을 끝낸 뒤 술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수진 감독과 서로 들이받으려고 했는데 한석규 선배가 '경구야 하지 마라'라고 말려 진짜 들이받지는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우상'에서 내 첫 촬영은 아들의 사망 소식을 듣고 정신없이 차를 몰고 병원으로 가는 뒷모습을 찍은 롱테이크 장면이었다. 그 장면만 23번을 넘게 찍은 것 같다. 새벽부터 찍었는데 그때 '아, 이런 감독이구나' 싶었다. 집요한 감독 중에는 이창동 감독도 있는데 이수진 감독과 다른 집요함이 있었다. 물론 이수진 감독과 또 작업을 하고 싶다. 좀 더 합리적인 방법으로 서로의 리듬으로 호흡을 맞추면서 다시 한번 작업하고 싶다"고 웃었다.
한편,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된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좇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등이 가세했고 '한공주'의 이수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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