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④] 한석규 "천우희는 고민하는 연기자..'몰입 그만하라' 조언"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3-08 11:57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영화 '우상'의 개봉을 앞둔 한석규를 만났다.

한석규는 1990년 KBS 성우극회 제22기로 입사해 성우활동을 하다 다음해인 1991년 MBC 공채 탤런트 20기로 재입사해 1993년 '아들과 딸'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각인됐다. 또 1994년에는 '서울의 달'로 스타덤에 오르며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 고루 활동을 해왔다. 영화 데뷔작이던 '닥터봉'(1995, 이광훈 감독)을 시작으로 '쉬리'(1999, 강제규 감독)까지 끝없는 흥행을 했다. 2011년 10월에는 SBS '뿌리깊은 나무'로 16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복귀했고, 성공적 성적을 거둠과 동시에 데뷔 후 첫 연기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SBS '비밀의 문 : 의궤 살인 사건'(2014)로도 각인됐으며 SBS '낭만닥터 김사부'(2016)를 통해 또다시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한석규는 스릴러 영화 '우상'(이수진 감독)에 출연했다.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좇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영화다. 한석규는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벼랑 끝에 선 도의원 구명회 역을 맡았다. 아들을 잃고 비통함에 빠져 비밀을 밝히려 애쓰는 아버지 유중식 역의 설경구,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 최련화 역의 천우희와 함께 알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한석규는 설경구와의 연기에 대해 "연기 연구하는 친구들이다. 지금 연기자 한석규는 리액션을 연구하고 있다. 그게 연기의 큰 숙제다. 그걸 하는 중이다. 하다보면 또 달라질 거다. 언젠가는 또 다른 연구와 실험을 하려 한다. 한석규라는 연기자의 거기에서 그 수준인데, 리액션을 하고 있으니 괜찮은 팩트들이다. 이번엔 최민식, 저와 35년이 됐다. 제가 83학번이니 83년도에 그분을 만났다. 서로에 대해 꽤 알고 직업적으로도 서로에게 리스펙트, 존경심이 있다고 본다. 한 직업인으로. 그런데 인연도 오래돼 서로에 대해 잘 안다. 그리고 성향이 많이 다르다. 같이 연기를 하는게 좋더라"고 말했다.

이어 설경구에 대해 다시 "경구는 저와 비슷한 친구다. 68년생인데 4년이면 친구다. 조선시대 때는 선비들이 열댓살도 친구가 됐다. 나이는 적어도 학문이 나보다 좋으면 선배다. 연기에 대한 같은 고민, 동시대에 같이 배운 동료기 때문에 연기로는 비슷한 거다. 그것에 정신이 팔린 같은 시대의 정이다. 그 친구도 몰입하려고 '발광'을 다 해본 친구다. 나도 몰입하려 '발광'을 해봤다. 경구도 뭔가 해보려고 자학을 다 해봤을 거다. 그런 친구다. 누가 봐도 꽤 고민을 많이 했구나 싶은 친구다"고 칭찬했다.

또 천우희에 대해서 한석규는 "걔도 지금 꽤나 고민하는 친구다. 그래서 우희보고 '이제 그만해라'라고 했다. 몰입을 그만하라고 했다. 몰입을 요구하는 캐릭터를 몇 년을 했다. 조금 더 밝고 몰입을 안해도 되는 캐릭터와 장르, 덜 해도 되는 장르를 하라고 했다. 우희는 출발이 그래서 그런지 몰입을 많이 요하는 작품을 한다. 그래서 우희에게 당분간은 좀 덜 몰입해도 되는 역할을 좀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밝히며 천우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우상'은 지난 2014년 개봉한 독립 장편 데뷔작 '한공주'로 데뷔, 섬세하고 집요한 연출로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 극찬을 받고 마라케시국제영화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청룡영화상 등 국내외 영화계를 휩쓸며 단번에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이수진 감독의 신작이다. '한공주'에 이어 5년 만에 꺼낸 '우상'은 '한공주'보다 더 묵직하고 짙은 메시지로 강렬하고 파격적인 전개로 여운을 남긴 작품이다. 앞서 '우상'은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돼 전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탄탄한 연출로 143분간 밀도 높은 서스펜스를 펼친 '우상'은 충무로의 연기 신인 한석규와 설경구, '한공주'로 제35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사상했던 천우희의 열연으로 몰입도를 더하는 작품. 오는 20일 개봉한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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