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승리+버닝썬 게이트 103일째"…'뒷돈 의혹' 전직 경찰X'마약' 대표 수사 활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19-03-06 16:38


경찰에 출두하는 버닝썬 이문호 대표. 사진=연합뉴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수고비로 2000만원 건넸다." vs "버닝썬 측 자작극이다."

빅뱅 승리와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활기를 띄고 있다.

지난해 11월 24일 한 시민의 폭행 논란에서 시작된 '버닝썬 게이트'가 어느덧 103일째를 맞이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일 버닝썬의 공동대표 이 모씨와 이씨로부터 돈을 받아 경찰에 건넨 의혹을 받고 있는 전직 경찰관 강 모씨, 돈 전달책으로 꼽힌 강씨의 부하직원 이 모씨를 소환해 집중 조사에 나섰다. 경찰 측은 승리의 군입대가 3월중으로 예상됨에 따라 그 전에 조사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출두한 강씨는 '버닝썬으로부터 받은 돈을 경찰관에게 전달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건을 의뢰한 건 맞다. 내가 경찰관은 아니지만 물어볼 수 있는 것 아니냐. 강남경찰서 사람들과는 선후배 사이"라면서도 "돈이 오간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버닝썬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사실 무근이다. 버닝썬의 자작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버닝썬 공동대표 이씨와는 "한두번 만난 사이"라고 설명했다.

전직 경찰 강씨는 지난해 7월 '버닝썬 미성년자(A군) 출입 사건' 당시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버닝썬으로부터 돈을 받아 강남경찰서 경찰관들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버닝썬 측은 A군 어머니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을 '허위 신고'와 '영업 방해'라며 클럽 문 앞에서 돌려보낸 뒤, A군을 '고소하겠다'며 협박하며 거짓 진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미 강씨가 2대 이상의 휴대전화로 강남경찰서 경찰관들과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강씨에 대한 구속 영장 신청은 '범죄 소명 부족'을 이유로 한 차례 반려됐지만, 경찰 측은 관련 증거를 추가해 다시 신청할 방침이다

버닝썬 측의 돈을 전달한 사람으로 지목된 강씨의 부하 이씨, 두 사람에게 돈을 건넨 혐의의 공동대표 이씨도 이날 오후 경찰에 출두했다. 강씨의 부하직원 이씨는 "버닝썬 돈을 받은 것을 부인하나" "이 (공동)대표는 왜 해외로 나가라고 제안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답했다.


공동대표 이씨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전직 경찰인 강씨가 '잘 알아봐주겠다'고 제안해 '수고비' 명목으로 현금 2000만원을 줬다"고 진술했다. 그중 230만원이 경찰 측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강남경찰서 측도 이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버닝썬 게이트 와중에 3월 군입대를 준비중인 승리. 사진=연합뉴스
전날 '버닝썬'의 이문호 대표는 마약류 관리에 대한 법률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2차 소환, 10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은 뒤 자정을 넘겨 귀가했다. 경찰은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 및 클럽 내 마약 투약과 유통에 이문호 대표의 관여 여부에 대해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이문호 대표에게서는 일부 약물에 대한 양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마약 혐의를 인정했나', '승리도 버닝썬 마약 유통에 대해 알고 있었나' 등의 질문에 "제기된 의혹에 대해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고만 설명한 뒤 자리를 떠났다. 경찰은 이미 마약 혐의로 클럽 직원 외에 단골 손님까지 10여명을 입건하고, 유통 경로 수사에 신경을 곤두세운 상태다.

빅뱅 승리는 버닝썬 관련 의혹으로 연예계 데뷔 14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여러 방송을 통해 버닝썬을 대중에게 광범위하게 노출시킨 사람은 다름아닌 승리였다. 승리는 "이름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경영에 직접 참여한다"던 기존 입장과 달리 논란이 커지자 "홍보와 해외 DJ 섭외 등을 담당했다"며 선을 그어 '꼬리 자르기'라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승리가 지난 2017년 12월 필리핀의 팔라완섬 리조트를 빌려 열었던 생일파티를 버닝썬 이문호 대표가 기획했고, 이 파티가 클럽 개장을 앞두고 투자자들과 함께한 '버닝썬 결의'였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승리=버닝썬 실소유주' 논란도 여전하다.

특히 버닝썬의 외국인 투자자 성접대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미 국민권익위원회에는 공익 제보 형식으로 성접대 관련 메신저 대화가 제출됐으며, 경찰 또한 다른 경로로 문제의 의혹에 대한 메신저 대화 일부를 확보해 분석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양쪽의 대화가 일치하는지에 대해 확인중이다.

승리는 3월내 군입대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승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지난달 27일 경찰에 자진 출석해 8시간반 동안 밤샘 조사를 받은 뒤 콘서트를 비롯한 차후 일정을 모두 취소한 상태다. 경찰은 "입대 전 최대한 많은 조사를 통해 관련 자료를 확보할 것"이라며 "필요하면 승리를 다시 불러 조사할 수도 있다. 성접대 의혹이 제기된 대만인 투자자 등 참고인 소재도 파악중"이라고 밝혔다.


클럽 버닝썬.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에서도 버닝썬 게이트에 대해 점차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5일 국무회의에서 "경찰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수사하라"며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했다. 앞서 여러차례 버닝썬을 언급해온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6일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에 대한 수사 진행이 너무 느리다. 경찰과 공권력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산산이 무너지고 있다"며 빠른 조치를 촉구했다.

경찰과의 유착 의혹부터 조폭·마약·성접대까지 일파만파 커져만 가는 '버닝썬 게이트'. 승리가 입대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여러 의혹 중 하나라도 사실로 밝혀질 경우 승리는 물론 빅뱅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도 막심한 타격을 피할 수 없어보인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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