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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왕이 된 남자'를 마친 배우 여진구를 만났다.
'왕이 된 남자'는 여진구에게 방향성을 찾아준 작품이다. 능동적으로 고민하고 연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동안 요구를 받아들이며 연기했던 여진구에게 '왕이 된 남자'는 마음껏 한 판을 놀아볼 수 있는 광대의 무대가 된 셈이다. 여진구는 "이런 적은 처음이다. 되게 부끄럽지만,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순위를 매기자면 1등이다. 뭔가 정말 저라는 배우를 아껴주시고 현장에서도, 저라는 배우를 받아들여준 현장이다. 저를 제가 스스로 만들 수 있도록 변화시켜준 작품이기 때문에 못 잊을 거 같다. 그 전에도 의존하는 부분이 컸고 어떻게 할지를 질문했었는데 이번 연기를 통해 어떻게 하면 제가 확신을 갖고 연기할 수 있고 몰입할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어서 저만의 고집이 생긴 거 같아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자신의 연기에 확신을 준 작품이란 얘기. 2005년 데뷔한 후 14년의 시간이 지났고, 어느새 데뷔 14년차 배우가 됐다. 현재 여진구의 나이가 23세이니 인생의 3분의 2를 연기자로서 보낸 셈이다. 그러나 여진구는 여전히 연기에 부족함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연기라는 작업이 그런 거 같다. 항상 배우고 있는 거 같고 항상 부족함을 느낀다. 그러다 보니 질릴 수가 없더라. 계속해서 표현하는 일이다 보니 답답하거나 응어리진 것들을 이런 식으로 연기로 풀 수 있기도 하다. 헌이가 때려 부술 때도 '다음 신에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청년 여진구가 숨쉬는 부분이 많아서 연기를 하는 것이 다행이고 행운이라는 생각도 크다"며 지난 시간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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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작을 빠르게 고른 데에는 '왕이 된 남자'의 공이 컸다. 그동안 봐왔던 여진구의 연기가 아닌, 전혀 다른 '변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 여진구는 "'왕이 된 남자'르 끝내고 차기작을 바로 정한 것도 '왕남'의 덕이 컸다. 감독님의 스타일이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해보라'고 해주시는 것이었고 저에게 맡겨주신 부분이 많았다. 제 연기에 확신을 갖게 해주셨다. 차기작을 바로 들어가는 것에 있어서 큰 요소가 되어준 작품이기도 하다. 여진구란 배우가 지금까지 해온 스타일과 다르게 '변했네'하는 생각이 들면서 한 번 제안을 주시는 거 같다. '해볼래'라고 제안을 주시는 거 같다. 겁도 나지만, 소심하게 하고 싶지 않더라. 저도 저를 계속 테스트하고 싶었고 계속해서 제 한계에 부딪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에너지가 주변에서 느낀 게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고작 스물 셋, 앞으로 할 일이 많은 청년이다. 군대 입대와 전역 등 할 일이 많이 남은 상황. 여진구는 "군대는, 저는 너무 건강하게 태어나서 자신있게 갈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신경쓰진 않는다. 언제 갈지에 대한 시기는 신중하게 정해야겠지만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욕심이 나고 그런 캐릭터를 만나면 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의 계획에 군문제가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당연히 갈 것"이라는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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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배우이기에 연애에 대한 궁금증도 이어졌다. '왕이 된 남자'를 통해 치명적인 사랑과 풋풋한 사랑, 그리고 애틋한 사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표현을 해왔던 그이기에 '연애 경험'에 대한 질문이 쏟아진 것. 여진구는 "아직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연기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성격이 두 세 가지를 못하는 성격이다. 지금은 그런 생각이 안 들기도 한다. 계속 성장해야 하는 시기 같다. 조금 더 좋아하는 일을 하는 시기라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고 쉬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든다"며 자신이 모태솔로임을 고백했다. 그는 "연애를 해본 경험은 없지만, 애틋한 감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더 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거 같다. 어릴 때부터 '해품달'이나 '왕이 된 남자'까지 현실보다 더 애틋한 사랑을 연기해보기도 했다. 그 감정에 대해 지치는 것도 있다. '이렇게 사랑한다고?'하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화살을 맞으면서도 사랑하는구나' 할 때도 있다. 연애는 안 해봤지만, 어려운 거라는 걸 알겠더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청년 여진구는 배우 여진구를 위해 존재한다고 했다. 배우가 아닌 그의 삶도 결국엔 '배우'라는 직업을 위해 움직인다는 뜻이었다. 여진구는 " "청년 여진구도 배우 여진구를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청년 여진구의 삶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지만, 이 자체가 내 삶인 거 같다. 배우 여진구로 사는 것이 제 삶인 거 같아서 열심히 연기 연습하고 공부하고 산다. 학창시절 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들이 많아서 놀고 장난도 치고 술도 막 마신다"고 말하며 바람직한 '청년'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왕이 된 남자'는 4일 10.9%의 평균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가구)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천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추창민 감독)를 리메이크한 작품이지만, 전혀 다른 문법과 서사를 사용하며 리메이크의 새 기준을 세웠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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