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종영 '왕이 된 남자', 리메이크의 새 기준 세웠다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3-05 08:46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왕이 된 남자'가 리메이크계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이걸 대체 왜 또 하느냐고 물었었다"는 김상경의 말처럼, tvN 월화드라마 '왕이 된 남자'(김선덕 극본, 김희원 연출)는 대한민국 영화계에서 '안 본 사람이 거의 없다'는 축에 속한 1000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추창민 감독)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이 때문에 초반의 눈총도 많이 받았고 "식상할 것"이라는 시선에도 익숙해져야 했다. 그러나 배우들과 김희원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거듭 "방송을 보시면 다름을 아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이 된 남자'는 그런 기준을 세운 작품이다. 그전에 보여줬던 리메이크 작품들이 앞선 스토리를 따라가느라 급급할 때 '왕이 된 남자'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오히려 재창조라고 할 수 있는 방식을 택하며 원작의 서사만 가져오고 이를 변화시켜 반전을 괴한 것. 특히 김상경이 수차례 약속했던 8회에서 학산 이규(김상경)가 진짜 왕이자 폭군인 이헌(여진구)을 죽이며 충격적인 전개를 펼쳤다. 원작에는 없던 파격적인 엔딩 방식을 택하며 차별화를 꾀한 것. 이는 완벽히 맞아떨어지며 '왕이 된 남자'만의 서사를 완성했다.

특히 '왕이 된 남자'는 그동안 사극에서 쉽게 봐왔던 통속적인 장면들을 배제하고 완전히 새로운 문법을 사용했다. 백성과 나라를 위해 주군까지 독살한 충신을 그려 선악구도를 전복시켰고, 가부장 질서에서 소극적으로만 묘사되던 중전을 소운(이세영)을 통해 새롭게 탄생시켰다. 또 신하에게 절을 올리는 임금의 모습 등이 그려지며 전통적인 위계질서를 부수며 새로운 문법을 완성했다.


이런 극의 밖에는 김희원 PD의 연출력이 한몫을 했다. MBC '돈꽃'으로 새로운 드라마 문법을 보여줬던 김희원 PD는 사극을 통해서도 그 믿음을 이어나갔다. 웰메이드 사극으로 인정받은 '왕이 된 남자'는 진부한 것은 모두 버린 양 움직였고,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와 밸런스 조율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압도했다. 특히 김희원 PD는 연출에만 시선을 쏟은 것이 아닌, OST '세레나데'와 세트 디자인 등에도 아이디어를 내며 적극적으로 극을 만들어갔다는 설명이다.

김희원 감독의 연출력은 또한 배우들의 도움을 받았다. 여진구와 이세영, 김상경, 장광, 권해효 등으로 이어지는 연기력이 '왕이 된 남자'를 하나의 극이 아닌 현실로 인정되도록 만든 것. 특히 1인 2역을 소화하며 극도로 감정을 끌어올렸던 여진구의 연기가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또 중전을 연기한 이세영도 물오른 로맨스 연기로 새 가능성을 엿보게 했고, 김상경 역시 충격 엔딩을 이끌어내는 연기로 극을 압도했다.

하선(여진구)이 도승지 이규의 희생을 발판으로 반란군을 진압하고 치세를 굳건히 하고 태평성대를 이룬 뒤 왕위를 선위하고 용상에서 스스로 떠나는 모습이 그려진 뒤 습격을 받으며 2년간 행방이 묘연해졌던 결말이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허무했다'는 의견도 받았지만, '왕이 된 남자'는 결과적으로 '잘 만든 사극'으로 자리잡았다. tvN이 선보인 첫 정통 사극이었던 '왕이 된 남자'는 마의 두 자릿수 시청률도 넘어서며 월화극의 최강자 자리를 지켰고, 지상파 드라마들의 줄이은 참패에도 홀로 승기를 펄럭이며 환호할 수 있었다.

'왕이 된 남자'의 마지막 방송은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 tvN 타깃 시청률 모두 자체 최고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왕이 된 남자'의 16회 시청률은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10.9%, 최고 12.8%를 기록하며 전 채널 포함 1위를 차지했다. tvN 타깃(남녀2049) 시청률 역시 평균 4.5% 최고 5.4%를 기록, 전 채널 포함 1위에 올랐다.(유료플랫폼 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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