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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이름은 이순재가 아니라 히로키(廣城) 순재가 됐어. 광주(廣州, 경기도) 이씨들이라 '넓을 광(廣)'자에다가 '성 성(城)'자를 붙여 만든 거지. 이게 바로 일제강점기야."
진행을 맡은 이순재는 일제강점기 12년 유경험자의 눈으로 질곡의 한국 근현대사를 재조명한다. '청년을 귀하게'라는 주제 의식 속에서 청년을 대하는 한국사회, 기성세대를 향한 따끔한 자성의 목소리를 전할 예정이다. EBS는 일제 강점 36년간 한국 독립운동사의 주인공이었던 청년들의 활약상과 그들을 움직였던 힘을 알아보고, 지금의 우리 사회가 청년을 잘 기르고 있는지에 의문을 던진다.
지난 1일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에는 윤봉길 의사의 종손인 배우 윤주빈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윤봉길은 1932년 4월 29일 일왕 생일날 훙커우 공원을 뒤흔든 상하이 폭탄 의거의 주인공이다. 윤봉길의 의거는 중국 국민당 장제스 총통으로부터 "100만 중국인이 하지 못한 일을 한 명의 조선청년이 해냈다"는 찬사를 받았고, 그 영향으로 카이로 회담에서 조선의 독립 논의가 이뤄지며 광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던 임시정부가 윤봉길의 폭탄을 만든 돈은 어디서 왔는가. 백범 김구는 '백범일지'에 하와이 동포들의 지원 덕분이라고 술회했다. 훗날 '하와이애국단'이라고 불리게된 8인의 비밀결사다. 미주 한인사회에서 이승만과 대립하며 임시정부를 적극 지원했던 이들은 이승만의 대통령 당선 이후 고국 방문길이 막혔다. 소중한 독립운동의 활약상도 잊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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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영산에 살어리랏다' 편은 3.1운동이 어떻게 1달 이상 전국에서 지속됐는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 독립운동마저 대도시에 빼앗긴 한국 사회의 단면을 조명한다.
영남지방의 3.1운동은 경상남도 창녕군 영산면의 평균 연령 21세의 결사대 23명이 서울에서 입수한 독립선언서를 전파하며 시작됐다. 이들 중 대부분은 모진 고문을 이기지 못하고 40세 전에 요절했다. 영산의 3.1운동은 수많은 지방 독립운동이 지방의 역사로 무시되는 일 없이 귀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교훈을 한국사회에 던진다.
제3부 '역사의 빛 청년' 편은 3.1운동을 중심으로 청년 독립운동가들의 활약상을 조명한다. 김지섭·이봉창·윤봉길 등 1920-30년대 투쟁의 주인공들은 이른바 '3.1운동 세대'였다. 1960년 4.19, 1987년 6월 항쟁의 주인공 또한 청년이었다.
이날 이순재는 자신의 창씨개명 경험이나 소학교 3학년 당시 일본인 교사의 차별대우 등 생생한 일제강점기 회고담을 들려주고, 청년들을 직접 만나 "우리 사회가 청년들을 잘 기르고 있나?"라며 기성세대에 일침을 더한다.
"소학교 3학년 때 일본인 담임교사가 고약하게 차별대우를 했어. 자살폭탄 요원을 둔 대만인은 '2등 국민', 그것도 못하는 너희 조선인들은 '3등 국민'이라지 뭐야."
한국근대사 석학인 김도형 이사장(동북아역사재단)과 청년사 전문가 이기훈 교수(연세대 사학과)가 특별 출연하여 3.1운동과 한국근현대사의 씨줄날줄을 흥미롭게 엮어낸다. 제작진은 "3.1운동이라는 사건이 한국인의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주목했다. 100년 전 젊은이들의 '용기'가 일상에서 생갭다 멀지 않음을 보여주려 했다"는 기획 의도를 전했다.
'역사의 빛 청년'은 오는 4일(월) 밤 9시 50분부터 6일(수)까지 시즌1 3부작을 우선 방영한다. 이후 4월 임시정부 100주년과 11월 광주학생운동 90주년에 즈음하여 연말까지 10부작으로 방송된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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