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M', 편리함인가 본질 훼손인가?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9-02-24 16:57



엔씨소프트 심승보 전무가 올해 '리니지M'의 개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서비스 3년째를 맞는 '리니지M'의 매출 정체를 타파하고, 장수게임으로 자리잡기 위해 여러가지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이에 대한 유저들로부터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2일 모바일 MMORPG '리니지M'의 올해 개발 비전과 업데이트 계획을 밝혔다. 이날 비전 발표자로 나선 엔씨소프트 심승보 전무는 "'리니지M'은 모바일 플랫폼의 한계를 넘어 이용자의 요구에 맞게 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리니지M' 모든 서버의 이용자들이 같은 시공간에서 전투를 펼칠 수 있는 시스템인 '마스터 서버', 그리고 음성으로 캐릭터를 조종할 수 있는 시스템인 '보이스 커맨드' 기능을 공개했다.

마스터 서버의 경우 온라인게임에 비해 대규모 이용자를 수용하기 어려운 모바일게임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라, 이제 온라인을 넘어 모바일에서 '리니지'를 즐기는 유저들에겐 플랫폼 구분 없이 좀 더 재밌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 또 운전이나 집안일 등으로 인해 캐릭터 등을 직접 조종할 수 없는 유저들을 위한 보이스 커맨드 시스템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AI(인공지능)가 탑재된 것이라 게임 플레이의 진화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논란이 된 것은 '무접속 플레이'였다. 게임에 접속하지 않고도 플레이할 수 있는 새로운 기능으로, 현재의 자동사냥 환경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시스템이다. 자체 AI센터를 설립하고 지속적으로 게임 AI뿐 아니라 실생활에 쓰일 인공지능을 연구하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새롭게 적용하는 기능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이용자가 아닌 AI가 직접 조종을 하며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유저가 덱을 짠 후 게임이 스스로 최적의 플레이로 진행해 나가는 자동사냥은 이미 모바일게임에서 보편화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아예 접속을 하지 않고도 플레이가 이뤄지고 캐릭터가 성장한다는 것은 자동사냥으로 촉발된 게임 플레이의 본질적 물음에 대한 논란을 한층 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직접 캐릭터를 조종하면서 게임내 상대방과 전투 혹은 상호작용을 하고, 퍼즐을 풀듯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레벨을 올리는 등 디지털 콘텐츠를 소비하는 게임 플레이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것인지, 아니면 이로 인해 지나친 아이템 구매만 촉발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

한 게임 관계자는 "'리니지M'이 3년째 서비스를 하다보니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매출 정체 혹은 하락기를 맞고 있다. 따라서 기존 경쟁작뿐 아니라 올해 출시될 신작들의 거센 도전을 막아내기 위한 고육지책인 것 같다. 하지만 너무 매출에만 신경을 쓴 나머지 우리가 비난했던 중국 게임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하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모바일 MMORPG가 대세가 되고 자동사냥이 일반화 되면서 이미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무접속 플레이는 이를 좀 더 간편하게 하면서 캐릭터 성장을 즐기는, 즉 다른 장르에서의 매니지먼트 게임과 비슷해지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트렌드의 변화를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엔씨소프트는 올 상반기 AI 기술을 게임에 본격 도입할 예정이다. 한편 엔씨소프트 이성구 리니지UNIT장은 '리니지M'의 세번째 에피소드인 '이클립스(ECLIPSE)'를 공개했다. 신규 직업인 '암흑기사'가 탑재되고, 이용자가 계속 변화하는 전장에서 전략과 컨트롤로 실력을 겨루는 새로운 전투 콘텐츠인 '무너지는 섬'도 추가된다. 오는 3월 6일 업데이트에 앞서 지난 22일부터 사전 예약 이벤트가 시작됐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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