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전무후무해!"…'우상' 한석규→천우희, 베를린 찍고 한국 사로잡나(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02-20 12:35


배우 한석규, 천우희, 설경구가 20일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우상'의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좇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까지,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대한 이야기다.
압구정=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02.20/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한국영화의 전무후무한 캐릭터, 전무후무한 영화가 탄생했다!"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 남자와 목숨 같은 아들이 죽고 진실을 쫓는 아버지 그리고 사건 당일 비밀을 간직한 채 사라진 여자, 그들이 맹목적으로 지키고 싶어 했던 참혹한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스릴러 영화 '우상'(이수진 감독, 리공동체영화사 제작).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린 '우상'(이수진 감독, 리공동체영화사 제작) 제작보고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뺑소니 사고로 벼랑 끝에 선 도의원 구명회 역의 한석규, 아들을 잃고 비통함에 빠져 사고의 비밀을 밝히려 애쓰는 아버지 유중식 역의 설경구,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인 최련화 역의 천우희, 그리고 이수진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우상'은 지난 2014년 개봉한 독립 장편 데뷔작 '한공주'로 데뷔, 섬세하고 집요한 연출로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 극찬을 받은 것은 물론 마라케시국제영화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청룡영화상 등 국내외 영화계를 휩쓸며 단박에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이수진 감독의 신작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여기에 '우상'은 충무로의 연기 신(神)이라 손꼽히는 한석규와 설경구, 그리고 '한공주'로 제35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천우희가 가세하며 최강의 캐스팅 조합을 완성해 눈길을 끈다. 그야말로 역대급 캐스팅, 탁월한 연출의 만남이 성사된 '우상'은 오는 3월 최고의 기대작으로 일찌감치 관객에게 많은 기대를 받는 중.

무엇보다 '우상'은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돼 전 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베를린영화제에 참석한 '우상'의 설경구, 천우희, 이수진 감독은 공식 포토콜부터 기자회견, 레드카펫, 월드 프리미어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전 세계 수많은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실제로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섹션 프로그래머 파즈 라자로(Paz Lazaro)는 "관객들에게 빨리 보여주고 싶은 영화"라며 '우상'을 초청하게 된 이유를 밝혔고 '우상'의 마켓 시사에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영화들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 '우상'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영화를 직접 본 관객들과 매체들은 "퍼즐을 풀어가는 느낌이다" "굉장히 흥미로운 영화" "캐스팅부터 어메이징하다" "탁월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등 호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베를린영화제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우상'이 오는 3월 국내 스크린에도 호평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시이 쏠리고 있다.


이날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한석규는 "베를린영화제 초청을 받았지만 빠지게 돼 섭섭하기도 하고 후배인 설경구, 천우희에게 일임했는데 두 배우 모두 애썼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천우희의 레드 드레스에 대해 "베를린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다 지켜봤다. 천우희는 왜 빨간 드레스를 입어서 배경에 묻혔나? 그래도 얼굴이 돋보였고 예뻤다"며 농을 던졌고 설경구 또한 "처음 베를린영화제를 가봤는데 천우희의 드레스 의상이 워낙 강렬했다. 레드카펫과 의상이 헷갈려 내가 밟고 다녔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베를린영화제에서 시간 여유가 없어 다른 작품을 못 봤다. 매 작품 기립 박수를 받은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동안 영호제를 다녀보면서 느낀 것은 관객이 정말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작품이면 상영 중간 나가는 경우도 많더라. 거리낌없이 상영관을 퇴장하는데 '우상'도 물론 상영할 때 몇 분의 관객이 나가긴 했지만 다행히 다시 들어오시더라. 화장실을 다녀오신 것 같다. 그 외엔 다들 몰입해서 보는 것 같아 안심했다"고 전했다.

천우희는 "베를린영화제를 처음 참석했는데 영화를 못 봐 더욱 떨렸다. 첫 시사회를 베를린에서 해서 감격스럽기도 했고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베를린영화제에 참석한 소회를 전했다.

이수진 감독 역시 "베를린영화제에서 이런 폭발적인 반응은 예상 못했다. '한공주' 당시 영화제를 많이 다녔는데 그때는 혼자 다녀야만 했다. 이번에는 한석규 선배는 함께 못했지만 설경구, 천우희와 함께해 외롭지 ㅇ낳았다. 함께 밤마다 독일 맥주도 마시고 여러 이야기를 하면서 재미있게 보냈다"고 밝혔다.


곧이어 '우상' 배우들과 첫만남에 대해 한석규는 "설경구는 그냥 경구였다"며 특유의 무심한 소회를 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오래 봐도 변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연기자라는 직업이 워낙 부침이 심한데 설경구는 다르다. 설경구를 본지 20년이 됐는데 처음 봤을 때나 지금이나 한결같다"고 후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설경구는 "한석규 선배는 영화를 시작할 때부터 한국영화의 모든 것을 홀로 짊어지고 있는 내 우상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연기하는 배우들이라면 한석규가 단연 우상이었을 것"이라며 "나 역시 연기를 하면서 사석에서 뵌 적이 있는데 감히 한석규라는 이름 석자를 평가할 수는 없다. 한석규는 한석규며 내겐 독보적이다"고 화답했다.


천우희는 '한공주'의 이수진 감독과 재회에 대해 언급했다. 천우희는 "이수진 감독의 차기작을 기대하고 기다렸다. 배우로서도 관객으로서 팬이다. '한공주'에 이어 '우상' 출연을 제안해주셨을 때 정말 감격스러웠다. '한공주'로 인해 내가 배우로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는데 '우상'으로 이수진 감독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도 컸다. 또 '우상' 캐릭터도 배우로서 욕심이 많이 났다. 열의가 불탔던 작품이었고 설굥 작품이었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어 "'우상'에서 연화는 우상조차 가질 수 없는 인물이다. 헌석규와 설경구 선배가 맡은 캐릭터들이 다른 목적으로 나를 찾는다. 평범하게 살고 싶지만 그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더 극단적인 인물을 연기했다. 겁이 많이 난 캐릭터였지만 이수진 감독의 작품인 것만으로 선택하게 됐다.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난 뒤 이수진 감독에게 '남녀 통틀어 전무후무한 캐릭터 같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 새로운 모습을 본 것 같고 이수진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연기의 신'으로 불리는 한석규, 설경구 선배를 한 작품에서 뵙는 것도 쉽지 않다. 두 분과 호흡을 맞춘다는 게 너무 기대되고 영광이었던 작품이다. 영화를 보는 관객으로도 한석규와 설경구 조합은 드물지 않나? 이 작품은 만들어지기만 해도 역대급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자신했다.


설경구는 "내가 하는 연기라는 일이 맹목적인 것 같기도 하고 한계도 느끼는데 그래서 내가 하는 연기가 나에겐 우상이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고 그러다 또 괜찮아지면 아이처럼 좋아한다. 또 안 되면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울 때도 있다. 해결이 안 되는 게 연기인 것 같다"며 연기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다.

천우희 역시 "나도 연기가 내 우상이다. 맹목적이고 극단적으로 사람이 변할 수 있는 게 연기인 것 같다. 인생에서 꿈을 이루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도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가고 있고 오나벽한 연기란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도달하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석규는 "배우들이 이렇게 고생한다. 특히 천우희랑 촬영 중 합이 어긋나 사고가 한 번 났다. 천우희가 NG를 낼 수도 있는 상황인데 참고 연기를 끝까지 해내더라. 그래서 나는 사고가 난지도 몰랐다. 연기를 잘하는 후배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실제 상황이었다. 대단한 배우다"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이수진 감독은 "사실 '우상'의 시나리오는 쓴 지 오래된 작품이다. '한공주'를 만들기 훨씬 이전에 쓴 작품인데 그 당시엔 잘 안 풀린 작품이었다. '한공주' 차기작으로 무거운 이야기 보다 가벼운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우상'으로 마음이 기울더라. 지금 아니면 못 할 것 같았고 지금 해야될 이야기인 것 같아 '우상'을 연출하게 됐다"며 "한국 사회에서 벌어진 사건, 사고를 보면서 '이런 사건의 시작점이 어디일까?'를 고민한 적이 있다. 그 고민부터 '우상'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그는 초호화 캐스팅에 대해 "캐스팅 자체가 굉장히 설굥 든든했다. 한석규와 설경구는 한 참 선배인데 그럼에도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엄청난 준비를 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이런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좋았다. 천우희 또한 한석규, 설경구의 팬이라고 말하는데 두 분 사이에서 절대 밀리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더라. 천우희는 한석규, 설경구 선배들과 았어도 당당한 모습이었다. 감히 '우상'에서는 이 세 배우의 조화가 흥미로울 것이라 말하고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우상'은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등이 가세했고 '한공주'의 이수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3월 개봉 예정.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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