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8년의 악연?'...'스파이명월' 한예슬vs황인혁 PD의 정면 충돌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9-02-12 09:24


2011년 7월 5일 '스파이명월' 제작발표회 당시 한예슬(왼쪽)과 황인혁 PD의 모습.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2011년 8월, 한국 드라마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주연배우가 PD 교체를 요구하며 중도에 해외로 출국해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한예슬이 타이틀롤 한명월 역을 맡은 KBS2 '스파이 명월'이다.

2011년 7월부터 9월까지 방영한 한예슬 에릭 주연의 '스파이 명월'은 북한 스파이 한명월이 남한 한류스타 강우(에릭)를 유혹해 결혼한 다음 북으로 데려오라는 명령을 받고 남파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황인혁 PD가 연출을 맡은 이 작품은 과한 설정으로 첫 방송부터 반응이 그리좋지는 못했다.

더 큰 문제는 한창 방영 도중 발생했다. 한예슬이 황PD와 다툰 후 열악한 제작환경의 개선과 PD 교체를 요구하며 촬영장을 이탈해 미국으로 출국해버린 것이다. 당연히 예고없는 결방이 이어졌다.

한예슬 측은 과도한 밤샘 촬영을 이유로 들었고 제작진은 한예슬의 불성실한 태도를 문제 삼았다. 결국 한예슬은 10여일 후 귀국해 KBS 드라마국과 스태프들에게 사과하며 촬영에 복귀, 사건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제작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입장과 한예슬의 행동이 과했다는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고 보복대본 논란까지 나오면서 잡음은 계속 이어졌다.


촬영장을 빠져나와 미국 LA 공항에 도착한 한예슬(위),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한예슬(가운데), 스태프회식에서 공식 사과하고 촬영장에 복귀한 한예슬.(아래)연합뉴스·스포츠조선DB
8년이 지난 2019년 3월, 얄궂은 운명이다. 사태의 두 주인공 한예슬과 황PD가 정면 승부를 벌인다. 한예슬은 SBS 새 수목극 '빅이슈'에 선데이통신 편집장 지수현 역으로 캐스팅됐다. 지수현은 놀라운 인맥과 정보력으로 셀럽들의 스캔들을 잡아내는 피도 눈물도 없는 인물로 진실을 보도하는 기자를 꿈꾼다. 그러나 무시당하는 진실보다 힘있는 현실을 택하며 막강한 권력을 얻게 되는 캐릭터다.

'타짜' '보스를 지켜라' '신의 선물 14일' 등을 연출한 이동훈 PD와 '리셋', '용팔이', 'The K2' 등을 집필한 장혁린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황 PD도 KBS2 '왜 그래 풍상씨'의 후속 '닥터 프리즈너'로 복귀한다. 그는 '스파이명월'로 오점을 남겼지만 이후 2015년 '어셈블리', 2016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로 호평받으며 자연스럽게 연출무대로 복귀했다. '닥터 프리즈너'에는 남궁민과 헬로비너스 출신 나라가 출연한다.

당시 한예슬이 촬영장에 복귀해 사과를 하긴 했지만 이들의 '구원(舊怨)'이 모두 풀렸다고 보기는 힘들다. 때문에 이들의 대결은 방송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 당연히 양 측 모두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양 드라마 모두 상대에게는 질 수 없다며 벼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빅이슈'와 '닥터 프리즈너'의 충돌,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외부 상황이 작품을 더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드문 케이스다.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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