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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배우 남주혁이 맵고 알싸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느껴지는 양파같은 존재감으로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겼다.
술에 취해 자신의 신세를 자책하는 혜자에게 준하는 차갑고 매운 양파 같은 사람이었다.
준하는 혜자에게 "왜 아나운서가 되고 싶냐"고 물으며 "폼이 나서 좋은 거냐" "현장의 온도를 직접 느껴본 적 있느냐" "나한테 대답할 의무는 없지만 스스로에게 대답할 수 있을 정도의 노력은 해야할 것 같다"는 직설로 그녀를 눈물 쏟게 했다.
준하는 부잣집 도련님 같은 외모와 강직하고 곧은 신념, 엄청난 스펙으로 사람들의 부러움과 환심을 샀으나 알고 보면 불우한 가정사를 지닌 인물이었다. 그는 할머니 손에 자랐고, 생활고 탓 언론고시를 준비하면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기본이고 일용직 노동까지 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해 있는 청춘이었다.
준하로 분한 남주혁의 한층 성숙된 눈빛과 감정연기가 돋보였다. 겹겹이 쌓여있는 비늘줄기를 깔수록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는 면면이 무르지 않고 단단했다.
준하가 포장마차에서 혜자에게 엄마의 부재를 밝히며 "아빠는 차라리 없었으면 하는 인간" "고아원에 가서 살더라도 할머니한테는 안 가요. 다시는 나 같은 놈 떠 맡아서 지옥처럼 살게는 안 할 거예요"라고 나직한 목소리로 전한 속엣말은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아울러 항상 할머니에게는 다정다감하게 밝게 웃고, 조금은 친해진 혜자에게 털어놓은 인간미 넘치는 고백은 첫 등장과 또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남주혁은 캐릭터의 다양함을 이질감 없이 잘 소화해 드라마 몰입도를 높였다. 앞으로 남주혁이 준하의 청춘을 또 어떤 맛으로 표현할지 관심이 쏠린다. 우연인 듯 필연인 듯 만난 남주혁과 한지민, 그들의 인연의 끈이 어떻게 풀릴지에도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JTBC '눈이 부시게'는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로맨스를 그린다. 매주 월화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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