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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1월 드라마에도 등급제가 시행된 이래 16년이 흘렀다. 어느덧 드라마 시작 전 등급 고지가 나오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그런데 이런 부작용이 플랫폼의 다양화로 해소될 조짐이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6부작 드라마 '킹덤'은 19세 이상 관람가다. 유혈이 낭자하고 사람의 목이 잘리는 모습까지 등장하는 '진짜 19금'이다. 넷플릭스라는 OTT(Over The Top·인터넷망을 통해서 제공되는 영상 콘텐츠)에서만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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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상파에서는 19금 드라마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다. 19금으로 만들어봐야 시청률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수위를 낮추는 길을 택한다. MBC '나쁜 형사'가 9년 만에 19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을 정도다. 그러나 지상파 드라마라 '나쁜 형사' 역시 파격적인 시도는 크게 없었다.
말하자면 이제 등급제 보다는 플랫폼에 따라 수위가 조절되는 시대가 온 것이다. OTT가 진짜 19금을, 종편이나 케이블채널에서 15세 관람가를, 지상파에서는 전체 관람가를 만드는 현실이 왔다.
'킹덤'의 김은희 작가는 "사실 좀비 소재는 2010년부터 생각하고 있었지만 드라마로 만들어지기 힘들다고 판단해 '신의 나라'라는 만화로 먼저 만들게 됐다"며 "'킹덤'은 제약이 없는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에 딱 맞는 소재라고 생각했다. 칼 조차도 블러 처리되는 지상파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플랫폼에 맞는 수위가 있는 것 같다. 지상파 드라마에 맞는 이야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제작사들도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향으로 기조를 선회하고 있다. 바야흐로 플랫폼이 드라마의 수위를 조절하는 시대가 왔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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