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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마침내 통했다"…'극한직업' 류승룡·진선규·CJ의 터닝포인트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01-29 10:54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지금까지 이런 터닝포인트는 없었다!"

누적 관객수 350만명 돌파, 그리고 6일 연속 흥행 정상을 차지하며 새해 극장가를 배꼽 잡게 사로잡은 수사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이병헌 감독, 어바웃필름 제작). 지금까지 이런 코미디, 이런 흥행 행보는 본 적 없을 정도로 무서운 기세를 보이는 중이다. 특히 '극한직업'의 주축을 이룬 류승룡과 투자·배급을 담당한 CJ ENM에겐 더할 나위 없는 흥행 터닝포인트를 선사해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3일 개봉해 6일 차를 맞은 '극한직업'은 28일 39만7204명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극한직업'의 누적 관객수는 353만5690명. 같은 날 '극한직업'과 경쟁 중인 '말모이'(엄유나 감독)는 2만4259명(누적 268만2139명)으로 3위, '내안의 그놈'(강효진 감독)은 1만4309명(누적 188만5434명)으로 4위에 머물고 있다.

불철주야 달리고 구르지만 실적은 바닥, 급기야 해체 위기를 맞은 마약반이 국제 범죄조직의 국내 마약 밀반입 정황을 포착한 뒤 치킨집에 잠복 수사에 나섰지만 뜻밖에 치킨집이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수사는 뒷전이 된 마약반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펼친 '극한직업'. 닭을 팔기 위해 수사를 하는 것인지, 수사를 하기 위해 닭을 파는 것인지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마약반의 고군분투를 다룬 '극한직업'은 형사들의 치킨집 위장 창업이라는 코믹한 소재를 바탕으로 '충무로 희극지왕'으로 손꼽히는 류승룡, 그리고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등이 가세한 독특한 코믹 라인업을 구축해 비수기 중 하나인 1월 극장가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극한직업'은 '과속스캔들'(08, 강형철 감독) '써니'(11, 강형철 감독) '타짜-신의 손'(14, 강형철 감독) 각색을 거쳐 '힘내세요, 벙헌씨'(13) '스물'(15) '바람 바람 바람'(18) 등 자신만의 독특한 B급 코미디 색깔과 장르를 구축한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이 제대로 녹아든 구강 코미디로 시사회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일찌감치 흥행 조짐을 보였고 이후 관객에게 '극한직업' 멤버들의 달리고, 구르고, 매달리고, 추격하고, 목숨까지 걸며 쟁취한 극한 코미디가 통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렇듯 지금껏 본 적 없는 기상천외한 코미디로 호응을 얻고 있는 '극한직업'은 3일 만에 100만, 4일 만에 200만, 5일 만에 300만 돌파 기록을 세웠다. 개봉 4일 차인 지난 26일에는 손익분기점(약 240만명)을 넘었고 5일 차인 27일에는 무려 103만 일일 관객을 동원, 역대 1월 최다 일일 관객수 기록을 경신했다. 여기에 개봉 이후 6일 연속 흥행 1위까지 차지하며 그야말로 극장가 '극한직업' 신드롬을 만들었다.


이러한 '극한직업' 흥행은 비수기 극장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 흥행을 이끈 반전의 저력도 눈길을 끌지만 무엇보다 류승룡과 진선규, 그리고 CJ ENM에 반전의 기회, 터닝포인트로 작용했다는 대목도 주목할 만 하다.

앞서 류승룡은 '내 아내의 모든 것'(12, 민규동 감독) '7번방의 선물'(13, 이환경 감독) 등을 통해 '충무로 희극지왕'으로 등극했지만 '손님'(15, 김광태 감독)을 시작으로 '도리화가'(15, 이종필 감독) '염력'(18, 연상호 감독) '7년의 밤'(18, 추창민 감독)까지, 최근 개봉한 신작들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며 슬럼프를 겪어야만 했다. 4년간 아쉬운 흥행 성적을 받았던 류승룡은 4전 5기만인 '극한직업'에서 언제나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만년 반장 고반장 역을 맡은 그는 전매특허, 하드캐리한 코믹 연기로 '희극지왕' 타이틀을 되찾은 것. 그동안의 흥행 부진, 실패를 '극한직업'으로 만회하게 됐다.


비단 '극한직업'이 터닝포인트가 된 건 류승룡뿐만이 아니다. '극한직업'에서 잠복근무 중 우연히 절대 미각을 발견하게 된 마형사를 연기한 진선규 또한 '범죄도시'(17, 강윤성 감독)의 위성락 이후 두 번째 전성기를 맞게 됐다. 사실상 진선규는 '범죄도시'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고 제38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 눈물의 수상 소감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으며 오랜 무명 생활을 청산했지만 이후 개봉한 '암수살인'(18, 김태균 감독) '동네사람들'(18, 임진순 감독) '출국'(18, 노규엽 감독) 등에서는 '범죄도시'을 뛰어넘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스스로도 '범죄도시'의 무게가 무거웠다고 고백한 진선규. 마침내 '극한직업'으로 출세작의 부담감을 털고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게 된 셈이다.


연이은 흥행 실패로 울상을 지어야만 했던 CJ ENM 역시 오랜만에 흥행 맛을 보며 재기의 발판으로 삼게 됐다. 지난해 '그것만이 내 세상'(최성현 감독, JK필름 제작) '골든슬럼버'(노동석 감독, 영화사 집 제작) '궁합'(홍창표 감독, 주피터필름 제작) '7년의 밤' '탐정: 리턴즈'(이하 '탐정2', 이언희 감독, 크리픽쳐스 제작) '공작'(윤종빈 감독, 영화사 월광·사나이픽쳐스 제작) '협상'(이종석 감독, JK필름 제작)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 영화사 집 제작) 'PMC: 더 벙커'(이하 'PMC', 김병우 감독, 퍼펙트스톰필름 제작) 등 9편의 한국영화를 투자·배급했지만 이 중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은 '그것만이 내 세상' '탐정2' '공작' '국가부도의 날' 4편에 그치며 씁쓸한 성적으로 마무리를 지어야만 했던 CJ ENM. 올해엔 '극한직업'으로 흥행 물꼬를 트며 쾌조의 출발을 시작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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