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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철주야 달리고 구르지만 실적은 바닥, 급기야 해체 위기를 맞은 마약반이 국제 범죄조직의 국내 마약 밀반입 정황을 포착한 뒤 치킨집에 잠복 수사에 나섰지만 뜻밖에 치킨집이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수사는 뒷전이 된 마약반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펼친 '극한직업'. 닭을 팔기 위해 수사를 하는 것인지, 수사를 하기 위해 닭을 파는 것인지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마약반의 고군분투를 다룬 '극한직업'은 형사들의 치킨집 위장 창업이라는 코믹한 소재를 바탕으로 '충무로 희극지왕'으로 손꼽히는 류승룡, 그리고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등이 가세한 독특한 코믹 라인업을 구축해 비수기 중 하나인 1월 극장가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극한직업'은 '과속스캔들'(08, 강형철 감독) '써니'(11, 강형철 감독) '타짜-신의 손'(14, 강형철 감독) 각색을 거쳐 '힘내세요, 벙헌씨'(13) '스물'(15) '바람 바람 바람'(18) 등 자신만의 독특한 B급 코미디 색깔과 장르를 구축한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이 제대로 녹아든 구강 코미디로 시사회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일찌감치 흥행 조짐을 보였고 이후 관객에게 '극한직업' 멤버들의 달리고, 구르고, 매달리고, 추격하고, 목숨까지 걸며 쟁취한 극한 코미디가 통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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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류승룡은 '내 아내의 모든 것'(12, 민규동 감독) '7번방의 선물'(13, 이환경 감독) 등을 통해 '충무로 희극지왕'으로 등극했지만 '손님'(15, 김광태 감독)을 시작으로 '도리화가'(15, 이종필 감독) '염력'(18, 연상호 감독) '7년의 밤'(18, 추창민 감독)까지, 최근 개봉한 신작들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며 슬럼프를 겪어야만 했다. 4년간 아쉬운 흥행 성적을 받았던 류승룡은 4전 5기만인 '극한직업'에서 언제나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만년 반장 고반장 역을 맡은 그는 전매특허, 하드캐리한 코믹 연기로 '희극지왕' 타이틀을 되찾은 것. 그동안의 흥행 부진, 실패를 '극한직업'으로 만회하게 됐다.
비단 '극한직업'이 터닝포인트가 된 건 류승룡뿐만이 아니다. '극한직업'에서 잠복근무 중 우연히 절대 미각을 발견하게 된 마형사를 연기한 진선규 또한 '범죄도시'(17, 강윤성 감독)의 위성락 이후 두 번째 전성기를 맞게 됐다. 사실상 진선규는 '범죄도시'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냈고 제38회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수상, 눈물의 수상 소감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으며 오랜 무명 생활을 청산했지만 이후 개봉한 '암수살인'(18, 김태균 감독) '동네사람들'(18, 임진순 감독) '출국'(18, 노규엽 감독) 등에서는 '범죄도시'을 뛰어넘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스스로도 '범죄도시'의 무게가 무거웠다고 고백한 진선규. 마침내 '극한직업'으로 출세작의 부담감을 털고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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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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