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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빚투논란?' 네티즌 여론은 안정환 편이었다. 왜?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9-01-28 05:55





"그래도 안정환은 인생 잘 살았네요."

안정환 모친과 외삼촌의 '빚투 논란' 소식을 접한 축구인들이 네티즌 여론을 보며 한 말이다.

축구스타 출신 방송인 안정환(43)은 최근 난데없이 '빚투'에 휘말렸다. 안정환의 모친을 알고 지내던 사업가 이모씨가 20년 전 1억5000만원을 안정환 모친에게 빌려줬다가 받지 못해 고통 속에 살아왔다는 내용이었다.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온라인 공간은 뜨겁게 달아올랐고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한데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이전에 연예인들의 가족 관련 '빚투'가 터졌을 때만 해도 해당 연예인의 처신을 비난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하지만 안정환의 경우 정반대로 안정환을 응원하는 여론이 대부분이다. "케케묵은 얘기를 또 꺼내나", "이제 그만 괴롭히자", "안정환의 불우한 어린 시절은 온국민이 다 안다"는 게 주된 반응이다.

빚을 받지 못한 채권자의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제와서 또 안정환과 연관짓는 것은 가혹하다는 것이다. 안정환을 잘 아는 선배 축구인은 "만약 안정환이 이른바 잘나가는 대세 예능인이 아니었다면 '이슈거리'나 되었겠느냐. 정환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우리가 잘 아는데…"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안정환을 곤란하게 만들 만한 보도 내용에도 안정환에게 전폭적인 응원을 보낸 여론에 다소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시쳇말로 '국민밉상'이었으면 벌써 난도질 당했을텐데 그동안 괜찮은 이미지로 인생 잘 살았다"는 촌평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빚투 논란'이 불편해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터넷 매체에 '단독'으로 보도된 이번 문제는 오래 전 다른 언론매체에도 접수된 제보였다. 매체 특성마다 다르겠지만 기사화되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안정환' 이름 석자에 자극적일지 몰라도 굳이 안정환을 엮은 기사로서의 가치 판단은 각자 다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번 '빚투 논란'의 팩트는 이미 16∼17년 전 시끌벅적하게 다뤄졌던 사건들과 별 차이가 없다. 안정환의 어머니가 아들 유명세를 앞세워 거액의 빚을 지거나 사기 혐의를 받은 사건 등이 막 쏟아졌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이 끝난 뒤였다. 당시 안정환이 '국민 영웅'으로 떠올라 인기와 주가가 치솟고 있을 때였다.

결국 '국민 영웅'의 어머니라는 사실이 부각되며 '돈 잘버는' 아들이 어머니의 빚 문제를 떠안게 됐다. 어머니의 보살핌을 받지도 못하고, 얼마나 빚을 졌는지도 모른 채 성장한 안정환은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물려받은 재산도 없으니 부모의 채무까지 상속받을 이유도 없었다. 그래도 당시 안정환은 도의적인 생각으로 집을 팔고, 연봉까지 보태 확인된 채무 수억원을 대신 갚았다. 이런 내용은 말그대로 당시 온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다.

안정환은 2015∼2016년에도 어머니의 거액 빚때문에 소송에 휘말렸다가 법원으로부터 '주채무자인 어머니의 채무 시효가 지났기 때문에 안정환이 채무를 대신 갚지 않아도 된다'는 승소 판결을 받기도 했다. 금전채권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10년 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끝나기 때문이다. 당시 소송 사건 역시 1996∼1998년 어머니가 빌린 돈 때문이었다.

안정환에게 '빚투'는 묘한 주기가 있다. 한-일월드컵 스타로 바짝 떴을 때 그랬고, 2015년은 축구 해설가로, 요즘은 대세 예능인으로 인기를 누릴 때다. 잊을 만 하면 터지는 모양새다. 사실 안정환에게 '빚투'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이미 갚아줬는데도 자식이나 다른 가족이 또 돈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받기도 한다. 직접 빚을 받아간 사람이 자식 등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채 혼자 챙기는 바람에 생긴 해프닝이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어머니의 채무를 해결하라는 요구를 여러차례 받아왔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하니 "이젠 그만 좀 하자"는 댓글들이 나오는 것이다. 한-일월드컵 전후 어린 아이였고, 안정환이 축구선수 출신인지 모르는 이른바 '요즘애들'에겐 솔깃한 '빚투 뉴스'가 될지 모르겠지만 대다수 네티즌은 그때 안정환이 어땠는지 다 알고 있는 셈이다. '흘러간 유행가' 자꾸 틀어대는 형국이다.

안정환은 "주변에서 우스개 소리로 내가 '빚투'의 원조라는 얘기도 하더라. 이런 일로 회자되는 게 씁쓸하고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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