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빚 갚는 심정으로 연기"…강동원, 故이한열기념사업에 2억원 기부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1-23 16:0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다는 심정으로 '1987'에 참여했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던 강동원. 그의 의미 있는 선행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이한열기념사업회 측에 따르면 강동원은 지난해 3월 2억원을 특별후원회비로 전달했다. 사업회 관계자는 "강동원 배우가 故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 관련 사업과 기념사업회 운영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금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강동원의 기부 사실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이유는 강동원이 직접 익명을 요청했기 때문. 하지만 지난 22일 이사회의 연말 결산 보고에서 특별후원회비 내역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외부로 알려지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한열기념사업회 측은 22일 공식 홈페이지에 2018년 연말정산 내역을 공개하며 "2018년도에 거액의 특별 후원이 있었습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강동원은 지난해 개봉해 723만 관객(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동원하며 관객과 평단의 극찬을 받았던 영화 '1987'에서 故이한열 열사 역을 맡으며 이한열기념사업회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故박종철 역을 맡은 여진구와 함께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역을 맡았음에도 개봉 당시 홍보 과정에서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영화 촬영 역시 비밀리에 진행했다. 그 이유는 '1987'이 문화계 인사들과 작품들에 대한 관심이 심했던 지난 정권 당시 기획된 작품이기 때문. 영화 자체는 물론, 특히 영화 속에서 민주화운동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장준환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1987' 촬영에 앞서 '검은사제들' '검사외전' '마스터' 등 흥행작에 연이어 출연하며 충무로 최고의 흥행 배우로 활동하고 있던 강동원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서슬퍼런 시기에서도 작은 역할이라도 선뜻 맡겠다고 나섰다.
마침내 故이한열 열사 역을 맡은 감동원은 남다른 마음으로 영화에 참여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영화 촬영 중 이증조부 이종만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인 것으로 알려진 것. 강동원은 직접 적은 사과문을 통해 과거를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점을 사죄하고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아야 하고 부끄러운 일이 되풀이 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왔다"고 밝혔다.

한 차례 홍역이 겪었기에 강동원은 작품과 자신이 맡은 故이한열 열사라는 인물에 진심으로 다가가려 노력했다. 故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를 직접 찾아갔던 것. 배 여사는 방송을 통해 "강동원이 직접 찾아왔었다.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강동원은)아들 묘지에 가서도 인사를 하고 왔다"고 말했다.
강동원은 영화 개봉 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한 특별 무대인사에서도 남다른 마음을 드러냈다. 강동원은 "영화를 준비하면서 '내가 이렇게 잘 살고 있는 게 많은 빚을 지고 있는 것 이구나'라는 생각했다. 그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다는 심정으로 참여했는데 아직도 마음이 많이 아프다. 아무튼 열심히 앞으로 좋은 영화 찍으면서 보답하려고 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강동원의 진심은 관객을 비롯한 故이한열 열사의 유족들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관객들은 강동원의 연기에 감동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이한열 기념사업회 측은 개봉 당시 강동원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기념사업회는 "그(강동원)는 2016년 여름, JTBC의 태블릿PC 보도가 나오기 전, 박근혜의 서슬이 시퍼렇던 때, 배우로서 불이익을 감수할 각오로 제일 먼저 달려와 배역을 수락해줬다. 강동원 배우 또한, 작은 그러나 태산만큼 큰 용기를 내주신 거다. 배우 강동원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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