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 "착한사람 콤플렉스 없어요"…김향기의 작품이 향기 나는 이유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01-22 13:44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향기라는 사람은 착한 사람이 되려고 하기 보다는, 좋은 선택을 많이 해서 좋은 영향력을 전하려고 노력하는 보통의 사람이죠."

도화지 같이 하얗고 말간, 연예계 소문난 선한 배우 김향기(19)가 '증인'에 대한 진정성과 성인이 된 소감을 전했다.

휴먼 영화 '증인'(이한 감독, 무비락·도서관옆스튜디오 제작)에서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자폐 소녀 지우를 연기한 김향기. 그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증인'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살인 용의자의 변호사와 유일한 목격자 자폐 소녀,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두 인물의 특별한 교감을 선사하는 '증인'은 '완득이'(11) '우아한 거짓말'(14) 등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따뜻한 시선과 섬세한 연출로 풀어낸 이한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한 감독 특유의 드라마틱한 사건과 베테랑 배우들의 명품 연기, 여기에 따뜻한 감동까지 더한 '증인'은 무공해 청정 휴먼 영화로 보는 이들을 힐링하게 만든다.

특히 '증인'은 '마음이…'(06, 박은형·오달균 감독) '늑대소년'(12, 조성희 감독) '우아한 거짓말' '눈길'(17, 이나정 감독) '신과함께-죄와 벌'(17, 김용화 감독) '신과함께-인과 연'(18, 김용화 감독) '영주'(18, 차성덕 감독) 등 폭넓은 캐릭터를 소화하며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인 '충무로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 김향기의 올해 첫 번째 신작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신과함께' 시리즈로 지난해 11월 열린 제39회 청룡영화상 역대 최연소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입증받은 김향기는 '증인'에서 세상과 소통에 서툰 자폐 소녀로 완벽히 변신, 기존의 연기력을 뛰어넘는 섬세하고 농밀한 감성 연기로 다시 한번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다.


이날 김향기는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결정을 하는 단계에서는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서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깊게 못한 채 결정을 했다. 시나리오를 읽고 너무 좋았다. 굉장히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느낌이었다. 큰 기복이 있다거나 고조된다거나 이런 장면은 없지만 오히려 그래서 이 이야기가 적합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 한 인물을 치우치기보다는 모두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 들었다. 은은하지만 따뜻해지는 기분이다"고 '증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그는 "'증인'은 이한 감독의 감성이 담긴 영화였다. 평소 이한 감독 감성을 좋아한다. 사실 캐스팅 결정을 한 뒤 이후에 고민이 커진 부분도 있다. 자폐 소녀를 연기하는 부분에서 아무래도 어쩔 수 없이 보이는 부분이 필요했다. 예민해질 수 있는 부분이고 내가 연기한 지우 캐릭터에 한정된 모습만 보여드리는 게 아니었다. 관객 스스로의 선택에 혹여 서로 상처받는 상황이 생길까 우려한 부분이 있다. 부담감이 있었다. 오히려 이한 감독과 대화를 하고 현장을 맞춰나가면서 부담감도 점차 없어졌다. 특별한 캐릭터를 연기할 수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게 더 우리의 진심이 전해지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촬영하면서 연기하면서는 그런 부담감이 현장에서는 많이 없어졌다"고 소신을 전했다.


이어 자폐 캐릭터에 대한 공부에 대해 "이한 감독이 영상 자료와 책을 많이 보여줬다. 기본적인 지식과 함께 찾아보지 않으면 몰랐던 부분을 공부하면서 도움을 받았다. 연기 디테일은 현장에서 만들었다"며 "지우라는 캐릭터에 놀랐던 것은 시선이나 소리에 굉장히 크게 반응을 한다는 점이 놀라웠다. 글만 읽었을 때는 어느 정도 상상이 안 가지 않나? '관객에게 어느 정도 받아들여질까?'에 대한 상상을 하다 보니 조금이나마 그 고충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이 원하지 않았음에도 감각이 발달해있다는 부분이 놀랐다.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도 자폐를 가진 친구들은 자신이 화가 난다는 강한 감정을 제외하고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하더라. 그런 부분을 처음 배우게 됐다"고 밝혔다.


극 중 김향기가 연기한 지우 캐릭터가 영화 속에서 던진 메시지인 "당신은 좋은 사람입니까?"에 대해 "좋은 사람이라는 게 무조건 행동으로 좋은 사람이라는 게 있고 좋은 사람의 표본이 되는 사람도 있지 않나? 또 선택에 있어서 나의 이득보다는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것도 좋은 사람인 것 같다. 좋은 사람의 기준은 각자 다른 것 같은데, 김향기라는 사람 스스로는 좋은 선택을 많이 하려고 하는 편이다. 아직 나이가 어리기도 하지만 그동안은 크게 내적 갈등을 하면서 선택을 해야 하는 적은 없었다. 다만 최대한 나 아닌 누군가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선택을 하려고 하고 결국은 그게 마음이 편하더라"고 남다른 소신을 고백했다.

또한 실제로 착하고 선한 이미지에 대한 강박에 대해 김향기는 "실제로 착하지 않다. 착하다는 기준을 잘 모르겠다. 촬영할 때 이후에 일상에서 조용히 집에 있는걸 좋아한다. 성향 자체가 혼자서 영화 보는 것 좋아하고 산책하는 걸 좋아해서 지금도 조용조용하게 생활을 한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와 이미지로 봐주시는 것 같다. '착하다' '나쁘다'의 기준에서 봤을 때 그냥 나는 '보통사람'이다. 똑같이 상처받고 기분 나쁜 감정을 느낀다. '착한 사람 콤플렉스'라고 하는데, 그런 것에 대한 강박은 아직은 딱히 없는 것 같다. 실제로 많은 분이 나를 밝은 이미지로 보지 않나? 또 활기차게 보는 부분도 있는데 그런 부분은 부담이 된다. 전혀 그런 사람은 아니다. 요즘엔 팬들은 알고 계시더라. 실제로는 조용한 성격이구나 알아주고 있는 것 같아 괜찮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데뷔할 때인 3세, 당시 베이커리 CF에서 만난 정우성과 17년 만에 재회한 소감에 대해 김향기는 "요즘 들어 그때 광고가 자주 보이더라. 인터뷰하고 홍보하는데 그 장면을 점점 따라 하게 된다. 그때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아도 그 당시가 생각이 나더라. 나도 영상을 보면서 그때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그 장면이 상상되니까 너무 재밌더라. 정확히 첫 인상이 어땠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그냥 멋있었던 삼촌인 것 같다. 지금도 현장에서는 삼촌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정우성 삼촌의 외적인 건 타고나지 않나? 그동안 외적인 것에 주목을 많이 받으셨는데 그런 거에 대한 각인이 커지다 보니 내적인 것들, 자세와 태도 등이 생갭다 친근했다. 웃음도 많으시고 아재 개그도 많이 하셨다. 많은 분이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영화에서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시지 않았나? 이번 작품이 굉장히 잘 어울리시는 거 같다"고 자신했다.

또한 김향기는 차기작에 대해 "올해 상반기 JTBC 드라마 '열여덞의 순간'라는 작품을 시작하는데 일단은 건강관리가 제일 중요할 것 같다. 대학 생활과 잘 병행하면서 연기하고 싶다"며 "그동안 영화를 많이 찍지 않았나? 오랜만에 장편 드라마를 촬영하게 돼 많이 떨린다. 내겐 색다른 캐릭터고 잘하고 싶다. '열여덟의 순간'은 청춘 로맨스라기보다는 현실적인 청춘물이다. 각자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충실히 들어간 학생들 이야기다. 특히 그런 부분이 공감대가 형성되고 좋았다"고 답했다.

이어 "성인이 된 이후 큰 변화가 있을 거라는 생갭다는 이후에도 '교복 입는 역할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늘 가지고 있다. 또 교복 입는구나 싶다. 아직 성인이 된 게 실감이 안 된다. 오히려 아직은 교복이 더 익숙한 것 같다"며 '신과함께' 시리즈에 대해서는 "다음 시리즈에서도 덕춘이가 나오면 하고 싶다. 정확히 다음 시리즈가 어느 시기에 나올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한편, '증인'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정우성, 김향기, 이규형, 염혜란, 장영남 등이 가세했고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이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월 13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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