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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용의자의 변호사와 유일한 목격자 자폐 소녀,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두 인물의 특별한 교감을 선사하는 '증인'은 '완득이'(11) '우아한 거짓말'(14) 등을 통해 우리 사회의 문제들을 따뜻한 시선과 섬세한 연출로 풀어낸 이한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한 감독 특유의 드라마틱한 사건과 베테랑 배우들의 명품 연기, 여기에 따뜻한 감동까지 더한 '증인'은 무공해 청정 휴먼 영화로 보는 이들을 힐링하게 만든다.
특히 '증인'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08, 김지운 감독) '감시자들'(13, 조의석·김병서 감독) '신의 한수'(14, 조범구 감독) '아수라'(16, 김성수 감독) '더 킹'(17, 한재림 감독) '강철비'(17, 양우석 감독) 등 그동안 선 굵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인 정우성의 변신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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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개인적으로 미련하게 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도, 관계 안에서의 예의와 사회 안에서의 의식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식이 지켜진 지점이 착하다는 것 같다. 요즘 영화나 사회에서도 어느 순간 '착하면 손해다'라는 이야기와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 같다. 정도를 걸을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화에서도 나쁜 캐릭터에 대한 매력이 돋보일 때가 있지 않나? 그런 부분을 보면 씁쓸할 때가 있다. 사실 사람이 착하긴 힘들다. 착하면 재미없고 심심하고 외로울 수 있다. 그걸 조용히 뚝심 있게 지킬 수 있다면 그 은은한 빛을 내지 않을까 싶다. 뚝심을 지킨다면 분명 아름답고 온화할 것 같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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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남다른 소신을 가진 정우성은 실제로 2014년부터 유엔난민기구와 손잡고 전 세계가 처한 사회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오며 자신만의 사회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나의 작은 시도들이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큰 결정만이 세상의 모든 것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일례로 과거 나는 '비트'(97, 김성수 감독)라는 출세작을 얻었다. 당시 나에게 정말 많은 인기, 영향을 줬지만 동시에 영화가 가지는 영향력, 한 배우가 사회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크게 의식하는 작품이 되기도 했다. 그 작품 이후 많은 사회 문제를 낳기도 했는데 그때 '영화를 함부로 하는 게 아니구나'를 깨달았다. 조폭 미화, 폭력의 희화 등 그 작품 이후로 이런 소재의 영화가 많이 나왔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장르 영화를 한동안 지양한 적도 있었다. 스스로의 결정들에 대한 기준이 소신이 되는 시대가 되는 것 같다. 이런 내 작은 움직임이 자꾸 쌓이다 보면 집단 속 분위기에도 작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렇다고 책임감에 짓눌린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책임감에 짓눌리면 안 될 것 같다. 적정하게 거리를 두고 바라보며 내가 가져야 할 책임감을 가지는 게 내가 할 일인 것 같다. 영화인으로서 활동할 때 의식을 거리를 두고 보살필 때 책임감과 무게에 짓눌리지 않고 객관적으로, 내 것으로 끌고 가려는 동력이 나오는 것 같다"고 자신만의 소신을 지키는 방법을 밝혔다.
또한 정우성은 "나는 그동안 때 묻을 기회가 없었다. 제도 밖에서 혼자 자란 아이지 않나? 주로 학교, 조직 안에서 방법과 서열 관계 속 행동 양식을 통해 많이 때가 묻지 않나?"며 "나는 자랑이 될 수 없지만 고등학교를 일찍 그만둔 경우다. 돌이켜보면 그래서 제도적인 시스템 안에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타협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밖에서 혼자 자를 지켜야 할 때가 많았다. 당당하길 바라고 존중받길 바란 적이 많았다. 그러기 위해 상대를 바라볼 때도 편견 없이 온전하게 봐야 하고 실제로 그렇게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증인'은 유력한 살인 용의자의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변호사가 사건 현장의 유일한 목격자인 자폐 소녀를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정우성, 김향기, 이규형, 염혜란, 장영남 등이 가세했고 '완득이' '우아한 거짓말' 이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월 13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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