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SKY 캐슬'이 웃음과 풍자를 모두 잡으며,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남편들의 싸움은 곧장 아내들의 싸움으로 번졌다. "예서가 어떤 앤지 몰라서 그래? 우리 애들 중에 제일 문제덩어리잖아"라는 진진희(오나라)의 지적에 발끈한 한서진(염정아). 말다툼이 시작되자마자 비속어와 인신공격이 난무했고, "예서 인성 형편없는 건, 예서 엄마만 모르잖아요"라며 뒷말은 잘 하지 않던 노승혜(윤세아)까지 등판했다. 게다가 세리가 용의자로 거론되자 "우리 세리는 클럽 MD야. 기획, 마케팅, 고객유치까지 다 하는 프로페셔널! 얼마나 인생을 주체적으로 사는 앤데"라며 핏대를 세운 민혁을 기점으로 육탄전이 벌어졌다. 그야말로 난장판인 상황에서 준상의 눈치를 봐야 하는 우양우(조재윤)만이 아내를 말리기 바빴다.
결국 이 싸움은 "애가 죽었어요. 어제까지도 이 동네에 같이 살던 애가 죽었다고요. 부모도 없이 이렇게 허망하게 가버린 애 생각은 어쩜 이렇게들 안 하세요"라는 이수임(이태란)의 원성과 함께 끝이 났다. 매일 얼굴을 마주치며 지냈던 혜나가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아이를 감싸고 서로를 탓하기에만 바쁜 캐슬 주민들을 비판하는 목소리였다. 격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통해 "어른이 어른답지도 못 한" 이기심을 단편적으로 드러냈다.
한파 속에 외투도 없이 내쫓긴 민혁이 바람을 피하고자 차고를 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문을 발로 찼다가 아파하며 아이들이 내준 코트를 급히 챙기는 코믹한 모습은 웃음을 저절로 유발했다. 이와 같은 블랙코미디 장면들은 단순한 재미를 추구하거나 캐릭터를 희화화하기 위한 장치가 아닌, 상식을 넘어선 캐릭터의 행동을 풍자하는 요소로 쓰이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혜나의 죽음을 애도하고 안타까워해야 할 상황 속에서 성공에 대한 이기심을 버리지 못하는 캐슬 주민들을 향한 묵직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SKY 캐슬', 매주 금, 토 밤 11시 JTBC 방송.
jyn2011@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유소년 스키육성캠프'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