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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독특한 플롯과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모성애 이야기로 새해 극장가 도전장을 내민 '그대 이름은 장미'. 폭넓은 관객층에 사랑받고 있는 유호정을 주축으로 박성웅, 오정세 등이 현재의 이야기를, 그리고 '대세 배우'로 떠오른 하연수, 이원근, 최우식 등이 과거의 청춘을 맡으며 2인 1역 찰떡 케미스트리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특히 '연애의 온도'(13, 노덕 감독)에 이어 6년 만에 '그대 이름은 장미'로 두 번째 스크린 연기에 나선 하연수는 꿈 많은 소녀 시절의 장미로 변신, 유호정과 높은 싱크로율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여기에 첫눈에 반한 어린 유명환(이원근)과 풋풋한 로맨스, 장미와 철이 멤버 어린 최순철(최우식)과 찰떡 케미스트리를 적절히 펼치며 영화의 재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하연수는 극 중 가수를 꿈꾸는 장미가 무대와 연습실에서 부른 '너만의 장미' '그대 이름은 장미'를 직접 부르며 숨겨진 가창력을 뽐내며 영화 속 존재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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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무래도 딸 홍현아(채수빈)의 스토리가 현대극이고 학생 역할이어서 내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었다. 또 엄마와 케미 호흡도 맞출 수 있지 않나. 예전에도 오영실 선배와 모녀 케미를 연기해본 적이 있는데 이 작품은 유호정 선배와 모녀 케미가 있고 무엇보다 이야기가 공감되는 부분이 컸다. 내가 맡은 아역 역할은 일단 아이를 낳는 설정이 있다. 실제로 아이를 낳은 적이 없기 때문에 더욱 부담됐다. 그래서 조석현 감독에게 홍현아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딸 역할을 더 잘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장미 역할로 오디션을 보고 작품을 이해하다 보니 점점 녹아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정말 걱정을 많이 했다. 1970년대 배경의 작품이라 피부로 접했던 세대와 확실히 차이가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컸다. 평소에도 무뚝뚝한 딸인데 이 작품을 할 때는 고향에 내려가 엄마에게 엄마의 옛날 사진을 찾아달라고 하기도 했다. 엄마의 젊었던 사진을 처음 봤는데 그때 힙한 립스틱과 하이웨스트 팬츠를 입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시각적으로 많이 느꼈다. 처음 우려를 했던 것과 달리 촬영 때 70년대 의상을 입어보니 썩 괜찮더라. 옷걸이가 좋은 편이 아닌데 입어보니 괜찮아 다행이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극중 이원근과 로맨스도 거침없었던 하연수. 그는 "이원근과는 원래 친분이 있었다. 일단 본격적으로 데뷔하기 전 연기 학원을 같이 다녔고 또 초반까지는 BH엔터테인먼트라는 소속사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연기학원에 다니면서 같이 햄버거를 사서 먹기도 했다. 평소에도 '야!'라며 털털하게 지내는 사이다. 내가 이원근보다 누나지만 우리는 존대 없이 그냥 '야!'로 통한다. 그래서인지 이번 작품에서는 호흡 맞추는데 서먹한 것도 있었다. 평소 '야!' 하던 사이였는데 로맨스를 찍으려니 어색했다. 같이 햄버거를 우걱우걱 먹는 사이였는데 함께 데이트하는 장면도 찍고 키스신도 찍어야 했다"고 남모를 고충을 털어놨다.
무엇보다 하연수는 최근 이원근의 인터뷰를 언급하며 "이원근은 나와 친했던 사이임을 말하기 싫었나 보다. 한 방송 인터뷰에서 나와 처음 만난 사이인 것처럼 첫 만남에 대해 '어색하게 안녕하세요 인사했다'고 하더라. 그 인터뷰를 보고 '왜 이렇게 말했지?' 싶었다. 나를 모를 수가 없는데 어색한 분위기를 만들어 당황했다"고 폭로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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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애설에 이어 지난해 러시아 여행 당시 자신의 SNS에 올린 사진으로 불거진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당시 하연수는 러시아의 서커스장 포토존 앞에서 원숭이를 앉고 포즈를 취했지만 사진의 배경이 된 포스터가 욱일기를 연상하게 해 공분을 산 것. 이와 관련해 "평소 스스로 솔직하려고 한다. 내가 맞지 않은 옷을 입으면 숨 막히고 힘들다. 물론 절제된, 노련한, 유연함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말 필요할 때는 나는 침묵한다. 진짜 내 목소리를 내야 할 때는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숨기고 꽁꽁 싸매는 게 아니라 솔직하게 행동하는 게 나답다고 생각한다. 논란 당시 정확하게 욱일기가 아니었다. 불편하게 보였을 수도 있었지만 정확하게 욱일기가 아니었다. 실제로 나는 한국을 좋아하고 사회에 기부도, 봉사도 하고 있다. 기본적인 소양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논란이 생겨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중이 만드는 논란까지 내가 강요할 수는 없다. 나를 좋아해 주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싫어하는 분도 있지 않겠나? 그런 분들의 생각을 전부 존중한다.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런 지점에 대해서는 부끄러움이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연기 생활하면서 자연히 힘든 일이 생길 수밖에 없지 않나? 어느 정도 나이가 있는 상태에서 연기를 시작해서 '이 길이 내 길이 맞는 것인가?' 생각을 하기도 했고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다. 의도하지 않았던 일련의 논란과 상황도 있어서 힘들었다"며 "나의 정체성을 하연수라는 이름 하나로 가둬둬야 한다는 게 힘들었다. 일을 할 때는 배우 하연수로 있고 이후 가족들과 있을 때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실제로 특별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렇게 행동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일련의 사건들이 발생한 뒤 나다운 것에 대한 성찰을 오랫동안 하기도 했다. 대중들에겐 내 모습이 불편하고 싫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부분은 차차 보완하고 싶다. 뜨거운 감자가 되지 않기 위해 적절히 내 목소리를 내면서 절제를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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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데뷔작부터 주연으로 시작했지만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주연에 대한 욕심도 없다. 나는 그야말로 연기 경력이 전무한 배우였다. 함께 작품을 한 감독, 배우들에게 배우면서 습득해 일했던 사람이다.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워낙 주변에 좋은 배우들이 많았고 함께하면서 관록을 느꼈다. 특히 이순재, 고두심 선생님을 보면서 그런 지점을 많이 느꼈다. 너무 잘하는 분들이 많아 스스로 자괴감을 느끼게 된 것 같다. 실제로 전공이 그림이었고 그림만 15년을 했던 사람인데 갑자기 연기하려니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연기학원을 통해 배우긴 하지만 아무래도 기존 연기를 전공했던 배우들과 조금 다른 지점이 있다"고 말 못 한 고민을 털어놨다.
한편, '그대 이름은 장미'는 지금은 평범한 엄마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나 그녀의 감추고 싶던 과거를 강제 소환하며 펼쳐지는 반전 과거 추적 코미디다. 유호정, 박성웅, 오정세, 채수빈, 하연수, 이원근, 최우식 등이 가세했고 조석현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6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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