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②] 유호정 "워킹맘 고충 커..'써니' 이후 8년만에 컴백하게 된 이유"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9-01-07 11:0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유호정(50)이 "내 자녀들에게 100점짜리 엄마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휴먼 코미디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조석현 감독, 엠씨엠씨 제작)에서 할 말은 하고 사는 생활력 강한 엄마 홍장미를 연기한 유호정. 그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그대 이름은 장미'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독특한 플롯과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모성애 이야기로 새해 극장가 도전장을 내민 '그대 이름은 장미'. 폭넓은 관객층에 사랑받고 있는 유호정을 주축으로 박성웅, 오정세 등이 현재의 이야기를, 그리고 '대세 배우'로 떠오른 하연수, 이원근, 최우식 등이 과거의 청춘을 맡으며 2인 1역 찰떡 케미스트리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특히 '그대 이름은 장미'는 유호정의 8년 만의 장편 영화 컴백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동안 풍부한 감성과 단아한 외모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유호정은 '취화선'(02, 임권택 감독) '써니'와 단편 '민우씨 오는 날'(14, 강제규 감독)까지 단 세 편의 영화를 통해 관객을 만난바, 주로 드라마에서 활동해온 그가 '써니'(11, 강형철 감독) 이후 무려 8년 만에 '그대 이름은 장미'로 스크린에 컴백한 것. 유호정은 '그대 이름 장미'를 통해 생활력 강한 엄마의 모습부터 옛 연인을 설레게 하는 매력적인 여인, 그리고 먹먹한 울림을 전하는 진한 모성애 연기까지 다양한 연기를 소화해 스크린을 채웠다.

무엇보다 유호정은 앞서 1980년대 학창시절 이야기를 다뤄 극장가 레트로 신드롬을 일으킨 '써니'에서 주인공 나미(심은경)의 성인 역할을 맡아 진한 여운을 남겼는데, 이번에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그대 이름은 장미'를 통해 어린 홍장미를 연기한 하연수와 높은 싱크로율을, 딸 홍현아를 연기한 채수빈과 모녀(母女) 케미를 과시하며 '써니'의 신드롬을 이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날 유호정은 오랜만에 컴백에 대해 "사실 아이들이 점점 크면서 작품을 쉬게 됐다. 아이들 때문에 일을 많이 할 수 없었다. 1년에 한 편이 전부였다. 작품을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엄마의 빈자리가 늘 보여서 미안했다. 아이들이 내가 없으면서 생활습관도 망가져 있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집에 왔을 때 엄마가 없는 게 싫다'고 말하는게 마음이 아팠다. 아이들이 더 크기 전 추억을 만들고 싶다고 해서 SBS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이후 '그대 이름은 장미'를 촬영한 뒤 한동안 작품을 쉬려고 했다. 영화 찍으면서도 엄마로서 많은걸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그대 이름은 장미'를 촬영하면서 '아이들이 나를 어떤 엄마로 기억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촬영 이후 실제 둘째 딸에게 '너에게 난 어떤 엄마이니?'라며 묻기도 했다. 15세 딸은 '나랑 가장 친한 베스트프렌드다'라고 하더라. 엄마한테는 비밀이 없다고 하더라. 친구같은 엄마라는 말이 정말 좋더라. 딸에게 '사춘기 때도 이 말을 꼭 유지해줘'라고 약속을 받기도 했다. 현재 딸은 사춘기가 살짝 온 것 같다. 첫째 아들이 18세다. 아들은 내가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할 것 같다. 사춘기라는 게 그렇더라. 자신이 독립적으로 되고 싶어하는 욕구가 강하더라. 내가 보호해야할 아이라고 생각하고 잡으려고 하니까 답답할 수 있겠더라. 아들이 더 그랬다. 아들과는 사춘기 시간을 울며불며 보냈지만 나름 건강하게 잘 지냈다. 요즘 아들은 뜬금없이 '엄마 사랑해'라는 말을 해주더라. 아들도 엄마를 느끼기엔 친구까지는 아니지만 자기편 정도는 생각해주는 것 같다"고 자신했다.

이어 "아이들이 지금은 엄마와 아빠가 배우라는 걸 알게 됐다. 아기때는 엄마, 아빠가 배우라는걸 잘 몰랐다. 집에 놀러온 이모, 삼촌들이 다 TV 나오니까 그 느낌을 더 잘 몰랐다. 그런데 요즘은 엄마가 일하는 걸 자랑스러워하고 좋아하더라. 심지어 일을 많이 하라고 하더라. 엄마가 일하는 모습이 좋다고 한다. 나 역시 예전처럼 아이들을 혼자 나두고 일을 한다는 것에 마음 아픈건 없으니까 좀 더 편해진 것 같다"고 웃었다.


유호정은 "아들은 아빠를 너무 닮았고 딸은 어렸을 때 나를 좀 닮은 것 같다. 아이들이 아빠와도 친하다. 아빠가 친구같은 아빠가 되고 싶어 했고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함께 몸으로 놀아주려고 하더라. 그래서인지 나보다 아빠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최근 남편이 tvN 예능 '나의 영어사춘기 100시간'에 아이들 때문에 출연하게 됐는데 실제로 영어가 굉장히 많이 늘었다. 열심히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남편이 영어가 정말 많이 늘어서 나도 빨리 공부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엄마로서 100점 짜리 엄마이고 싶은데 아직 아이들에게 부족한 것 같다. 아이들에게 다 주고 싶은데 그게 꼭 사랑은 아니더라. 아이들이 독립적으로 잘 살면서 나와 관계도 나빠지지 않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 기본적으로 사랑하는 마음은 컸으면 좋겠다. 물리적인 시간을 보내면서 느낀 것은 아이들이 좀 더 잘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들었다"고 소신을 밝혔다.

한편, '그대 이름은 장미'는 지금은 평범한 엄마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나 그녀의 감추고 싶던 과거를 강제 소환하며 펼쳐지는 반전 과거 추적 코미디다. 유호정, 박성웅, 오정세, 채수빈, 하연수, 이원근, 최우식 등이 가세했고 조석현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6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리틀빅픽처스


스포츠조선 '유소년 스키육성캠프'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