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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연속극의 황태자'로 불리는 배우 강은탁을 만났다.
104회의 긴 작품을 이끈 강은탁은 "제가 했던 작품들 중에서는 짧은 편에 속한다"며 "끝날 때 저희 배우들끼리도 연속극을 많이 해봤던 분들이다 보니 '끝나는 건가' 하는 게 있었다. 마음이 싱승생숭했다"고 말했다. 이어 "후반부로 갈수록 풀어내야 할 부분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부분들을 한정된 회차에서 많이 풀지 못하고 응축해 끝낸 느낌도 있다"고 했다.
강은탁은 장편드라마 전문 배우. 첫 주인공을 163부작 드라마인 '순금의 땅'으로 시작해 149부작인 '압구정 백야', 122부작이던 '아름다운 당신', 120부작인 '사랑은 방울방울'까지 거치며 연속극의 달인이 됐다. 강은탁은 "많이 하기는 했다"며 그럼에도 전작들과 '끝까지 사랑'이 다른 점을 묻는 질문에 '복수'로 초점을 맞췄다. 강은탁은 "복수가 주가 된 작품은 '순금의 땅' 이후 처음인 거 같다. 그 전까지는 다 힘든 사랑이야기에 심장을 이식받은 이야기가 주였는데 아무래도 '순금의 땅'과 같은 작가님이다 보니 더 완성도도 높고 좋았다. 또 좋은 배우들과 함께였고 연출자인 감독님도 너무 좋았다. 지금까지 드라마를 찍으면서 이렇게 빨리 찍은 것은 처음일 정도로 밤 12시를 넘긴 것이 손에 꼽을 정도다. 신이 적지 않았고 저 같은 경우에는 모든 인물과 만나는 신이 많았음에도 빠르게 찍어주셨다. 긴박감도 있으면서 재밌게 찍은 거 같다. 현장 분위기도 좋았다"고 밝혔다.
시청률도 높았으니 자연스럽게 현장 분위기도 좋았지만, 단 하나 아쉬운 점은 포상휴가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라고. 강은탁은 "드라마 들어가기 전에 제작사와 20% 시청률을 넘기면 베트남 포상휴가를 보내주기로 약속을 했었다. 열심히 달려서 16%를 넘는 시청률을 만들었지만, 솔직히 이제 20%를 넘길 수는 없을 것 같아서 많이 아쉽다. 예전이라면 기대하실 시간대고 채널이지만, 이제는 변했더라. 시청자 분들도 본방송보다는 '짤'로 보시고, 다시보기도 잘 돼있어 자리를 지키고 보시는 것이 아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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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액션신도 많았기에 '탈수'까지 올 정도로 고생했다는 설명. 용광로와 액션 덕에 드라마 시작 전보다 5kg이 저절로 빠졌단다. 강은탁은 "신체적으로 힘드니까 감정적으로도 집중하기가 더 힘들었다. 감정이 깊어야 하는데 몸이 힘드니 감정에 집중하려면 두 배, 세 배의 노력이 필요했다"며 "액션신도 힘들었다. 한강변에서 액션신을 찍는데 정말 탈수가 오더라. 포도당 알약을 먹어가며 신을 찍었는데 촬영 중간 바닥에 앉아버리면 오히려 일어날 때 머리가 팽 돌 수 있으니 서있고 그랬다. 선풍기를 네 대씩 돌리며 촬영하는데 스태프들에게 정말 미안했다. 지붕 없는 곳을 찾아다니며 액션을 하고, 실내에 들어가면 1600℃ 용광로가 있으니 '죽으러 들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일일극은 중반부가 넘어가면 살이 찌는데, 이번엔 오히려 살이 빠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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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100부작의 연속극 대신 20부작 안으로 끝나는 미니시리즈를 꼭 해보고 싶다는 바람. 강은탁은 "제 팬들이 100개를 다 보시려니 힘들어보여서 16개만 보시라는 의미로 미니시리즈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 두 작품 정도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제는 정말 소처럼, 안 쉬고 일만 하려고 한다. 해보고 싶은 장르도 많다. 수사물도 좋다. 형사도 꼭 해보고 싶고, 전문직인 의사나 검사, 변호사도 꼭 해보고 싶다. 지금까지 본부장을 많이 했지만, 그건 부모가 내린 자리다 보니 전문직이 아니지 않나. 이제는 진정한 전문직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또 센 악역에도 욕심이 생긴다. 예상과는 반대의 이미지에 도전하고 싶고 그럴 기회를 갖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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