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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꿎은 JTBC 금토드라마 'SKY(스카이) 캐슬'에 불똥이 튀고 있다. 방향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
지난 달 8일 방송한 'SKY 캐슬'에서 강준상(정준호)이 수술한 환자가 찾아와 흉기를 휘두르자 가스총을 쏘는 에피소드를 지적한 것이다.
의협은 '이번 사건은 그로부터 며칠 지나지 않아 발생했다. 피의자가 이 방송을 보고 모방한 것이 아니더라도 방송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료진에게 폭언이나 욕설을 하거나 진료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폭력을 써서 항의해도 된다는 식의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방송 행태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Y캐슬'에서 이 장면을 본 시청자라면 '처음부터 왜 보안요원이 오지 않지'라고 의아해했을 것이다. 병원장이 이들의 소동을 그대로 지켜보고 있는 장면 또한 '말이 안되네. 드라마니까 저렇지'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에피소드의 완성도를 지적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장면을 보고 의료기관 내 폭력이 정당하다고 생각한 시청자가 몇이나 될까. 하다못해 이런 사건이 현실에서 가능하다고 여긴 시청자들이 있을까. 이는 시청자들의 수준을 망각한 태도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말도 안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리고 당연히 의사들의 보안 대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한 해당 병원 그리고 제도적으로 장치를 완성하지 못한 본인들의 잘못을 자책하는 편이 옳다.
이런 식의 사고라면 드라마건 영화건 모든 창작물의 소재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범죄물은 사회의 악처럼 여겨질 수 있다. 모방범죄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의학드라마에서는 의료사고가 나오면 안된다. 의사들이 의료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고만 터지면 창작자들의 손과 발을 묶고 탓하기만하는 이런 주장이 슬며시 고개를 든다.
물론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사망사건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고 애꿎은 드라마를 탓하는 '아전인수'격 해석은 이제 지양해야할 시대아닐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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