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애니' 타이틀롤 맡은 유시현·전예진 , "밝고 긍정적인 '애니'가 사랑스러워요"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8-12-09 02:28


◇뮤지컬 '애니'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전예진(왼쪽) 유시현 양이 '애니' 대형 로고 앞에서 사이좋게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서울시뮤지컬단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소녀라면 누구나 선망하는 작품이 있다. 미국의 대공황 시절을 배경으로 한 밝고 당당한 소녀의 이야기, 바로 '애니'다.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담은 대표곡 '투마로우'는 너무나 유명하다.

오는 1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하는 서울시뮤지컬단의 '애니'(연출 김덕남)에서 타이틀롤을 거머쥔 행운의 주인공은 유시현 전예진 두 동갑내기 꼬마배우들이다. 150여 명이 참가한 치열한 오디션을 당당히 통과한 이 열살 소녀들은 개막을 코앞에 두고 연습 또 연습 중이다.

"원래 걸그룹 멤버가 되는게 꿈이었는데 2학년 때 방과후 수업 선생님의 권유로 뮤지컬을 알게 됐어요. 말로 하기 힘든 걸 노래로 표현한다는게 굉장히 멋있어요."(시현)

"워낙 춤을 좋아했어요. 그래서 치어리딩을 했는데 엄마의 권유로뮤지컬을 하게 됐어요. 힘들기는 한데 연습하다 보면 신기하게 힘든 게 사라져요."(예진)

시현이는 이번이 첫 뮤지컬 도전이다. 식당에서 밥 먹다 오디션 합격 소식을 들었는데 너무 기뻐 의자 위에 올라가 울면서 춤을 추었단다. 집이 충남 아산인데 혼자서 KTX를 타고 매일 '출퇴근'할 정도로 야무지다. 예진이는 이미 '명성황후' '레미제라블' '빌리 엘리어트' 등에 출연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레미제라블'에서는 어린 에포닌, '빌리 엘리어트'에서는 발레 소녀를 연기했다. 무대가 낯설지 않다.


◇최근 열린 예그린 시상식 무대에서 축하공연을 하고 있는 두 '애니'들. 사진제공=서울시뮤지컬단
'애니'는 고아지만 밝고 당당하고 긍정적인 아이다. 이런 애니를 이 꼬마배우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굉장히 긍정적이고 희망을 잃지 않고 내일을 꿈꾸는 아이라 저랑 비슷한 점이 많아요. 제가 흥이 많아 별명이 '흥부자'이거든요." (시현)

"우울해도 웃으려고 노력하는 아이에요. 특히 고아원 동생들을 잘 챙겨주는 게 마음에 들어요." (예진)


아이들답게 천진난만하기 이를 데 없지만 작품과 연기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무척이나 진지하다.

"애니를 생각하면서 대사를 하고 노래로 표현하려고 노력해요. 대본속으로 들어가 '내가 애니다, 내가 애니다' 이렇게 속으로 주문을 걸어요."(시현)

"엄마와 떨어져 일본에 간 적이 있는데 그때 엄마가 보고 싶어 굉장히 슬펐어요. 그 감정을 떠올리며 애니의 마음을 따라가려고 하고 있어요." (예진)

표현이 서툴기는 하지만 벌써 '메소드 연기론'을 이해하고 있다. 사실 요즘 꼬마배우들의 실력은 어른 배우들 뺨 칠 정도다.

시현이와 예진이 모두 커서 뮤지컬 스타가 되겠다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 시현이는 "뮤지컬 배우 이름을 대보라고 했을 때 제 이름이 다섯 손가락안에 드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하고, 예진이는 "가수겸 뮤지컬배우를 하고 싶다"고 똑부러지게 말한다.

소녀를 도와주는 백만장자 워벅스 역에 박광현 주성중, 애니를 괴롭히는 고아원 원장 미스 해니건 역에 변정수 박선옥이 나선다. 또 고아원 소녀들 역에 정효원 김세화 김주원 석주현 심혜빈 안현화 오기현 이화진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계에는 "'애니' 역을 맡으면 스타가 된다"는 속설이 있다. 이미 선배들이 입증하고 있는 터다. '2018년 애니'의 영예를 안은 유시현, 전예진 두 꼬마배우들이 이 법칙을 이어갈 지 기대를 모은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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