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불청' 한정수, 故김주혁 향한 그리움…양수경 남편·동생 잃은 가족사

조윤선 기자

기사입력 2018-12-05 00:40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불타는 청춘' 한정수와 양수경이 속마음을 털어놨다.

한정수와 양수경이 4일 밤 방송된 SBS '불타는 청춘'에서 조심스레 가슴 속 이야기를 꺼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한정수는 청춘들을 위해 직접 준비한 동물 잠옷을 선물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사람을 거의 안 만났다. 지금까지 인간관계도 많이 단절되고 사람을 좀 많이 그리워했다"며 "그래서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나고 싶었는데 형, 누나, 동생들이 너무 좋아서 아무것도 아니지만 너무 고마워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처음으로 동물 잠옷을 입은 청춘들은 뛰어난 보온력과 귀여운 비주얼에 흠뻑 빠져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후 한정수와 양수경은 함께 설거지하며 그동안 누구에게도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놨다. 한정수는 그동안 일을 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내가 제일 가깝고 한 명밖에 없다고 생각했던 친구가 안타까운 사고로 가는 바람에 충격을 많이 받았다"며 故김주혁의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시작했다.

한정수는 "완전 멘붕이 왔다. 아무것도 못 하겠더라. 지구상에 나 혼자 있는 느낌이었다. 내 옆에 아무도 없는 느낌이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일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3~4개월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서 폐인처럼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사실 나는' 얘(김주혁)가 갔는데 내가 왜 이렇게 힘들지?'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내가 무명 생활이 길었다. '추노'로 빛 보기 시작한 게 40세였다. 무명생활 10년 넘게 했는데 그게 가장 내 인생에서 힘든 시기였다. 배우는 한다고 하는데 일도 없었다. 제일 힘든 10년 동안 항상 내 옆에 있었던 게 김주혁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아무 말 없이 내 옆에 항상 같이 있었던 게 김주혁이다"라며 애틋함을 드러냈다.

또 "김주혁은 내게 감사한 정도가 아니다. 내게 감사함이고 고마움이고 내 옆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고맙다"며 "김주혁 성격이 원래 그렇다. 힘든 사람을 잘 못 본다. 힘든 사람 옆에 가서 티 안 내고 도와주려고 한다. 내가 어느 정도 밥벌이한 후에는 오히려 나랑 만나는 횟수가 적어지고 자기 주위에 힘든 무명 배우들 데리고 다니면서 밥 사주고 그랬다. 걔가 그런 애다. '내가 왜 이렇게 힘들지?' 생각했는데 내가 힘든 순간 항상 옆에 있었던 애가 걔라는 걸 깨달았다"며 그리워했다.


이에 양수경도 "난 내 그림자 같았던 친동생이 자살했다"며 가슴 아픈 가족사를 털어놨다. 그는 "몇 년 동안 동생의 얼굴이 앞에 있었다. 눈을 감아도 떠도 동생이 눈앞에 있으니까 아무것도 못 하겠더라. 10년 동안 공황장애가 심하게 있었다. 숨도 못 쉬고, 우울증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가 좀 더 따뜻하게 다가가지 못한 게 지금도 너무 후회스럽다"고 토로했다.


양수경은 "지금도 솔직히 사람들은 잘 견뎠다고 하는데 난 지나간 건 아니고 아직도 견디고 있다"고 고백했다. 또 동생이 남겨놓고 간 아이들을 입양한 사실을 밝히며 "잘 키우지도 못하면서 내가 여유로운 상황에서 입양한 것도 아니고 애들한테 늘 미안하다. '걔네들 입양한 게 내 욕심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도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양수경은 떠난 남편도 언급하며 "난 두 사람이 그렇게 갔다. 내 동생이 그랬고, 우리 남편이 그랬다. 내가 원치 않는 이별을 여러 번 하다 보니까 스스로 자기의 인생을 정리하는 것만큼 잔인한 건 없는 거 같다. 남은 가족들이 너무 아프다"며 혼자 된 후 힘들었던 지난날의 아픔을 털어놨다.

양수경은 "아마 다 지나갔다고 말할 수 없을 거 같다 견디면서 사는 거다"고 말했고, 한정수도 "죽을 때까지 절대 잊을 수 없다. 죽을 때까지 내 마음 한구석에 갖고 가는 거다"라고 공감했다.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두 사람은 따뜻하게 안아주며 서로를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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