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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SBS '나도 엄마야'를 마친 배우 우희진을 만났다.
우희진은 긴 시간 동안 쉼 없이 작품을 해온 배우. 우희진은 "극중 저와는 완전히 성향이 다른 사람이 저다. 이익을 위해 무리수를 두기도 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여자인데 저는 일하는 게 너무 즐겁고 잠도 못자고 두 세 시간 자고 나가는 게 즐겁다. 그 상황을 즐긴다. 그리고 물론 제가 마음에 드는 것 기다렸다가 하고 싶지만, '나는 이렇게 할거야' 이런 분들도 있지만, 저는 모든 사람이 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 수는 없다. 진짜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 때로는 '내가 일을 안 하면 잊혀질 거 같아'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 저한테 주어지는 상황이 저에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악역을 하고 싶어서 시작하기도 했지만, 생갭다 더 나갔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저한테 주어진 것이 이거라면 저에게는 베스트인 거다. 그래서 꾸준히 감사하면서 할 수 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희진은 "전 그냥 연기하는 게 좋다. 누가 '짧고 굵게 가냐, 가늘고 길게 가냐'고 물을 때 가늘고 긴 게 좋더라. 박근형 선생님이 멋진 것은 치열하게 본인의 커리어를 쌓아오시고 존재감도 드러내셨다. '80까지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하시는데 그것도 너무 멋있었다. 저는 오래 연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 사람이 일을 하다 보면 다른 거 하고 싶다는 생각도 생기고 불만도 생기는데 저는 저에게 주어진 게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슬럼프에 빠졌을 굥 느낀 것이 '이것보다 좋은 거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이정도 역할을 할 수 있게 살았구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을 오래 쉬고 싶지는 않다. 악역할 때는 혼자만 힘들었고 현장은 너무 즐거웠다. 그런 게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우희진은 '남자 셋 여자 셋' 멤버들에 대해 "우리 일이 서서히 각자의 일을 하다 보니 연락이 끊기더라. 의정이랑 연락을 하기도 하고, 제니는 미국에 간 다음에 연락이 끊겼는데 방송으로 보고 나니 보고싶더라. 많이 보고 싶다. 지금 만나면 나이도 들고 깊이와 넓이가 생겨서 공감하고 얘기할 것들이 많이 생길 거 같다"며 "친구들을 모을 수 있는 리더십이 있는 사람은 동엽 오빠 아닐까 싶다. 그때 이후 연락도 못하고 그랬는데 오빠가 리더십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때 너무 재밌었고 즐거웠고 좋았다. 제니도 좋았다고 인터뷰를 한 것 보고 '좋았구나' 싶더라. 만약 만나서 얘기를 나눈다면 또 좋은 얘기 나눌 거 같다. 배우로서 방송국에서 여러 일도 있었다. 동엽 오빠가 중간에 유학을 가서 제가 잠깐 빠진다고 해서 빠졌다가 다시 붙은 적도 있는데 그런 에피소드도 있었다. 이 멤버라서 딱 맞아 떨어지는 케미도 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우희진은 1987년 공식적으로 데뷔한 뒤 30년이 넘는 연기 생활을 해왔다. 그는 "누가 말해주면 '벌써 그렇게 됐구나' 싶더라.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적응하고 에너지를 쏟았다가 끝나면 막막한 공백을 가지는 것의 반복으로 지금까지 왔는데 이제는 좀 그걸, 이 직업이 가진 사이클 리듬을 받아들이고 싶다. 20대와 30대 중반까지만 해도 일을 좋아해서 공백이 괴로웠다. 일을 안하면 뭘 할지 몰랐는데 그런 게 서서히 없어지면서 일을 안하면서 이 시간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쉬는 시간에는 이제 마음이 편안하다. 짧지만 3년의 공백기와 제 개인적인 슬럼프를 겪을 때도 버텼는데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스스로의 믿음과 단단해짐이 있다"고 밝혔다.
우희진은 "연기는 계속 하고 싶다. 여유가 있다기 보다는 계속 해야 할 거 같다. 선택을 받는 직업이니까 제 몫을 못하고 배우로서 역할을 못하면 그냥 사라지는 거다. 건강하고 즐겁게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제일 큰 자기관리라고 생각한다. 거기서부터 모든 생활이 온다"고 말했다. 우희진은 또 슬럼프를 극복한 계기에 대해 "비빌 언덕이 없으면 나도 내앉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엄마가 많은 도움이 됐다. 스스로의 정체성도 생각하며 많이 회복할 수 있었다"고 밝히며 여든이 될 때까지 연기를 하고 싶다는 포부와 각오를 밝히며 "이제는 너무 정제된 역할보다 공감할 수 있는, 마치 내 얘기 같은 '미생' 같은 느낌의 작품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나도 엄마야'는 윤지영(이인혜)와 최경신(우희진), 신상혁(알렉스), 신현준(박준혁)과 모든 이들이 다정한 한때를 보내며 종영했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따듯한 마음음과 화해라는 교훈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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