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비 부모 채무사기의혹, 마이크로닷-도끼와는 다른 이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11-27 13:59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수 겸 배우 비가 부모 채무 이슈에 휘말렸다.

연예인이 부모의 채무 불이행으로 구설에 오른 건 마이크로닷, 도끼에 이어 비가 세 번째다. 그러나 비와 관련한 문제는 앞서 불거진 마이크로닷이나 도끼와는 다른 양상을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비는 26일 한 네티즌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비의 부모님이 1988년부터 우리 부모님에게 현금 포함 2500만 원여를 빌려 갚지 않고 있다. 돈을 갚으라고 하니 잠적했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약속어음 사본을 게재하며 논란에 휘말렸다. 이와 관련 비 소속사 레인컴퍼니 측은 27일 "해당 내용과 관련해 신중한 대응과 사실 확인을 위해 공식 입장이 늦어졌음에 양해 부탁 드린다. 해당 내용에 대해 정확한 사실여부를 파악 중이다. 상대가 주장하는 내용은 고인이 되신 어머니와 관련된 내용이라 빠른 시일 내에 당사자와 만나 채무 사실 관게 유무를 확인 후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당연히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를 옹호하는 분위기다. 이는 마이크로닷, 도끼 논란이 불거졌을 때와는 사뭇 다른 온도차라 눈길을 끈다.


마이크로닷은 지난 19일 한 네티즌이 "마이크로닷 부모가 과거 충북 제천에서 주변인들에게 사기를 저지르고 뉴질랜드로 도주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며 논란에 휘말렸다. 이후 마이크로닷은 소속사를 통해 '사실무근'이라 반박했지만 피해자들의 주장은 사실로 드러났다. 충북 제천경찰서는 사건을 재조사 하기로 결정하고 뉴질랜드에 체류 중인 마이크로닷 부모를 소환하기 위해 인터폴 적색요청까지 내렸으며, 마이크로닷은 출연 중이었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26일에는 래퍼 도끼 모친의 사기 의혹이 불거졌다. 자신을 피해자라 주장한 A씨는 한 매체를 통해 "도끼 어머니가 IMF 외환위기 이후 1000여만 원을 빌려갔지만 잠적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도끼 모친을 사기혐의로 고소했고, 대구지법은 도끼 모친에 "1155만 450원을 갚으라"는 판결까지 내렸지만 도끼 모친은 이를 갚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도끼는 자신의 SNS 라이브를 통해 울분을 토했다. 그는 "부모님이 사기친 것이 아니다. 어머니가 운영하던 레스토랑 때문에 지인에게 500만 원씩 빌린 것 같다. 그마저도 적법하게 해결했다"고 밝혔다. 또 "무슨 금액이 10억 20억 100억 원이었으면 이리저리 검토해보고 사과문 올리고 갚든가 할텐데. 1000만 원 가지고는 집도 못산다. 어차피 내 한달 밥값이다. 불만 있으면 직접 찾아오시라. 1000만 원 드리겠다"고 덧붙여 공분을 자아냈다.

이처럼 마이크로닷과 도끼는 '무조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발뺌했고 네티즌들은 분개했다. 부모가 사기행각을 벌였다고 해서 그 죄가 자식에게까지 대물림 되어야 한다는 연좌제 개념이 아니다. 최소한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막대한 부를 축적한 연예인으로서, 준공인으로서 과거 도움 받았던 사람들에게 도의적 책임을 질 의사가 전혀 없어보였다는 점에서 문제가 됐다. 특히 도끼의 경우에는 사과해야 할 타이밍에 돈 자랑을 하는 아이러니 스웩을 선보여 질타를 받았다.

반면 비는 달랐다. 비의 사건은 앞선 두 케이스와 달리 사법부의 판결을 받거나 한 경우가 아니다. 해당 논란을 제기한 네티즌도 어음 '복사본'을 제시했을 뿐 기타 제반 증거를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채무 관계가 실제로 성립하는지, 해당 네티즌은 몰랐던 변제 사실이 있었는지 등에 대한 사실 관계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더욱이 비의 모친은 이미 고인이 된 상황이다. 비의 모친은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암 치료마저 포기하고 세상을 떠난 바 있다. 그런 상황에서 당시 학생이었던 비가 고인의 채무 여부를 모두 파악할 수는 없었을 터. 하지만 비는 '사실무근'이라고 발뺌하지 않았다. 오히려 당사자를 직접 만나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사를 피력했다. 그만큼 사회적인 준공인으로서 부모의 일에도 책임감을 갖고 임하겠다는 각오다. 이 모습은 마이크로닷과 도끼는 보여주지 못했던 미덕이라 대중은 비의 사건에 좀더 마음을 열고 응원을 보내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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