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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회 청룡]'네티즌표=캐스팅 보트'…1표로 가려진 희비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11-25 16:10


제3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렸다. 남녀 주연상인 김윤석과 한지민을 비롯한 수상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경희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8.11.23/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영화계 전문가로 구성된 8인의 심사위원과 네티즌 투표로 수상자가 결정되는 청룡영화상은 올해도 네티즌 표로 인해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 많았다. 네티즌표는 2012년 처음 도입됐다. 전문가와 일반인 사이의 괴리를 줄이고 영화팬도 엄연히 영화인의 일원임을 강조하고자 한 취지다. 일방적인 팬투표가 될 우려도 있지만 다수가 참여하면 집단 지성으로 발현되고, 또 총 심사 비중의 9분의 1 정도라면 영화 산업의 중요 항목인 대중성을 적절히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김다미vs전여빈 남주혁vs김영광, 네티즌 1표가 가른 신인상의 주인공


올해 신인상은 네티즌 표가 캐스팅 보트의 역할을 제대로 했다. 남녀 신인상 모두 전문가 심사에서는 두 배우가 4대4 동점이 나왔고, 이에 따라 네티즌 표가 신인상을 가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먼저 여우신인상에서는 318만 명(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동원한 성공적인 상업 영화 '마녀' 김다미와 올해 최고의 독립 영화로 평가 받은 '죄 많은 소녀' 전여빈이 동점 표를 받았다. 심사위원 모두 두 배우를 가르켜 '괴물 같은 신인'이라는 말에 가장 걸맞는 두 배우라고 입을 모아 극찬했다. 결국 네티즌이 318만 명을 모은 '마녀'의 김다미를 선택하면서 신인여우상의 주인공은 김다미로 결정됐다. 남우신인상은 200억 사극 블록버스터 '안시성' 남주혁과 로맨틱 코미디 '너의 결혼식' 김영광이 동점표를 받았다. 하지만 네티즌 투표가 남주혁이 김영광을 앞서면서 신인남우상의 주인공도 남주혁에게로 돌아갔다.


제3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3일 오후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렸다. 올해 청룡영화상 MC는 배우 김혜수와 유연석이 맡았으며 총 18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김향기가 기뻐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2018.11.23/
'신과함께'·'미쓰백', 팬덤 영화의 막강한 화력

최근 한국 영화의 큰 특징 중 하나인 '팬덤'. 출연 배우를 지지하는 팬덤이 아닌 하나의 영화, 작품 자체를 지지하는 강력한 팬덤의 힘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청룡영화상 네티즌 투표 역시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영화들의 활약이 단연 두드러졌다. 가장 눈에 띄는 영화는 전 아시아적 팬덤을 거느리며 국내 팬들 뿐만 아니라 아시아 팬들의 투표까지 이끌어낸 '신과함께-죄와 벌'과 강력한 팬덤인 '쓰백러'를 이끌고 있는 '미쓰백'이었다. 특히 남우조연상에서는 '신과함께-죄와 벌' 김동욱이 다른 4명의 후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역대급 표 차이를 보여주며 네티즌 투표 1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8명의 심사위원들의 표는 '독전' 故김주혁과 '버닝' 스티븐 연으로 모였고, 결국 남우주연상은 故김주혁에게 돌아갔다. 네티즌 표의 치열한 경합을 보여준 부문은 여우조연상이었다. '신과함께-죄와 벌' 김향기와 '미쓰백' 권소현, 팬덤 영화와 팬덤 영화가 맞붙은 것. 심사위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8명의 심사위원 표 중 김향기와 권소현의 표가 4대 4로 갈렸다. 하지만 경합을 벌인 끝에 네티즌 투표에서 근소하게 앞서 김향기가 네티즌 표를 가져가게 되면서 여우조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제39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렸다. '1987'이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rainmaker@sportschosun.com/2018.11.23/
1987, 전문가·네티즌 사로잡은 명실상부 최고의 영화

영화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 8명과 네티즌이 한 마음 한뜻으로 '1987'(장준한 감독, 우정필름 제작)의 최우수작품상 수상을 결정지었다. 네티즌을 포함한 심사위원 9인 전원이 만장일치로 최우수 작품상을 결정지은 것 이례적인 일. 앞서 모든 수상 부분에서 전 아시아를 포함하는 강력한 팬덤이 존재하는 '신과함께-죄와 벌'과 관련된 모든 수상자가 네티즌표에서 우위를 점한 가운데, 네티즌이 선택한 최우수 작품상 역시 '신과함께-죄와 벌'로 예상됐으나, 최우수 작품상 네티즌 투표 만큼은 '1987'이 '신과함께-죄와 벌'을 앞서 눈길을 모았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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