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D-day①] '1987'부터 '암수살인'…2018 최고 작품은?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11-23 09:17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다양한 장르, 신선한 소재, 뜨거운 울림으로 1년간 스크린을 달군 2018년 한국영화. 올해 최고의 영예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은 어떤 작품에 돌아갈까.

23일 오후 8시 55분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개최되는 제39회 청룡영화상. 올해 청룡영화상에는 1년간 관객을 웃기고 울린 화제작 다섯 편이 치열한 예심을 뚫고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올라 경합을 펼칠 예정이다.

대한민국 현대사 한 장면을 조명한 영화 '1987'(장준환 감독, 우정필름 제작)과 '공작'(윤종빈 감독, 영화사 월광·사나이픽쳐스 제작)은 물론,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알려준 힐링 무비 '리틀 포레스트'(임순례 감독, 영화사 수박 제작), 아시아 판타지 영화의 신기원을 연 '신과함께-죄와 벌'(김용화 감독, 리얼라이즈픽쳐스 제작), 지금껏 본 적 없는 세련된 범죄 영화 '암수살인'(김태균 감독, 필름295·블러썸픽쳐스 제작)까지. 어느 해보다 치열한 각축을 예고하고 있는
제39회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후보들. 어떤 작품이 받아도 이견이 없을 정도로 쟁쟁한 작품성을 자랑하는 다섯 편의 수작 중 오늘(23일) 밤 청룡영화상 최고의 영예를 누릴 주인공은 누가 될까.


스크린으로 부활한 6월 항쟁, '1987'

올해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첫 번째 후보는 현대사의 분수령이 된 역사적 사건을 다룬 그려 개봉 당시 호평받은 '1987'이다. 1987년 1월, 스물두 살 대학생이 경찰 조사 도중 사망하고 사건의 진상이 은폐되자 진실을 밝히기 위해 용기 냈던 사람들의 가슴 뛰는 이야기를 다룬 '1987'은 김윤석, 하정우, 유해진, 김태리, 박희순, 이희준, 그리고 강동원, 설경구, 여진구가 가세했고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카멜리아'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해 12월 27일 개봉해 723만1770명(이하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의 관객을 동원한 '1987'은 한국영화 최초 6월 민주항쟁을 다룬 작품으로 많은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강한 울림을 주는 스토리와 명배우들의 빈틈없는 열연, 그리고 장준환 감독의 진정성 넘치는 연출력이 더해진 '1987'은 평단 및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끌어냈고 여기에 관객들의 공감과 입소문까지 더해지며 올해 스크린을 달굴 뜨거운 수작으로 떠올랐다. 특히 고(故)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포문을 열고 고 이한열 사망 사건으로 마무리를 짓는 '1987'의 연출 방식은 1987년 1월부터 6월까지 발생한 비극의 역사를 부족하지도 과하지도 않게 마주하며 진정성 있는 메시지로 관객의 심장을 뛰게 만든 것.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1987'이 올해 청룡영화상 최고의 영예를 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강 액션의 진수, '공작'

제39회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두 번째 후보는 구강 액션의 진수를 선보이며 첩보 장르의 한 획을 그은 '공작'이다. 올해 청룡영화상에 앞서 지난 5월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비경쟁)으로 초청, 전 세계 관객으로부터 호평받은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등이 가세했고 '군도: 민란의 시대'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비스티 보이즈'를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8월 8일 개봉해 497만2228명을 동원한 '공작'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할 당시였던 1997년 12월,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국가안전보위부)와 흑금성(암호명)이 주도한 북풍 공작 중 하나인 흑금성 사건을 영화화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공작'은 액션을 위주로 한 기존 첩보 영화와 달리 캐릭터들 간의 쫀쫀한 심리전과 밀도 높은 감정, 탄탄한 대사로 첩보물을 완성도 높게 만들어 '구강 액션'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여름 극장을 뜨겁게 달궜다. '말은 총보다 강력하다'라는 호평을 받으며 한국형 첩보영화의 진수를 선보인 '공작'이 올해 마지막을 다시 한번 달굴 수 있을지 영화계 귀추가 주목된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리틀 포레스트'

'1987' '공작'에 이어 올해 청룡영화상 세 번째 후보로 이름을 올린 작품은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사계를 배경으로 진정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의미를 담은 '리틀 포레스트'다. '리틀 포레스트'는 시험, 연애, 취업 등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여자가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고향으로 돌아와 오랜 친구들과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김태리, 류준열, 문소리, 진기주 등이 가세했고 '제보자' '남쪽으로 튀어'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임순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2월 28일 개봉한 '리틀 포레스트'는 비수기 시즌임에도 150만5582명을 동원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간 저력의 작품이다. 비록 다른 후보들보다 흥행 수치 면에서는 한참 못 미친 성적을 가졌지만 개봉이 한참 지난 뒤에도 영화를 지지하는 마니아층을 형성, 올해 숨겨진 수작으로 지금까지 입소문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리틀 포레스트'는 2002년 12월부터 2005년 7월까지 고단샤의 '월간 애프터눈'에서 연재돼 큰 인기를 끈 이가사리 다이스케의 일본 만화 '리틀 포레스트'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임순례 감독의 섬세하고 따뜻한 감성 연출과 '청춘 배우'로 꼽히는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의 풋풋함이 어우러져 일본 원작과 다른, 국내 정서에 맞는 리메이크작으로 관객에게 사랑받았다. 또한 한 편의 영화에 사계절을 모두 담아,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사계절 풍광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데 성공한 '리틀 포레스트'는 새로운 휴먼 드라마 장르로 인정받은바, 올해 청룡영화상에서 진가를 입증받을 수 있을지 시선을 끈다.


아시아 판타지 영화 신기원을 연, '신과함께-죄와 벌'

올해 최다 관객을 동원, 역대 한국영화 흥행 2위를 기록한 '신과함께-죄와 벌' 또한
제39회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네 번째 후보로 등판했다.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 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한국판 블록버스터 '신과함께-죄와 벌'.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김동욱, 도경수(엑소), 이정재, 임원희, 장광, 정해균, 김수안 등이 가세했고 '미스터 고' '국가대표' '미녀는 괴로워'의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한국 영화사(史) 최초의 시도로 불리며 개봉 전까지 많은 우려와 기대를 낳은 '신과함께-죄와 벌'은 지난해 12월 20일 개봉,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관객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무려 1441만931명을 동원한 최고의 화제작이다. 그야말로 극장가 신드롬을 일으킨 '신과함께-죄와 벌'은 한국만화 명작 100선에 선정된, 만화가 주호민의 동명 인기 만화를 최초로 영화화한 작품으로 국내에서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1편과 2편 시리즈를 동시에 촬영, 시간차를 두고 개봉하는 새로운 방식을 시도했고 또한 영화 전체 배경 중 약 90% 이상을 CG로 만드는 등 유례없는 도전으로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신과함께-죄와 벌'은 본 적 없는 장대한 저승과 지옥의 구현을 위해 한국에서 구현할 수 있는 모든 VFX 기술을 사용, 새로운 차원의 저승과 지옥을 스크린에 완벽하게 그려냈다. 할리우드의 전유물로 불리던 액션 판타지 장르를 한국식으로 재해석, 한국판 판타지 블록버스터라는 새로운 성공 사례를 만든 '신과함께-죄와 벌'은 한국영화의 기술력을 입증받은 작품으로 한 획을 그은바, 이러한 작품성을 청룡영화상에서 다시 한번 증명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뜨거운 이야기 담백한 연출, '암수살인'

올해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마지막 후보는 할리우드 화제작과 맞서 역주행 신드롬을 일으키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암수살인'이다.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김윤석, 주지훈, 문정희, 진선규, 허진 등이 가세했고 '봄, 눈'의 김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지난 10월 3일 개봉한 '암수살인'은 375만5786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지난 2012년에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처음으로 소개된 부산의 실제 암수 범죄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암수살인'은 김태균 감독의 치열하면서도 꼼꼼한 취재로 만들어진 탄탄한 스토리와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구성, 배우들의 농밀한 연기력이 더해져 웰메이드 범죄물로 관객에게 인정받은 것. 김윤석과 주지훈의 긴장감 넘치는 심리전과 담백한 연출로 이뤄진 '암수살인'은 일반적인 범죄 수사 장르의 통념을 깨고 새로운 차원의 재미와 긴장감을 선사하는 치밀한 서스펜스로 호평받은바, 관객에게 묵직한 울림과 깊은 여운을 선사한 '암수살인'이 올해 청룡영화제의 대미를 장식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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