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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서지혜 "예쁘다는 말 기분 좋지만..이젠 망가지고 싶다"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8-11-22 11:58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SBS '흉부외과'를 마친 배우 서지혜를 만낫다.

SBS '형수님은 열아홉'(2004) 이후 꾸준히 영화와 드라마에 출연했고 지적인 이미지와 단아한 이목구비로 사랑받았다. MBC '신돈'(2005)에서도 주연으로서 연기를 펼쳤고 SBS '49일'(2011) 등에서도 주연으로 활약했다. 이후 '인생연기'를 펼쳤다고 평가됐던 SBS '펀치'(2014)와 SBS '질투의 화신'(2016)을 거쳤고 SBS '그래, 그런거야'(2016)를 통해서도 시청자들을 만났다. 올해 초에는 KBS2 '흑기사'를 통해 샤론이란 인생캐릭터를 만났고, SBS '흉부외과 : 심장을 훔친 의사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열연했다.

흉부외과 전문의 윤수연으로 등장했던 서지혜는 카리스마 넘치는 열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심장병 환자에서 의사가 되며 흉부외과가 처한 현실에 대해 깊이 공감하는 모습들로 잔잔한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서지혜는 '흑기사'에서 극강의 예쁨을 보여줬지만, '흉부외과'에서는 수수함을 담당했다. 서지혜는 "'흑기사'에서는 100벌을 입었는데 이번에는 10벌도 입지 않았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나중엔 오히려 편하더라. 오히려 편하게 찍었다. 수술하는 장면을 찍을 때는 마스크를 쓰지 않나. 머리를 안 하고 간 적도 있었다. 그럴 정도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서지혜는 "예쁘다는 말은 지겹지가 않더라"면서도 "제가 그동안 전문직을 많이 했던 거 같다. 차분하고 보수적이고 냉정한 캐릭터를 연달아서 많이 한 거 같아서 이제는 코믹연기도 좀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 풀어진 연기. '흑기사' 때는 블랙코미디가 섞인 캐릭터라서 재미를 그때 좀 느껴서 이런 것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밝고 엉뚱하고 그런 역할들 꼭 했으면 좋겠다. 요즘엔 시트콤이 없어서, 시트콤을 해보고 싶다. 한 번은 해보고 싶더라. '순풍삼부인과'랑 '하이킥' 시리즈를 재밌게 봤다. 독특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보니 시토콤이나 그런 것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어 서지혜는 "최대한 빨리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결혼할 나이지만, 결혼 계획도 없고 젊을 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 타이트하게 할 수 있다면 내일이라도 당장 할 수 있다"며 "올해는 알차고 뿌듯하게 보낸 느낌이 든다. 돌아보니 많은 작품을 했더라. 세 작품을 했는데 언제 이렇게 했지 생각이 들었고 올해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다. 새 회사로 옮겨서 정신 없이 보내서 금방 시간이 갈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연말이더라. 1년을 알차게 빠르게 간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서지혜는 '인생 캐릭터'에 대해 "저는 아직 인생 캐릭터를 생각하고 싶지가 않다. 그 캐릭터를 잘 하는 것이 목적이지 뭔가 국한되게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다. 누군가가 판단해주시면 감사하겠지만, 저를 막아두고 싶지는 않다. 너무 목맬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좋은 캐릭터와 작품을 만나서 그걸 열심히 하는 것이 배우의 길인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밝혔다.

서지혜는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을까. 그는 "신뢰감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사람이니까 저와 맞지 않는 옷을 입을 수 있고. 저희가 평가를 받는 직업이다 보니, 제가 언제는 잘 할 수도 있고 연기력 논란이 생길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열심히 하는 것과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을 저는 더 집중적으로 하고 싶다. 오히려 열심히 하고 성실하고 신뢰감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서지혜는 "제가 이순재 선생님, 고두심 선생님과 오래 작업을 했는데 예전에는 아무 생각이 없더라. 그냥 중년 배우 선배님이란 생각이 들었다. 근데 저한테 언젠가 그러더라. 50대 60대 70대를 대표하는 배우가 없다고 하더라. 나이가 많을수록 끝까지 배우를 하는 분들이 많지가 않다더라. 인지를 못 하다가 얘기를 들으니 진짜 그렇더라. 오래 할 수 있는 것도 힘든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롤모델이 있는 것이 아니지만, 나도 끝까지 갈 수 있도록 열심히 달리겠다는 생각을 막연히 하고 있다"며 "목표를 길게 잡지 못한다. 워낙 변수가 많다. 내가 어떤 일을 당하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그냥 저는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사는 게 목표고, 그렇게 하루가 모여서 1년이 되고 10년이 된다고 생각하니 현실적으로 가는 편이다"고 말했다.

서지혜는 "짧게 내년엔 밝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는 목표가 있고, 5년 안에는 배우로서 입지를 굳히는 걸 해보고 싶다는 느낌이다. 제 연기를 보면 항상 부족하단 생각을 한다. 모든 배우들이 그렇다더라. 만족스러운 연기는 죽을 때까지 못할 수 있겠지만 그걸 위해 달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 30대가 되면서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더라. 그만큼 고심하고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40세까지는 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계기보다는 이건 저와의 싸움 같다. 지지않으려는 마음이 저를 그렇게 만든 거 같다. 어떻게 보면, 완벽함을 추구하다 보니 나를 쫄 수 있는 거고, 여러 상황이 있지만 나와의 싸움이 아니냐. 그런 것들 때문에 조금 더 혼자 그런 것들이 오는 거 같다. 매 작품에서 걱정과 부담이 많더라. 제 친구가 한 번은 '넌 매번 걱정하는 거 같다'고 하더라. 솔직히 20대 때에는 깊게 고민하기보다는 열정과 패기로 연기했다면 30대는 조금 더 나를 채찍질하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5년 안에 서지혜는 어떤 모습을 연기하고 싶을까. 서지혜는 "다 해보고 싶다. 몸 쓰는 것도 해보고 싶다. 액션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아줌마도 해보고 싶다. 저는 너무 오래 전에 내려놨다. 언젠가는 내가 이모가 될 수 있고 엄마가 될 수 있고 할머니가 될 수 있다. 아직 멀었지만, 그런 거에 대한 욕심은 예전에 많이 내려놓은 거 같다. 꼭 주인공이고 예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한 거 같다. 작품과 캐릭터가 중요하고 잘 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 저는 이번에 의사를 도전한 거다. 부담이 컸다. '그래, 언젠가 할 수 있으니 먼저 매를 맞자'는 마음으로 했다. 제 입장에선 도전이었다. 다음에도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들이 생긴 거 같다"고 밝혔다.

'흉부외과'는 지난 15일 32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흉부외과'는 마지막까지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되면서 닐슨코리아 수도권기준(이하동일)으로 31회와 32회가 각각 8.9%(전국 7.8%)와 9.4%(전국 8.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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