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신비주의 아냐"…이나영이 말한 #뷰티풀데이즈 #공백기 #원빈 (종합)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대중이 그토록 기다렸던 '배우 이나영'이 더욱 깊어진 연기로 관객들을 감동시킬 준비를 마쳤다. 6년만의 복귀작 '뷰티풀 데이즈'를 통해 이전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떤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이나영은 복귀작과 공백기, 그리고 남편 원빈에 대해 쿨하고 시원하게 이야기했다.

아픈 과거를 지닌 채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자와 14년 만에 그녀를 찾아 중국에서 온 아들,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그녀의 숨겨진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휴먼 영화 '뷰티풀 데이즈'(윤재호 감독, 페퍼민트앤컴퍼니 제작). 극중 살기 위해 북한에서 한국으로 온 엄마 역을 맡은 이나영이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드라마 '카이스트',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네 멋대로 해라', '아일랜드', '도망자 플랜B', 영화 '천사몽', '후아유', '아는 여자', '우리들의 행복하 시간', '비몽'. '하울링'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최고의 아이콘이자 배우로 우뚝 선 이나영. 2012년 2월 개봉한 '하울링'(유하 감독)을 끝으로 원빈과 결혼, 출산으로 한동안 연기 휴식기를 가진 바 있다.

그런 이나영이 6년 만의 스크린 컴백작으로 택한 '뷰티풀 데이즈'. 극중에서 10대 중후반의 촌스럽고 수수한 소녀, 술집을 다니는 20대의 도발적인 여자, 술집마담이 된 강인한 30대 여인, 그리고 대학생 엄마를 둔 엄마까지 20여 년에 걸친 인물을 굴곡진 삶을 통해 폭넓은 연기를 보여준다. 연변사투리부터 중국어, 현재의 서울말씨를 완벽히 오가며 현실적인 인물을 완성한 것은 물론 아픔과 고통 속에서도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 여성을 완벽히 보여주며 관객을 감동시킨다.

이날 이나영은 6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뷰티풀 데이즈'를 택한 이유에 대해 "우선 시나리오를 정말 재미있게 됐다. 대본도 굉장히 얇았다. 제가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이걸 봤는데 보자마자 그 어떤 고민도 하지 않고 하고 싶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그는 "대본을 봤을 때는 감독님을 모른 상태였고 다큐를 찍으신 분이고 장편이 처음이시라는 걸 뒤에 들었다. 감독님이 탈북 여성을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신지, 그게 가장 궁금했다"며 "이후 감독님의 다큐를 봤고 신뢰가 확 생겼다. 항상 그런 지점을 생각하고 계신 분 같았고 감독님을 만나 뵙고나서는 정말 공부하듯이 이야기에 듣게 됐다. 극중 이름이 없이 '엄마' 인 것도 정말 좋았다"고 전했다.

또한 이나영은 시나리오를 읽은 후 "제가 감히 제가 좋아했던 '인생'이라는 영화가 생각났다"며 "제가 예전부터 시골 여성을 굉장히 연기하고 싶어했다. 예전에 인터뷰 할때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래서 딱 이거다 싶었다. 그래서 연기할 때 정말 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래서 중국에서 사는 모습을 연기할 때가 나름 더 재미있었다. 그리고 의상 고르는게 굉장히 어려웠다. 작품 보고 결정할 때 제 룩을 상상하는 편이다"며 "그래서 많이 찾아봤는데, 그분들이 오히려 룩을 화려하게 입으시더라. 그런데 제가 오히려 그렇게 입으면 어울리지 않을 것 같기도 해서 굉장히 많이 찾아보고 공부했다"고 말했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는 물론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내년 방영)으로 TV 복귀까지 앞두고 있는 이나영은 과거 촬영 현장과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 "현장은 다 똑같더라. 예산이 적다고 해서 스태프들의 인원이 작아지는 건 아니니까 현장이 다른 건 느끼지 못했다. 아무래도 호흡에 문제, 특히 뷰티풀 데이즈는 호흡이 긴 영화고 가라앉아 있고 눈으로 하는 게 많았고, 지금 촬영 중인 드라마 속 캐릭터는 조금 더 라이트하다. 그래서 워밍업 단계에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요새는 드라마가 화질이 너무 좋아지는 것 같아서 그게 걱정이다"라며 웃었다.

이어 오랜만에 자신의 연기를 스크린으로 본 소감에 묻자 "저는 항상 제 단점밖에 안보인다"고 쑥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냥 스크린으로 제 모습을 오랜만에 봤다기 보다 오랜만에 검열하는 느낌이었다. 시선을 저게 맞나? 톤을 다르게 했어야 하나? 손가락이 왜저러지? 등 아주 디테일한 것들이 눈에 확 보이더라"고 덧붙였다.

또한 노개런티로 작품을 출연한 것에 대해 고민은 없었냐고 묻자 "워낙 예산이 적은 작품이고 정말 잘 나왔으면 좋겠고, 노개런티에 대해서는 전혀 고민을 하지 않았다"는 이나영은 "사실 원래 독립 영화나 저예산 영화를 더 좋아한다. 그래서 조금 더 선호하는 편이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극중 10대부터 30대까지 폭 넓은 연령대늘 연기한 이나영. 그는 "당연히 10대를 표현하는 게 가장 어려웠다. 그런데 오히려 양갈래 머리를 하고 10대 연기를 한 게 반응이 좋았다. 그리소 조명으로 피부를 좀 날려서 표현해달라고 했다"며 "그리고 30대 연기를 할 때는 일반적인 술집 주인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면서도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이나영에게서는 어마어마한 사건을 겪어낸 극중 인물에 대한 깊은 애정과 탐구의 과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는 "굉장히 잘 흘러갈 수 있는게 영화가 진행되지만 하나하나 짚어보면 굉장한 일들을 겪은 인물이지 않나. 고아의 설정인 데다가 이 여자가 어렸을 때부터 살게 되는 상황에서 어떤 일이 벌어져서 담담하게 살기 위해서 생존하기 위해서 가는 방식으로 감정의 조절이 바뀌었을 것 같더라"며 "그래서 뜻하지 않은 임신이 되고 나서도 아이를 잘 보살피고, 오히려 평범한 삶을 살고 싶어했을 것 같다. 그냥 삶은 받아들이는 여자이 이기 때문에 아이가 찾아왔을 때도 그냥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걸 해주는 느낌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 보다 깊어진 연기 칭찬에 대해 "부끄럽다"고 웃으면서도 "솔직히 저는 하루하루 인간은 다 변한다고 생각한다. 모든 상황들이 지금의 저 인 것 같다. 다 영향이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작품이기도 하고 대본이 너무 좋아서 이입이 된 것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6년간의 공백기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전했다. 6년간 어떻게 지냈냐는 물음에 이나영은 "그냥 정말 평범하게 지냈다. 가정이 생겼기 때문에 가정에 대한 일도 하고 운동도 하고 잘 지냈다"고 웃었다.

공백기가 길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뷰티풀 데이즈' 이전에도 출연 제의가 들어온 작품에 대해) 고민하기도 했었는데 일단 제가 자신있게 이야기들을 던져보고 싶었다. 같이 잘 느끼고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작품을 통해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공백기가 길어질수록 부담은 좀 있었지만 그러면서 애매한 것을 선택하느니 제 호흡대로 최대한 기다렸다가 자신있게 내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백기 동안 연기적 갈증은 없었냐는 물음에는 "연기에 대한 갈증은 항상 있었다. 영화도 많이 봤다. 좋은 영화나 연기를 보면 부럽고 그랬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나영은 "남편 원빈 씨는 언제쯤 작품에서 볼 수 있냐"는 취재진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그러게 말이다. 왜 이렇게 작품을 안하고 욕을 먹는지 모르겠다"고 쿨하게 답해 죄중을 폭소케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원빈씨도 저 처럼 작품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작품이 많지 않아서 고민하는 것 같다. 휴머니즘을 전달하고 싶어서 그런 장르의 시나리오를 찾고 있는데 많지 않다 보니, 거기(원빈)도 본의 아니게 욕을 먹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뷰티풀 데이즈'에 대한 원빈의 반응에 대해서는 "대본을 주면서 같이 모니터를 부탁했는데 원빈 씨도 되게 슬프게 봤다고 하더라"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배우로서 녹록지 않은 연기니까 어려울거라고 했다. 그래도 잘하라고 이야기 해줬다"고 말했다.

이나영은 '신비주의 배우' '신비주의 부부'라는 이미지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저는 진짜 신비주의 아니다. 전 진짜 아닌데 주변에서 자꾸 신비주의라고 하셔서 그런지 모르겠다"며 유쾌하게 옷어보인 이나영은 "우리 부부도 굉장히 평범한 부부다"고 말했다.

한편, '뷰티풀 데이즈'는 2016년 칸 국제영화에제 초청 받은 한국·프랑스 공동제작 다큐멘터리 '마담B'와 단편 영화 '히치하이커'를 연출한 윤재호 감독의 신작이다.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이유준, 서현우 등이 출연한다. 11월 21일 개봉된다.

[e-mail], 사진=이든나인 제공, '뷰티풀데이즈'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