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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나 혼자 산다' 성훈이 철인 3종 대회 첫 도전에 5위라는 높은 성적을 거뒀다.
이후 성훈은 한강 수영 연습에 나섰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그는 "지금 나한테는 큰 도전이다. 예전 같았으면 '풀코스도 아니고 하프 코스 정도야 편안하게 갔다 오지'라는 생각했을 거 같은데 무릎 같은 경우가 잘 버텨줄지 걱정이다. 연골판에 문제가 있긴 한데 이왕 하기로 한 거 어떻게든 해보자. 이젠 뭐 될 대로 되라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영 연습을 하면서 또 다른 문제가 생겼고, 성훈은 물에서 자꾸 멈칫거리며 쉽게 나아가지 못했다. 그는 "한강 물에서 수영해본 건 처음인 거 같다. 쉽게 생각하고 갔는데 물이 너무 차갑기도 하고 유속이랑 파도치는 게 눈앞에 보이니까 수영장 물이 아니구나 싶었다"며 "제일 걱정되는 건 물 안에 들어갔을 때 시야가 없으니까 코스 이탈하는 게 가장 큰 걱정이었다. 이탈하는 순간 800m가 될지 850m가 될지 가늠할 수 없으니까 그게 제일 걱정이다"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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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성훈은 다른 참가자들이 숨 가쁘게 환복하고 이동할 때 유독 여유 있는 모습으로 느릿하게 움직였다. 이에 지켜보던 관중들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빨리 가라"라고 닦달해 웃음을 자아냈다. 성훈은 "난 그냥 완주 목적으로 간 거라서 여유 있게 걸어가고 싶었는데 옆에 계신 어머님들이 '뛰어!'라고 소리쳤다"며 "되게 혼났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두 번째 코스인 사이클에서도 성훈은 좋은 컨디션을 보였고, 17km를 무사히 완주했다. 하지만 문제는 마지막 코스인 5km 마라톤. 그는 "안 좋은 신호가 출발부터 느껴졌다. '힘들겠다. 아프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릎이 뛰자마자 느낌이 왔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달리는 내내 무릎 통증을 호소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점점 지쳐가는 성훈 앞에 반환점이 나타났고, 그는 다시 한번 힘을 냈다. 성훈은 "반환점 돌고 나서부터 계속 '할 수 있다 가자. 여기까지 왔잖아. 가자'라는 생각을 했다. '나 자신을 믿으니까 끝까지 믿고 가자'면서 했던 거 같다"고 밝혔다.
정신력으로 버틴 성훈은 마침내 철인 3종 스프린트 완주에 성공했다. 게다가 첫 도전에 5위, 수영은 출전한 연령대에서 1위에 오르는 높은 성적을 거뒀다. 그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15등이나 20등이면 미련도 안 생기는 데 왜 5등을 해서. 이게 뭔가 좀 이상하다"며 은근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주변에서 "내년에 파이팅"이라고 외치는 소리에 흔들리는 듯한 모습으로 내년 출전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마지막으로 성훈은 "모든 것이 좋았다. 주변의 날씨도 깨끗했고, 사람들도 대회 자체를 즐기고, 파이팅 넘쳐서 그런 에너지도 좋았다. 전체적으로 모든 게 완벽했던 거 같다"며 "이 도전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일상에서 열심히 달릴 수 있을 거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supremez@sportschosun.com